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고상에 노미네이트 되지 않은 작가 중 가장 휴고상 수상에 근접한 작가. 아시모프-클라크-하인라인의 뒤를 이어 세계 3대 SF 거장으로 손꼽힐 21세기의 그랜드마스터…가 될지 안 될지 아직은 모르는 SF계의 초신성.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천재적이고 독창적인 인물이 그 혼란하고 사랑스러운 내면을 모조리 꺼내놓았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심너울의 블랙코미디가 왜 특별한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리라. 어디까지가 블랙이고 어디까지가 코미디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그렇다. 이다지도 빛나는 재능을 품은 존재조차도 고독과 불안을 움켜쥐며 똑같은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삶과 마찬가지로.
- 이경희 (『그날, 그곳에서』 작가)
본인은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않겠다는 말을 표제작으로 내건 작가의 에세이가 무척 궁금했다. 물론 그 소설이 함의하고 있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어쨌거나 표지만으로 이른바 광역 저격을 해버린 작가가 쓴 에세이라니! 『오늘은 또 무슨 헛소리를 써볼까』는 그런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말 그대로 원고에 한 줄을 적기 위해 자신의 심연을 파헤치는 작가의 고군분투기가 들어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작가의 시선에서 얻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이렇게까지 이 작가에 대해 알아도 되나?’ 싶은 유쾌함까지 깃든 책이다. 심너울 작가의 소설을 사랑했다면, 그리고 작가가 쓴 문장이 통쾌하고 즐거웠다면 작가의 에세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심너울 작가를 잘 알고 싶은 독자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 천선란 (『천 개의 파랑』 작가)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요즘 세상은 어떤지, 그런 이야기들을 잘 알고 있어서 그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 정신이 신선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 있지 않은가? 어린 시절, 가끔 집에 올 때마다 뭔가 굉장히 멋지고 새로운 것을 알려주던 대학생 삼촌이라든가, 오래간만에 만나 맥주 한잔을 하면서 요즘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꼭 그게 다음 주, 다음 달 정도면 여기저기서 유행하더라 하는 친구라든가. 나에게 심너울 작가의 글을 읽는 것은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였다. 직장 생활에, 다른 일거리에, 매일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하루하루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거리에 시달리느라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뭐가 뭔지 모르는 것 같을 때, 심너울 작가의 글을 읽으면 세상이 이렇게 가고 있고, 사람들이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이 책에 실린 요즘 SNS 광고에 대한 글은, SNS 온라인 광고에 대해 내가 읽은 모든 글 중에서 비할 바 없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최고의 글이었다.
그런데 이런 정도의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심너울 작가의 에세이는 그냥 그런 요즘 세태를 들려주는 이야기를 훌쩍 뛰어넘는 괴상한 감동이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감동이 강하다. 최신유행을 담고 있는 글인 것 같으면서도, 정작 그 이야기를 해주는 목소리는 꾸밈이 많은 것이 아니라 진실되고 가깝게 들린다는 점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삶의 곡절 속에서 후회하고 좌절한 이야기를 고백하는 사연과 사회상이 잘 엮여 있는 모양이 사람 마음에 더 깊이 들어오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세상 이야기라고 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그냥 멀게 보이는 사람이 멋있는 척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이 세상을 바로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동료의 이야기였다.
세상에서 가장 신선하고 멋진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멀리 높은 무대 위에서 빛나는 조명을 받으면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옆에서 계속해서 발걸음을 맞추어 같이 걸어가주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심너울 작가다. 내용을 그냥 단숨에 다 읽어버리는 것이 너무 쉬울 만큼 재미난 책이었는데 그렇게 빨리 읽어버리면 더 이상 읽을 글이 남지 않는 것이 아쉬워서, 더 읽고 싶은 마음을 참고 참으며 일부러 천천히 아껴가며 읽은 책이었다.
- 곽재식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