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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립

나의 독립

: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을 글씨로 보다

강병인 | 글꽃 | 2021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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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518g | 175*235*18mm
ISBN13 9791195903016
ISBN10 119590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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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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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는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써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의재필선意在筆先이라 하여 붓보다 뜻을 앞에 두어야 한다. 앞서 살펴본 선생의 삶을 통해 글씨의 방향을 잡아 본다. 선생의 별명은 ‘페치카’이다. 단단한 무쇠 속에 따뜻한 불꽃을 품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단단함에 많은 이들이 기댈 수 있었고 온화함에 언 손을 녹일 수 있었다. 무쇠의 묵직함과 단단함을 드러내고자 글꼴의 방향은 판본체를 바탕에 두었다. 판본체는 무게중심이 가운데 있고 네모난 형태여서 힘이 있다. 스스로 세운 신념을 쉽게 꺾지 않고 길을 가는 고집스러움이 드러나는 서체이니 어쩌면 선생의 삶과 맞닿아 있다 하겠다.
--- p.48

모든 독립운동가의 말씀은 살아있다. 말로 끝난 것이 아니라 행동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천적 삶을 산 철학자이기도 하다. 정의를 실현하고자 고난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런 삶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마지막까지 당당했다. 김혁 장군처럼.
--- p.81

글씨의 힘은 무엇일까. 글이 가진 뜻을 보이고 들리게 하는 것, 이것이 글씨의 힘이라 나는 믿는다. 글을 읽었을 때 느껴지는 슬픔, 분노, 사랑, 기쁨, 간절함 등은 가슴에서 머리로 올라가 팔로 내려온다. 팔에서 다시 손으로 내려온 생각들은 서예에서는 궁극적으로 붓이라는 도구를 통해 밖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붓을 다루는 손이 서툴다면 좋은 획이 나올 수 없고, 웃고 울고 춤추고 노래하는 다채로운 감정을 제대로 그려낼 수 없다.
--- p.90

김마리아 선생을 포함해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피 흘리며 싸워 쟁취하고자 했던 진정한 독립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 불행히도 조국은 해방을 맞자마자 남북으로 갈라졌고 서로 단절된 채 7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완전하지 않은 독립이다. 그래서 ‘독립’ 글자를 크게 쓰면서 글씨의 한쪽을 생략하고 썼다. 거친 획들 속에 슬픔과 분노를 숨겨 두었다.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우리 자신의 투지로 싸워 마침내 성취해야 할 독립에 대한 굳건한 의지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미완성의 ‘독립’이다. 이렇게 미완성의 글씨를 통해 타의에 의한 해방보다 우리 스스로 조국의 완전한 독립을 이루길 소망했던 선열들의 바람을 다시금 환기하고자 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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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선생의 〈씨앗〉은 정말 언 땅을 제 힘으로 뚫고 올라오는 힘찬 기상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이제는 남의 땅이지만 정녕 그것을 되찾을 길이 없는지 절규하는 목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은 말 그대로 침묵의 깊이를 담고 있었던 반면, 김마리아 선생의 〈독립〉은 왜 지금 우리의 독립이 반쪽짜리인지 웅변으로 역설하고 있었다.

전시장은 온통 아우성이고, 한바탕 총천연색 파노라마였다. 독립운동가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 왔고, 뭔가를 설명하고 보여주기 위해 나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전시장을 찾은 경험 치고는 아주 특별한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전시장에 걸린 작품은 오로지 먹으로 쓴 그의 글씨뿐이었다. 그런데도 전시가 전해주는 시각적·청각적 효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우리가 늘 익숙하게 사용하는 한글이 다른 빛과 소리로 다시 태어나 상상도 할 수 없던 모양새를 보여주고, 처음 듣는 목소리로 말을 걸
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던 한글의 모습이 아니었다. 한글에도 이렇게 상형성象形性이 있고, 성문聲紋이 있다니!
- 김창희 (언론인,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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