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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은퇴합니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 양장 ] 소설Q-13이동
박서련 | 창비 | 2022년 04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50건 | 판매지수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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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30g | 129*195*21mm
ISBN13 9788936438739
ISBN10 8936438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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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신용카드를 든 마법소녀의 등장!] 한겨레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박서련이 선보이는 사랑스러운 마법 소설. 신용카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죽기로 결심한 ‘나’, 인류를 구할 최강의 마법소녀가 될 거라는 예언을 듣고 걸음을 돌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 그는 멸망으로부터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소설 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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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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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그저 누군가 지금 내게 말을 걸어준 게 기적이라 생각했던 나는 울면서 물었다.
“내 운명에 대해 알아요?”
“그럼요.”
정말 믿음직하고 다정한 목소리였다. 아로아는 다가와서 아주 소중한 것을 만질 때처럼 부드럽게 내 손을 감싸 쥐고 말했다.
“당신은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에요.
--- p.19

“잠깐만요, 종말이라니…… 대마왕이나 외계인 같은 게 나타났나요? 아니면 곧 큰 전쟁이 일어나나요? 그걸 마법소녀들만 알고 있는 거예요?”
“아닙니다. 모두가 알고 있어요. 진짜 위기는, 재앙은, 기후 변화의 모습으로 온다는 것.”
의장님의 너그럽던 눈빛이 갑자기 무섭게 변했다.
“지구는 대마왕 때문에, 외계인 때문에 끝나지 않아요. 적어도 당장은. 하지만 기후 위기는 실제로 지구에 닥친 최대의 재앙입니다.”
--- p.68

“이건 좀……”
의장님이 나를 배려하느라 적절한 말을 고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의장님은 우아한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
“독특하군요.”
딱히 나쁘지 않은, 굳이 따지자면 좋은 말이었지만, 아기나 강아지를 보고 예쁘다거나 귀엽다는 말이 도저히 나오지 않을 때 하는 ‘참 튼튼해 보이네요’ ‘똑똑해 보이네요’ 같은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래서 너무 부끄러웠다. 마구가 마법소녀의 마음과 가장 닮은 형태로 출력되는 게 사실이라면 내 마음은 신용카드 모양. 머리 한쪽, 마음 한 구석이 항상 신용카드 리볼빙 빚에 대한 생각과 불안에 저당 잡힌 사람인 걸 생각지도 못한 계기로 적나라하게 드러내버리게 된 거였다.
--- p.76~77

이 세계에 존재하는 마법소녀들은 무조건 착할 수 없고 착할 필요도 없다. 이건 만화가 아니니까. 사랑과 희망, 선의 같은 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나 어떤 마법세계에서 온 존재들과 맞서는 게 아니라, 먹고사는 일에 몸과 마음을 다쳐가면서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마법의 힘을 물리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만큼은 만화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것이 만화 같지는 않아서, 이 세계에서 마법소녀와 누군가가 싸우면 누군가는 다친다. 누군가는 피를 흘린다. 그 누군가란 필연적으로 마법소녀와 같은 인간. 그렇지만 싸우지 않을 수도 없다. 시간의 마법소녀가 각성한 사례가 그렇듯, 마법소녀로서의 최초의 싸움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전투니까.
--- p.119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나한테 그걸 물어봤었죠, 소녀가 아니어도 마법소녀가 될 수 있느냐고.”
아로아가 문득 말했다. 아, 응, 네. 생각에 잠겨 걷다가 급하게 대답했더니 아로아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론이라기엔 너무 어설픈 얘기지만, 내 생각은 이래요. 뭐랄까, 세계의 의지가 힘의 균형을 이루려 하는 거예요.”
“균형?”
“마법소녀가 생겨나는 이유는 그 사람에게 그 힘이 가장 필요했기 때문이니까. 거꾸로 말하면, 각성 직전의 마법소녀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
(…)
“가장 약한 존재들에게 가장 필요한 힘이 부여되기 때문에 소녀들에게만 마법의 힘이 부여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그게 내 생각이에요.”
--- p.11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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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박서련 소설의 여성 인물들을 생각하면 절망을 뚫고 전진할 용기가 생긴다. 위트를 잃지 않고 사랑을 지킬 힘이 차오른다. 이 소설을 읽으며 당신은 자기만의 마법 도구와 주문을 자연스레 떠올릴 것이다. 당신의 간절함은 마력으로 변할 것이며, 마력은 당신을 계속 꿈꾸게 할 것이고, 그 꿈은 세상을 조금 더 괜찮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유쾌하고 산뜻한 박서련의 마법 소설이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 최진영 (소설가)
언제나 그랬듯 박서련은 내 앞에 인물을 앉혀놓고 그 인물이 말하게 한다. 나는 어느 날 마법소녀가 됐다는 신용불량자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다. 마치 이 세계 어느 곳에서 정말로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이 힘이, 박서련이 가진 마법의 힘이다. 우리는 특별한 힘을 가졌지만 당장 출근이 급한 마법소녀의 이야기에 빠질 것이다. 박서련의 마법에 걸려, ‘당장 잠을 자야 한다’는 것도 잊고.
- 천선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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