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처럼 간단한 것이 여러분의 인생이 펼쳐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리더들을 코치하면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행동이 우리가 침묵을 지켰더라면 결코 걷지 못했을 새롭고 흥미진진한 길을 열어주는 모습을 수없이 많이 봤다.
나는 항상 대화에 큰 매력을 느꼈다. 친구, 가족, 동료뿐만 아니라 길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웠다. 나는 이 책에서 내가 영국 국무조정실(Cabinet Office)로 파견 갈 수 있게 도와준 사람과의 대화를 위해 용기를 낸 것이 내 경력의 전환점이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짧은 대화 덕택에 나는 셰필드(Sheffield)에서 런던으로 이사했고, 그것이 내 인생의 완전히 새로운 장을 열어주는 계기가 됐다. 여러분도 누군가와 대화하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 어떤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나는 대화가 단순히 ‘이야기를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수 있는 ‘포털’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길 좋아한다. 대화가 그런 ‘틈’이 되려면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가 대화에 투입하는 에너지, 대화를 준비하는 과정, 열린 마음은 전부 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아는 채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말하는 방법은 배웠지만 대화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했다. 특히 어려운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면 대화 능력을 향상하고 자의식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디뎌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 여러분이 ‘중요한 대화’라는 영역을 헤쳐나갈 수 있게 돕고 싶다. 그곳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고 자기 뜻을 고수해야 하거나 자신의 가짜 버전이 아닌 본모습을 드러내야 할지도 모른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지 7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에 열정을 느낀다. 나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나서 보내주는 피드백과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주제로 운영하는 워크숍에서 듣는 피드백에 큰 감동을 받는다. 독자들과 워크숍의 참가자들은 간단한 대화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풍성하게 만드는지 상기시켜준다. 잘 나눈 대화 덕택에 그들은 집, 직장, 그리고 더 넓은 세계에서도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 그들의 피드백은 내가 여기서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세 가지 핵심적인 통찰력을 안겨주기도 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서로에게서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내가 대화 코치의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누가 누구를 코치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나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 책에 실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 생각, 실수를 통해 여러분도 더 깊은 소통으로 향하는 문턱을 넘어가는 데 도움을 받길 바란다.
나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선택하고 나서 경험하는 후회의 무게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부모님과 전남편과의 관계를 돌아보면 내가 그 당시에 말하기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던 감정을 입 밖으로 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지 궁금해진다.
대화를 잘못 나누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몸소 체험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든 가정에서든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용기를 내서 대화하기보다 이메일이나 예의를 가장한 침묵 뒤에 숨는 편이 더 쉬워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행동의 위험 부담보다 침묵을 지키는 행동의 위험 부담이 더 큰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상대방을 원망하는 마음이 곪아가고, 서로 간의 거리가 멀어지며, 인간관계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얻은 통찰력은 사람들이 대화를 도와줄 실용적인 도구를 얼마나 갈구하는지 알게 됐다는 점이다. 이 책은 초판에서 재판으로 넘어가면서 제목이 『인생을 바꿔주는 대화(Life-Changing Conversations)』에서 지금의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정말 중요한 것에 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도록 독자 여러분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을 더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특정한 대화가 우리의 삶을 바꾸리라고 내다보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시간이 지나고 나서 되돌아봤을 때 그 대화가 얼마나 중요했는지가 명확해진다.
대화할 기회를 포착하고, 적당한 순간을 고르고, 장소를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이 책에 실린 여러 실용적인 팁 중 몇 가지에 불과하다. 내 의도는 여기에 소개하는 도구와 기술을 이용하여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대화가 가능해지도록 여러분이 더 확장된 공간에 발을 내디디게 돕는 것이다.
세 번째 통찰력은 내가 수년 동안 수천 명을 도우면서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교감이라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도 명확하게 알아차렸다는 점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려면 대화의 두 가지 핵심 측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바로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다. 해야 할 올바른 말 선택하기,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 결정하기, 의견만 내세우는 대신 질문 던지기 등 대화의 외부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면의 대화’에 신경 쓸 때 진정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눈에 보이지 않고 검토되지 않은 대화가 내면에서 꾸준히 이루어진다는 점을 인식하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데, 그리고 그 결과로 일어나는 일에 큰 차이가 난다. 자신의 ‘이야기(자신에 관해서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덜 몰입하게 되면 상대방과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상대방이 틀렸다고 손가락질하지 않고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대화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대화를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치유하거나 망칠 수 있고, 동반관계를 시작하거나 끝낼 수 있으며, 인생의 한 장을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대화는 하나의 행동이다. 대화는 여러 작용을 하며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나는 특히 여러분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 대화를 피하거나 돌아서는 것 말고 다른 방법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더 분명하게 의식하면 대화가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