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본인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그것을 실제 수업에 반영하고, 수업한 대로 평가하고, 평가를 통해 다음 수업을 계획하기에 교육과정의 계획과 재구성이 자연스럽고 선순환적인 실천으로 이루어진다. 유치원에서는 교육과정이 교사와 유아(학습자) 두 주체에 의해 적극적으로 재구성되며 변형되고 생성된다. 또한, 평가 자체가 유아의 본질적인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므로 과정 중심적 평가를 지향한다. 그러므로 유치원 교육과정은 가장 선진적이며 일체화를 실현하기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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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생활 주제는 유아의 주변 생활 속에서 유아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내용을 교육과정으로 조직하고 구성하기 위한 개념의 조직체이다. 다시 말하면, 생활 주제는 유아의 발달을 고려해 통합 교육을 위한 하나의 접근 방식으로, 유아가 자신이 속한 사회·문화적 환경 안에서 즐기고 느끼고 알아 가기 위한 방향성을 제공해 준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유아의 발달과 흥미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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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놀이에서 배움을 발견하고, 유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놀이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등을 이해하게 된다면 교사는 유아의 놀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놀이 실행-기록-지원의 과정은 순차적, 선형적 과정이라기보다 서로 얽혀 있는 순환적 과정이다. 즉 교사의 지원은 순차적 실행 구조로 진행되기보다는 순환적이며 동시다발적이거나, 때로는 시간이 흐른 뒤에 교사의 숙고를 통해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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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의 평가는 유아 평가와 누리과정 운영 평가(교육과정 평가)로 이루어진다. 유아 평가는 궁극적으로 유아의 행복과 전인적 발달을 지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고, 누리과정 운영 평가는 유치원의 교육과정이 유아·놀이 중심으로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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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에게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보다 더 절실하게 바깥 놀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시설 기준상 바깥 놀이터가 없는 유치원도 매우 많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 일어났던 종합 놀이 기구 설치가 바깥 놀이터의 대명사로 굳어져서인지 대부분 유치원의 바깥 놀이터는 종합 놀이 기구 하나 들어설 공간밖에 없을 정도로 작다.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다 보면 신체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넓은 실내 공간과 실외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실외 공간은 텃밭 공간을 마련하여 생태교육과 연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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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는 유아의 경험을 반영한 것이기에 만 3세 유아들의 놀이 주제는 자신, 가족, 친구라는 것을 깨닫고 일상의 경험들이 놀이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똑같은 소꿉놀이, 레고 놀이처럼 보여도 놀이에 참여하는 유아들이나 놀이 상황은 결코 똑같지 않았다. 즉 새로운 놀이를 위해 재료를 무분별하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의 놀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새로운 상황이나 자료를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놀이가 확장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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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구슬 경사로가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너무 신기한가 보다. 서로서로 “넌 천재다, 천재!” 라며 칭찬을 해 댄다. 누군가 고민하면 함께 다가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한다. “왜 이러는 거야?” 갈등하고 화가 나도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면서 뭐든지 이루어 낸다. 이때 교사는 개입하지 않았다. 교사가 제시해 주면 금방 해결될 문제였지만 기다려 보았다. 유아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또 다른 놀이를 시도하며 계속적으로 구슬 경사로를 만들어 냈다.
--- p.161
집을 짓는 데 필요하다는 아이들의 의견에 따라 상자를 지원해 주었지만 처음에는 상자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펼쳐서 들어가 보는 등 단순한 탐색 활동만 일어났다. 하지만 우리 동네 놀이가 점차 활성화되고 ‘상자’에 대한 탐색이 끝나 익숙해지자 적절한 용도로 상자를 사용하게 되었다. 비구조화된 자료인 상자는 집도 되었다가 미용실도 되더니, 나중에는 벽이 되었다가 지붕도 되는 등 다양하게 변화하였다. 놀이의 내용과 아이들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매력적인 교구로서 놀이의 성장과 함께 상자도 화려하게 변신을 거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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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2명이 시작한 건물 경사로 길 놀이가 유치원 밖에까지 구슬 길을 만드는 놀이로 확장됐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구슬은 어떻게 해야 잘 굴러갈 수 있을까?’, 장소에 따라 ‘구슬이 굴러가는 길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며, 구슬이 잘 굴러가도록 친구와 함께 소통하고 협동하여 문제들을 해결해 갔다.
--- p.329
아이들은 동생들과 다른 반 친구들을 상대로 캠페인 활동을 하고 가족에게도 알려 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즐겁게 시도할 수 있도록 돕는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교사도 아이들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해졌던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p.353
단순하게 ‘그냥 놀자’가 아닌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과 활동을 제공하자 아이들은 각자 머릿속에 생각하는 놀이터를 구성해 보면서 놀이터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의 생각에 자신의 생각을 더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 p.370
교사는 자율적으로 학급을 운영하여 유아가 주도하는 놀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사는 기존에 유아의 놀이를 제한하였던 고정화된 놀잇감과 유형, 운영 방식 등을 유아의 자유로운 놀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기존 생활 주제 교구를 용도와 속성에 따라 분류하여 놀이의 흐름과 필요에 따라 제공할 수 있고, 유아의 생각과 상황에 따라 용도의 변경이 자유로운 비구조화된 자료를 함께 지원할 수 있다.
--- p.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