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으로 탄생한 티끌이 모여 티끌같이 사소한 인간이 되었다. 이제 인간은 과학의 도움으로 스스로를 이해하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앞이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막막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여정이다. 나의 이해에 이른 138억 년이라는 긴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이 멋진 여정에 모두가 함께하기를 바란다. 더 이해할수록 더 아름다운, 지루할 틈 없는 아름다운 길이다.
--- p.13, 「서문 나도 모르는 나를 찾는 물리학의 여정」 중에서
과학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과 들을 수 있는 가청진동수의 영역은 정말 좁다. 하지만 과학을 통하면 인간 감각의 영역대가 크게 확대된다. 전파망원경으로 보는 먼 우주의 모습과 초음파를 통해 보는 태아의 경이로운 움직임 같이 말이다. 과학은 보지 못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눈이다.
--- p.32, 「1강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과학의 시선」 중에서
우주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인간의 여정은 그 자체가 긴 역사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거 우리 선조들의 우주에 대한 이해가 지금 우리 현대인의 기준에서 오류가 많다 하더라도, 그것은 최선을 다해 노력해 얻은 값진 성과였다는 점이다. 자연과 우주를 탐구하며 우리 인간을 이해하는 과학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 p.77, 「2강 뉴턴이 본 세상」 중에서
작용-반작용은 과학이지만, 비과학적인 상상을 자극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 사람이 내게 미치는 영향과 어쩌면 같은 크기일지도 모르겠다. 서로 주고 받는 영향이 같은 강도라도 누구는 만남으로 더 큰 영향을 받기도 하는 것은 어쩌면 각자가 가진 마음의 질량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지만, 옷깃 스치는 인연으로 만들어진 삶의 변화는 두 사람에게 많이 다를 수 있다. 마음의 질량이 깃털같이 가벼운 사람이 다른 이의 어려움에 더 깊게 공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 p.125, 「3강 서로에게 천천히 작용하는 관계의 소중함」 중에서
물리학은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살펴보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왜 커다란 천체처럼 동그랗지 않은지, 우리의 모습은 왜 코끼리와 다른지, 개미처럼 허리가 가는 사람은 왜 없는지, 그리고 작은 햄스터같이 털로 뒤덮인 동그란 모습일 수는 없는지, 물리학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체질량 지수가 같다면 키 큰 사람이 더 날씬해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말이다. 물론 물리학이 모든 것을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 인간의 모습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다.
--- p.171, 「4강 걸리버 여행기와 현실 속의 데이터」 중에서
거의 전부가 허공으로 이루어진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 닿기도 한다.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이루어진 두 존재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건너 서로 마음이 닿는다. 먼 거리 상호작용인 뉴턴의 중력은 물리학으로 이해했지만, 두 허공 사이에서 허공을 건너 전달된 마음은 물리학에 위배되지는 않아도 물리학으로 이해할 수는 없는 정말 신기한 일이다. 기적 같은 일이다.
--- p.198, 「5강 우리는 서로에게 닿을 수 있을까」 중에서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우리에게 말해준다. 여러 물체가 함께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 복잡한 운동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운동방정식이 아무리 복잡해보여도 뉴턴 운동방정식의 결정론적인 성격은 달라질 수 없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미래가 전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현상이라도 그 현상을 만들어내는 모든 구성 요소가 고전역학을 따른다면,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정되어 있어도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 p.215, 「6강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