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급은 온라인 개학 이전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준비했으며, 온라인 개학날이었던 4월 16일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했다. (……) 보다 교육적 효과가 높은 방법을 찾으려 노력한 결과 단순히 한 가지 형태의 원격 수업보다는 학교급 및 학생 특성을 고려한 복합적인 원격 수업이 효과가 있음을 경험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등교 수업과 온라인 원격 수업이 상호보완되는 블렌디드 러닝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 우리 학급에서 경험하고 도달한 결론이 모든 학급에서 적용 가능한 정답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기본으로 한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의 결합을 시작하려는 전국의 선생님에게 우리 학급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pp.8,9
원격 수업 플랫폼은 현재 클래스팅, 구글 클래스룸 외에도 여러 개가 존재한다. 이 중 무엇이 제일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학교급, 학년, 학교와 학생들의 특성 또는 교사의 차이와 상황을 고려해 적합한 플랫폼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학교 전체는 아니어도 동학년끼리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개별적으로 제작한 원격 수업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기가 편리하며, 혹시라도 플랫폼 운영에 문제가 생길 때 동학년이 힘을 합쳐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5
구글 클래스룸에서 제작하고 수합된 활동지는 클래스룸뿐만 아니라 구글 드라이브에도 체계적으로 정리, 수합돼 검색으로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구글 활동지의 또 다른 장점은 웹 기반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학생들이 활동지 확인을 못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별도의 설치가 필요한 프로그램들은 뷰어를 설치함으로써 활동지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내용을 채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구글 문서 활동지는 그럴 일이 없었다. ---p.36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도해본 온라인 학부모 설명회였지만, 일단 실시하고 보니 획기적인 방식으로 여겨졌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맞벌이 부부가 많다. 이 때문에 시간 내기가 어려워 학교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는 학부모님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시간 쌍방향 수업처럼 온라인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하면 일과 시간 내 학교 방문이 어려운 학부모님들도 학교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학부모님들의 학교 활동 참여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셈이다. ---p.36
2020년 1학기, 코로나19로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교실 나들이와 3월의 우리 학교 탐방하기를 실시했다. 새 학기를 맞이해 달라진 학교와 교실의 모습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 보고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며 처음 만나는 어색함을 달랬다. 또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알아보고, 변화된 학교생활을 미리 살펴봤다. 이때 학생들이 등교하던 작년 교실을 탐방해보는 것도 좋다. 학년 초, 처음 만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래포를 형성하고 교우관계를 파악하는 데 아주 좋은 활동이다. ---p.55
교육부의 출석 인정 방법에서도 제시했듯이, 원격 수업은 꼭 정해진 시간에 수행할 필요가 없다.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든 수업에 참여하게끔 하는 것이 원격 수업의 취지와 장점을 살리는 방법일 것이다. 문제는 취지를 살리기에는 원격 수업을 밀리는 학생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결국 특단의 결심을 했다. 매일 (……) 오전 12시까지 원격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은 별도로 명단을 관리해 일주일에 2, 3회 정도 줌 조회가 끝난 후 보충 수업을 한 것이다. ---pp.72,73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실시간 쌍방향 중심 블렌디드 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학급에 적용했다. 적용해보니 모델별로 잘 어울리는 교과와 그렇지 못한 교과가 존재했다. 단원이나 주제에 따라 교과과정을 재구성할 경우, 차시별로 서로 다른 형태의 실시간 쌍방향 중심 블렌디드 러닝 모델을 혼합하기도 했다. 교과 특성뿐만 아니라 학습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의 특성에 따라서 이러한 어울림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p.74,75
본디 프로젝트 학습이란 복잡한 질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사하고 탐구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교육 방법이다. 쉽게 말해서 학생이 과제/어려운 문제 또는 질문을 협력하여 해결하도록 이끄는 모델이다. 블렌디드 러닝이 기반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딱 하나 다른 점을 꼽으라면, 블렌디드 러닝 기반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에는 활용 목적에 맞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적당한 플랫폼만 찾으면 솔직히 적용은 금방이다. ---p.165
모둠별 구글 미트 화상회의로 이동하기 전에 개별 질문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미 질문 만들기 기법을 여러 번 활용했기 때문에, 만들기 전 다양한 기법을 짚어주면 도움이 된다. 한두 개의 질문을 개별로 만들 때는 모두 눈을 감고 적당한 질문이 떠오른 학생만 눈을 뜨기로 한 적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질문 만들기에 익숙해지면 노트에 몇 가지 이상 질문을 만들고 스스로 모둠방으로 이동하도록 할 수도 있다. ---p.200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느낌을 표현하며 프로젝트 주제를 만나고자 인권과 차별에 관한 내용이 담긴 《우산을 쓰지 않는 시란 씨》(천개의바람, 2027)라는 그림책을 골랐다. (……) 먼저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 책 표지부터 장면 하나하나 학생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며 함께 읽었다. (……) 이어서 그림책의 장면과 비슷한 학생들의 경험이나 최근의 뉴스, 배경지식을 꺼내는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을 했다. 주요 장면을 패들렛으로 공유하고, 관련된 학생의 경험을 쓰거나 관련된 최근 기사를 찾아 소개했다. 학생들은 과제로 그림책 주제와 관련된 경험 및 기사를 공유함으로써 배경지식을 넓혔다. ---pp.217~219
수업 피드백 결과까지 담아 프로젝트로 알게 된 점, 생각의 변화를 정리해 글을 썼다. 학생들의 글에서 프로젝트 기반 활동의 출발점보다 생각이 조금 깊어지고, 복잡해진 모습을 보았다. 어떻게 생각이 변했는지, 프로젝트 주제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는지. 이렇게 고민해본 경험이 있으니 앞으로 우리 국토 뉴스가 나온다면 좀 더 관심 있게 살펴보지 않을까 싶다. ---p.267
블렌디드 러닝은 여러 교실에서 각기 다른 색과 모양으로 자리 잡았다. 제법 단단하게 배움의 뿌리를 내린 곳도 있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 막 싹이 트기 시작한 곳도 있다. 새로운 도전이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지만, 또 다른 미래 교육의 모습이 교실 문을 두드릴 때 2020년의 경험은 분명 배움의 뿌리를 내리는 더 좋은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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