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면 생각나는 것은 몸의 건강이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1주일에 3회 헬스도 하고, 좋은 물을 마시고, 등산도 하고, 보약도 먹고, 정기 검진도 받고, 비타민도 먹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고 하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낫다. 저자도 건강을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면 물을 1ℓ 마시고, 하루 2~3시간 등산을 하는데 그러면 저절로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몸의 건강 못지않게 중요한 마음의 건강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여러분은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몸이 아프면 통증이 오니까 바로 신경을 쓰는데 마음이 아플 때는 어떻게 신경써야 할지 모르기도 하여, 조용히 독서를 하기도 하고, 신앙생활을 하기도 하고, 조용히 음악을 듣기도 하고, 쇼핑을 하기도 하여 각자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마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고 골방에서 혼자 고독과 즐기는 것이 현실이라면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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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지식과 정보만이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밑바탕에는 감정이 흐르고 있다. 작가의 생각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그림, 음악, 음향 등이 어우러져야 하나의 영화가 나오고 그 영화가 울림이 있을 때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대화에서 지식과 정보 외에 오고 가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감정은 이야기하는 데 중요한 내용이 될 수 있고 내 감정이 오고 가는 것을 ‘심정대화’라 한다. 대화에는 두 가지가 있다. 직장을 실직한 사람에게 그에 적합한 직장이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사리대화’이고 직장을 실직했다는 정보를 듣고 실직자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걱정되고 속상하겠다”라고 하는 이런 대화는 ‘심정대화’라고 한다. 사리대화가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항상 마음이 들어가 있다.그 마음을 헤아려 줄 때 “아, 저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 하고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 심정대화는 감정을 얘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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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상담은 카운슬링(Counseling)이다. Counsel(동사)+ing(현재 진행형)=명사형이다. 상담은 우리의 삶 가운데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는 의미로 현재 진행형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한편으로는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할 때 자문인 컨설팅(Consulting)을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담이 필요할 때 카운슬링(Counseling), 즉 두 가지를 잘 받아야 문제가 잘 해결되어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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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해리의 창’에서 사실은 존재하는데, 나 자신도 모르게 숨기고 살아 가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은 신경을 쓰기 싫어서 개방한 것 같지만 숨긴 것이 많다. 나에게 불리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은 무의식에 밀어넣고 차단하여 아예 의식을 못 하게 한다. 불안하고 두려운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이런 감정은 의식만 못 할 뿐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오게 되는데, 갑자기 짜증을 내거나 화난 표정으로 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 개방될수록 자유롭고 편안한데, 결코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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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믿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의심이 없다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믿음의 크기는 내가 상대를 감당할 수 있는 불신의 크기다. 어떤 사람이 믿음이 4이고 불신이 3이면 된다. 믿음이 9이고 불신 8이면 된다. 믿음이 4보다는 9가 더 크다. 믿음이 9가 되기 위해서는 불신이 8이라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불신이 적으면 믿음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마음은 최소 노력의 원리다. 동일한 결과를 얻으려면 에너지 소비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 믿음이 4인데 불신의 에너지를 7 쓸 이유가 없다. 에너지는 불필요한 데 쓰지 않는다. 갑자기 불신이 5인 사건이 일어났다. 불신이 3인 사람은 이겨낼 수가 없다. 불신이 8인 사람은 가볍게 이겨낸다. 불신이 8이고 믿음이 9인 사람이 믿음이 강한 것이다. 자신감이 있다. 믿음이 9인 사람이 믿음이 4인 사람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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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으로 인한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대개 성격차이와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못 살겠다는 여성들이 많이 있다. 그런 갈등의 원인 중 하나가 친정문화와 시집문화는 너무나 달라서 힘들고 어느 때는 섭섭하기도 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남성들 역시 자기 집 문화가 처가집 문화와 다르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대학교 다닐 때 공부만 하던 문화와 직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문화가 다르고 그 조직 내에서도 중년충의 문화와 젊은층의 문화가 다르다 보니 갈등이 많이 생기게 된다. 문화가 무엇이고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문화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과연 문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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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 개인의 거리를 나타내기도 하고 개인의 성품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한국 사람이 헤어지는 것은 미워서 헤어진다기보다는 정이 떨어져서 헤어지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사랑과 미움 중 하나이지 둘이 같이는 있기가 어려워서 미우면 헤어진다. 젊은 사람들에게 그 사람과 왜 사니 하면? 사랑해서라고 한다. 옛날에 엄마는 아빠가 힘들게 하는데 헤어지지 왜 살어 하면 뭐라고 할까? 정이 들어서라고 한다. 정에는 지금 아빠의 행동이 밉지만 산다고 하는 것은 그 속에 미운 정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문화는 삶 자체에서 고운 정과 미운 정이 같이 섞여서 있는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느 방송 TV 프로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같이 나왔다. 할아버지가 말로 설명하면 할머니가 알아맞히는 것인데 할머니에게 “당신과 나 사이는?” 하니까 할머니는 “원수”라고 했다. “네 자야” “평생원수”라고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서양 사람들이 보면 이해가 안 된다. 원수와 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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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 신바람을 동일 선상에 놓고 한이 적어 지면 신바람이 난다고 오해를 한다. 한이 풀리면 가벼운 것은 사실이나 한국인은 한을 푸는 것보다는 한을 통해서 신바람을 갖는다. 각설이 타령은 신이 나고 작년에 왔던 각설이다. 사실 각설이는 거지 노릇을 하는 것으로 남루하고 세수도 하지 않는데 음악은 슬프지 않고 경쾌하다. 지금까지는 한이 없어져야 흥이 난다고 생각을 했는데 한국문화를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한이 승화가 된다면 신바람의 재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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