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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적경제의 거듭남을 위하여

한국 사회적경제의 거듭남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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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512g | 148*210*30mm
ISBN13 9791190400206
ISBN10 11904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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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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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의 이론과 실천의 통합을 온몸과 마음으로 살면서 사회적경제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해가던 장원봉 박사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실천으로 검증해야 하는 연구자였습니다. 동시에 그는 실천과정에서 만나는 문제를 연구로 성찰하고 풀어야 했던 활동가였습니다. 너무 이른 그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아쉬워하는 것은 한국 사회적경제 운동에서 그의 존재와 서 있던 자리가 참으로 귀하고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추모집을 냄으로써 우리는 그가 연구와 글을 통해 한국의 사회적경제 운동에 남기고 간 발자취를 기억하면서, 그를 사랑하고 아끼던 사람들이 그의 생각과 고민을 되짚으며 오늘날 한국의 사회적경제 운동이 직면한 어려움의 극복 방안과 실천 과제를 함께 모색해가고자 합니다.
---「머리말」중에서

현재 한국에서 형성되고 있는 사회적경제의 한계로 몇 가지를 지적할 수 있는데, 우선 사회적경제의 실질적 형성 주체인 시민사회가 단순히 정부 정책의 수행자로 전락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낮은 사회적 합의 수준과 정부 정책의 극단적인 실용주의적 접근을 지적할 수 있다. 셋째, 취약계층의 사회통합과 새로운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회적경제의 장기적인 발전계획이 부재하다.
따라서 사회적경제가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그것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은 이제 막 사회적경제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한국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더불어 시민사회가 사회적경제의 실질적인 주도자로서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발전과제」중에서

물론 여전히 한국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은 단지 시장의 일부분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이는 시장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새로운 정부에 의해서 더욱 강화될지도 모른다. 또한 정부의 위탁사업에 길들여진 시민사회의 비영리조직들이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경제를 통해 자발적 생성의 원리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를 갖고 있는가 하는 회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존의 협동조합 조직들이 시장경쟁의 논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협동의 경제전략으로서 사회적경제를 채택할 수 있는 내부의 지향을 가졌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현재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19세기 전통적인 사회적경제가 자신들만의 매력적인 경제 방식을 개발하지 못한 채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상실해온 것처럼 말이다.
---「사회적경제와 협동조합운동」중에서

장원봉은 제도적 동형화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적경제 조직과 지방정부의 공동생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기업은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에게 지원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공동생산의 주체로 인정되어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은 사회적기업의 지원은 지속적으로 그것이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혁신적인 지역사회 공동생산의 매개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정체성은 제도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이고, 그 주체성이 살아나려면 개별 조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힘을 조직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제도의 동형화에서 공동생산으로」중에서

사회적경제는 한국의 실업자나 빈민이 아니라, 바로 이 조직의 구성원인 열 명의 조합원이 지금의 암울한 처지를 빠져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 가능성을 위해서 열 명의 조합원은 서로 머리를 맞대 궁리하며 함께 손잡고 열심히 동분서주할 것이다. 만약 이들의 사업이 실패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유지되어 이들 가족의 삶이 한결 편안해진다면, 만약 열 명의 조합원 모두가 동등한 주인임을 자각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항상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조직문화를 뿌리내린다면, 만약 열 명의 사람이 이제까지의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조직을 열어 한두 명쯤 더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면, 바로 그만큼 우리 사회는 보다 인간다운 사회로 변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앞에서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에 던졌던, “세상을 얼마만큼 바꾸는가?”라는 질문을 이렇게 고쳐 써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사회적경제는 세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중에서

연대경제는 낡고 형식화된 사회적경제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기 사회적경제가 등장할 당시의 이념과 목적을 회복하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해 한 축으로는 대안적인 학문과 사상으로서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이론화 작업을 진행했고, 다른 한 축으로는 시민참여를 통해 경제를 민주화하는 활동을 조직했다. 이 두 축이 연대경제의 강점이 되어 확산하는 데 기여했고, 급기야 사회적경제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는 새로운 운동이 되었던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사회연대경제가 되었나」중에서

자활센터 실무자들은 복지부 공무원을 상대로 전면에서는 가급적 협조적이고 순응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리고 빈민(자활사업 참여자)들에게는 친절한 서비스업체 직원처럼 존중과 상냥함을 보여줘야 한다. 반면 빈민들은 공무원과 마주할 때 가급적 공손하고 유순한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고백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모든 신상정보와 자산규모까지 공개하는 행위는 수급자 자격획득과 맞바꾸는 교환행위이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도 클라이언트에게 정보를 친절하게 전달해주고 ‘고객만족’을 충족시켜주는 자기연출을 시도한다. 복지 장에서 벌어지는 도덕감정 경쟁 또는 친절 경쟁은 과격하고 투쟁적일 수 있는 행동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운동가나 투쟁가가 아닌 그저 ‘위험한 인물’로 낙인찍힐 뿐이다.
---「후기자본주의체제와 자활기업의 ‘공동체’ 논리」중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대안적 프로그램들은 사회적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기본소득의 핵심전제와 실험기반이 사회적경제의 이념이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기본소득을 단순한 소득 이전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대적 노동과 새로운 생활세계 구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사회보장체계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그것은 사회적경제의 이론과 실험에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탈임금 노동사회의 딜레마와 한국 사회적경제」중에서

일본노협연의 이러한 인식은 노동의 초점을 ‘생산’이 아니라 ‘협동’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이들은 이 세 가지 협동이 지역의 각 사업 현장과 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이용자 및 지역주민들과 연대성을 높이고, 일터 내외부의 동료 및 지역주민들과의 관계를 풍부하게 구축해가며, 이를 바탕으로 노동자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이러한 접근은 노동을 매개로 노동자와 그 노동이 작동하는 지역 현장이 동반성장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것이 협동노동의 목표임을 시사한다.
---「사회적경제의 노동관에 대한 탐색적 문제제기로서 협동노동」중에서

해외와 한국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노동자협동조합 현상은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 따라 제기되는 문제와 도전에 답하면서 자신의 역할과 지향을 변화시켜왔다. 절대불변의 개념으로서 노동자협동조합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안적 기업모델로서의 의미와 가치 역시 상황적 맥락에 따라 해석과 재해석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리고 그 해석 과정을 통해 노동자협동조합 모델 자체도 변화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명칭과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노동자협동조합은 ‘대안기업’인가?」중에서

지역중심정책 시대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주민참여, 협력적 관계(거버넌스)에 익숙한 사회적경제 진영에게 기회임이 틀림없다. 따라서 사회적경제의 과제는 주류적 사고를 통한 전략을 이끌어냄으로써, 그리고 주민, 사회적경제 조직, 비영리조직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역사회 주체들이 연대하고 협력함으로써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선도하는 것이다. 그간 사회적경제는 한국사회에서 비주류였고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경제가 가지는 공동체성을 중시하고 연대와 협력의 태도를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루어가야 한다.
---「지역중심정책 시대의 사회적경제 역할과 과제」중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문제는 의지 없는 국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 역할을 잊은 사회에 있다. 자유롭고 평등한 결사로 태동했지만 정작 중요한 삶의 의미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사회이고 협동조합이다. 아니 이런 상황을 지금의 협동조합은 오히려 즐기는 듯하다. 당연한 자기 역할을 잊은 채로 국가가 부여한 기능, 가령 ‘사회적 가치의 추구’니 ‘일자리 창출’이니 하는 것에만 매달려 있는 듯 보인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열심히 협동조합을 해왔는지,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점점 낯설어져만 간다.
---「소외된 협동조합 소내하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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