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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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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410g | 128*188*25mm
ISBN13 9791197103254
ISBN10 11971032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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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7년 전 가을, 온갖 포유류, 조류, 어류에 감염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을 하고 말았다. 강한 독성뿐만 아니라 약에 대한 내성까지 겸비한 이 바이러스는 공기 중을 장시간 부유함으로써 폭발적으로 전염되었고, 그 피해를 식물 연쇄를 통한 다양한 동물로까지 늘렸다. 대량의 가축과 야생동물의 살처분은 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인간이 사는 마을까지 살처분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겪었다. 사람에게 감염된 경우의 치사율은 50%가 넘었고, 격심한 하혈, 전신에 나타나는 노란색 발진, 그리고 격통을 동반하는 장기부전의 공포가 인간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중략)
다만 개발된 것은 어디까지나 항바이러스제였을 뿐, 백신은 아니었다. 사전에 투여해도 감염 예방의 효과는 없었고, 증상을 늦게 깨달아 투약이 늦어지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에 더하여 이 약에는 간과할 수 없는 결점이 하나 있었다. 인류의 세포에 흡착된 바이러스에만 효력을 발휘했기에 강아지나 고양이는 물론, 침팬지에게조차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인류, 특히 선진국의 부유층은 이 일을 계기로 극단적일 정도로 육식을 멀리하게 되었다. --- pp.49~50

“안 돼. 가까이 가지 마…….”
아사기는 후지야마의 말을 무시한 채 케이스로 다가섰다. 사체를 직시하는 것에는 저항감이 들었지만, 보지 않고서는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앗.”
떨리는 무릎이 케이스의 모서리에 부딪혔고, 그 충격에 검은 덩어리가 케이스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데굴데굴 굴러서 뒤였던 부분이 앞쪽으로 돌았다. 석류 같은 피와 살이 이리저리 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결코 도착해서는 안 되는, 플라나리아 센터에서 폐기되어야만 하는 클론 인간의 머리였다. --- p.104

“장관님, 당신은 먹히는 인간의 감정을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하하하. 물론 없죠. 이번 법안에서는 성장촉진제의 투여 없이 클론을 키우는 것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아기 정도의 지능인 채 몸만 어른이 되어 출하됩니다. 클론들이 성인과 비슷한 감정을 품는 일은 애초에 없습니다.”
“노다 의원님, 자리에 앉아주세요.”
“당신은 자연이나 생명에 대한 존경심이 없습니까?”
“개인의 종교관에 관해서는 다른 곳에서 말씀해주시죠. 정책 논의를 하기 위해 나온 자리니까요.”
“천벌이 내릴 겁니다. 언젠가…….”
“잠시 광고를 보신 후,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보도록 하죠.”
“당신에게는 천벌이 내릴 겁니다. 5년 후일지 10년 후일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 p.130

“시바타 군, 이거 참 곤란하게 되었어. 범인은 자네밖에 없는 듯하네.”
“아닙니다……. 저는 범인이 아니에요.”
“그렇다면 그 사실을 증명해보게.”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라고? 자신이 범인이 아닌 사실을 가즈시는 확실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해야 좋을까? 가즈시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만약 제가 범인이라면.”
“그래, 범인이라면?”
“제가 범인이라면, 범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저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런 짓을 벌이진 않을 겁니다.”
“그렇군.”
후지야마가 유쾌한 듯 콧소리를 냈다.
“그런 논리가 통한다면 전 세계의 범죄자에게 면죄부가 주어질 걸세. 발뺌할 생각 말게. 자네는 플라나리아 센터의 항의 활동가인 거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건가?”
“잠시만요.”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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