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핵심 콘텐츠와 플랫폼은 게임에 적용된 개념과 기술을 차용하고 있다. 달라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인공 지능을 친구로 여기는 세대는 게임을 많이 해봤거나 게임적 세계관에 익숙한 이들이다. 해외에서는 게임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잘 성장시키고 있지만, 게임에 대한 편견에 가려져 국내에는 아직 메타버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세 번째 기회까지 놓칠까 봐 조바심이 났다. 그래서 『게임 인류』를 통해 지난 10여 년의 변화와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변화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 p.18, 「프롤로그」 중에서
직장인의 95.1%가 직장 생활 중 탈진을 경험한 적이 있고,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자는 학생이 없는 교실은 불과 7%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탈진한 산업 현장, 잠든 교실 속 우리를 활기차고 즐거운 상태로 이끌어줄 수단으로 게임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다. 유일하지는 않아도 꽤 효율적일 것이다.
--- p.32, 「특권층의 고급스러운 취미 생활」 중에서
부모 세대는 공부를 잘한다는 칭찬을 아끼던 환경에서 자랐다. 자신의 경험에 비춰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 긍정의 피드백으로 리워드를 주기보다 부정의 피드백으로 압박해 더 많은 미션을 수행하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게임만 하려고 한다면, 애꿎은 게임만 탓하지 말고 자신의 교육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 p.54, 「욕망이 실현되는 공간」 중에서
탐험-소통-성취의 과정은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3가지 요소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많은 이들이 실생활에서 결핍을 느낀다. 예를 들어 나는 스포츠를 탐험하면서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데, 회사에 가면 상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탐험하라고 강요한다. 그 스트레스가 쌓이면 퇴근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동굴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탐험-소통-성취의 과정을 모두 이루고 싶어진다.
--- p.57, 「어른들의 원더랜드도 게임 안에 있다」 중에서
게임 세계관을 잘 이해하고, 게임 팬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아이는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무엇을 해야 즐겁고 재미를 느끼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심지어 어느 시점이 되었을 때 열성 팬들이 떠나는 지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디테일한 심리 변화를 현업에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다. 나이키가 개인이 운동 내용을 기록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면 특정 지역의 러너 랭킹을 매겨주는 것, 어떤 보상도 주어지지 않지만 닛산 자동차 계기판을 보며 환경 지킴이가 된 듯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나무 그래픽은 모두 게임적인 요소가 더해진 결과물이다.
--- p.90, 「미래의 기회는 게임 안에 있다」 중에서
지멘스의 고민은 핵심 엔지니어들을 제외하고, 마케팅 이나 지원 파트 직원들이 회사가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직무는 물론이고 회사 전체의 밸류 체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차례 직원 교육을 실시했지만 효과가 미비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멘스는 교육 방법을 바꿨다. 회사 업무를 〈플랜트빌Plantville〉이라는 게임으로 만들고, 회사의 업무를 세세하게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구성했다.
--- p.107, 「기업은 이제 가르치지 않고 플레이 한다」 중에서
과거 엔비디아는 그래픽 카드를 만드는 기업이었다. 게임을 보다 실감나게 즐기도록 하기 위해 개발한 GPU가 산업의 지형을 바꿨고 AI를 통해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 놀면서 확장한 상상력이 보다 재미있는 놀이를 위해 개발한 기술과 합해져 미래를 바꾸고 있다.
--- p.128, 「앞선 기업은 게임을 연구한다」 중에서
“정해진 분량의 공부를 마치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에는 공부는 힘든 것이고, 그것을 견뎌내면 외재적 보상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허락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런 식의 프레임에 익숙해지면 원래 책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들도 게임 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책을 읽지 않게 된다. 이것을 과잉 정당화 효과overjustification effect라고 한다.
--- p.159, 「게임이 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에서
미래에는 인공 지능과 함께 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인재 요건도 달라졌다. 외국어를 익히듯 기계와 대화하는 언어를 익히고, 기계를 컨트롤하거나 제작할 수 있도록 인공 지능과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게임은 지루하지 않게 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학습 툴이다.
--- p.177, 「게임의 나비 효과」 중에서
무엇을 공부하든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는 게임 안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전공을 살려 일반 회사에서 일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게임 회사로 이직을 해도 괜찮다. 게임학과의 커리큘럼 역시 프로그래머에 초점을 맞춘 과목이 많지만 문학 개론, 예술학 개론, 창의적 사고와 글쓰기, 문화 산업 개론과 같은 과목도 있다.
--- p.218, 「게임PD가 되려면 무엇을 전공해야 할까」 중에서
판이 바뀌고 있다. 국내 게임 산업 총 매출액은 2020년 기준 17조 93억 원이다. 2018년 14조 2,900억 원, 2019년 15조 5,700억 원으로 해마다 9%씩 성장하고 있다. 이는 미래의 일자리가 게임 산업 안에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성세대가 소설가나 드라마 작가를 꿈꾸며 신춘문예에 도전했던 것처럼, 요즘 애들은 게임 세계관 작가를 꿈꾸며 게임 문학상에 도전한다.
--- p.244, 「신박한 세계관을 찾습니다 ‘겜춘문예’」 중에서
메타버스의 중심은 게임이고, 메타버스가 발전해도 우리가 더 몰입감 있는 다양한 게임을 즐기게 될 뿐 현실 세계의 업무, 학업, 공공 서비스, 일상생활 등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 오해하면 안 된다. 메타버스는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 것이며,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을 것이다. 물리적 거리와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소통과 협업이 이뤄지고, 물리적 접촉을 위한 각종 위험과 역효과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발전할 것이다.
--- p.266, 「미래를 여는 키, 메타버스」 중에서
2022년에는 애플도 3,000달러가 웃도는 VR 장비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8K 해상도 지원을 목표로, 고성능 센서와 카메라를 10개 이상 장착해 완벽하게 MR을 구현해 낼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VR 장비는 4K의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만약 8K가 지원된다면 신경세포의 한계로 인해 실제와 그래픽을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여기에 MR을 완벽하게 구현한다면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필수 아이템이 될 것이다.
--- p.285,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VR 전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