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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하우스

블랙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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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68g | 140*210*30mm
ISBN13 9788934961994
ISBN10 89349619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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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간단 말이지? 탈출할 기회를 잡은 거로군. 내게서 도망칠 절호의 기회.”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하지만 핀은 모나의 말이 옳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도망치고 싶은 게 모나에게서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았다.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인생이 단순해 보였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어린 시절로, 심지어는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 돌아갔으면 했다. 그때로만은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성인이 된 이후 삶 전반을 소모해왔다. 그 사실을 묵살하는 게 이렇게나 쉬울 줄은 몰랐다.
--- p.21

화이트하우스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오래된 블랙하우스를 대체하기 위해 지어졌다. 블랙하우스는 자연석으로 벽을 세우고 짚으로 지붕을 이은 전통적인 가옥 형태였다. 사람의 거처는 물론 축사 역할도 했다. 큰방의 돌로 된 바닥 한가운데에서는 밤낮으로 토탄이 탔다. 그런 탓에 큰방은 기관실이라고 불렸다. 굴뚝이 따로 없었던 터라 연기는 짚으로 된 지붕 사이사이 구멍으로 천천히 빠져나갔다. 연기가 잘 배출되지 않는 집 안에는 항상 그을음이 가득했다.
--- pp.25-26

“마저리.” 나는 목소리가 바람을 뚫고 들리도록 크게 외쳤다. “아주 예쁜 이름이야.” 마저리는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싫어. 그건 내 영어식 이름인데, 아무도 나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고. 내 진짜 이름은 마샬리Marsaili야.” 그 애는 마저리를 발음할 때와 마찬가지로 첫 번째 음절에 강세를 두었다. 게일어를 발음할 때 항상 그러는 것처럼 ‘r’ 다음에 오는 ‘s’는 부드러운 ‘sh’ 소리가 되었다. 그것은 이 섬이 이백 년 전 바이킹에게 지배를 받으며부터 전해 내려온 북유럽의 유산이었다
--- p.37

아슈타르는 핀을 올려다보다가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은 이유가 그거였어, 응?” 어떤 면에서 핀은 이 순간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건 섬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결코 피할 수 없으리라 느꼈던 과거와의 대결이었다. “뭐라고?” 그는 속마음을 숨기며 물었다. “안 스커에 갔을 때 일어났던 일 말이야.”
--- p.139

아슈타르가 대신 끼어들었다. “이 녀석은 안 스커 가는 걸 별로 기대하지 않아.”
핀은 소년을 보려고 목을 돌렸다. “왜?”
“취미에 맞지 않아서요. 뭔가 죽인다는 게 별로 탐탁지 않거든요.”
“물러터졌다니까. 사냥이 이 녀석에게 도움이 될 거야. 남자로 만들어줄 테니까.” 아슈타르가 비난조로 말했다.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아슈타르는 경멸감 가득한 눈길로 핀을 바라보다가 도로 으로 눈을 돌렸다. “이런 게 다 통과의례라는 거잖아? 아이가 어른이 되는 거, 그게 쉽다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 p.213

긱스가 다시 탐색하는 듯한 눈길로 핀을 봤다. 그러더니 입을 열었다. “참고로 이건 꼭 알아두게, 불문율이니까. 섬에서 벌어진 일은 섬에만 머물러야 하네. 이전에도 늘 그랬고, 앞으로도 늘 그럴 걸세.”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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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넘치는 기묘한 분위기!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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