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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자전거

[ 양장 ]
우밍이 저 / 허유영 | 비채 | 2023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27건 | 판매지수 2,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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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596g | 133*191*30mm
ISBN13 9788934943679
ISBN10 89349436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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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려줄 이야기는 자전거에서 시작된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도둑맞은 자전거에서 시작된다. “철마가 우리 가족의 운명을 바꿔놨어.” 어머니는 툭하면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는 신역사주의자다. 어머니의 기억 속에는 위대한 인물도, 영웅도, 진주만 폭격도 없다. 어머니가 기억하는 건 자전거를 잃어버린 것 같은 잡다한 이야기뿐이다.
--- p.15

고개를 들어 얼음빛 하늘을 올려다보며 내게 더는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고 몇 번을 다짐했다. 아버지는 이제 없다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고. 우리에겐 아직 살아야 할 많은 날이 남아 있으니 아버지와 아버지의 자전거를 잊어버리자고.
--- pp.62~63

나는 가끔씩 학교에 세워진 임시 군대 막사 옆을 일부러 지나곤 했는데, 나와 비슷한 또래의 군복 입은 사람을 보면 ‘1억 불덩이’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고사족이라고 불리는 우리가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군인이 되는 것이었다. 다만 그때 나는 불덩이의 비애를 알지 못했다.
--- pp.258~259

코끼리는 이미 갑작스러운 죽음에 익숙했다. 사람의 것이든 코끼리의 것이든. 그들은 심지어 제 어미의 죽음을 목도하기도 했다. 어디선가 날아온 포탄이 토치카를 명중하자 깨진 돌조각이 세찬 빗발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 작고 날카로운 조각이 암컷 코끼리의 머리와 옆구리에 날아가 박혔다. 조련사가 몇 주 동안 암컷 코끼리의 상처를 닦아주고 양동이 하나가 가득 차도록 쇳조각과 돌멩이를 빼냈지만 사신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언젠가는 인간도 알게 될 것이다. 코끼리도 자신들처럼 캄캄한 밤과 밀림, 우기를 알고 슬퍼할 줄도 안다는 것을.
--- p.375

그땐 사람들이 그렇게 등잔불 꺼지듯이 죽었어. 등잔불 꺼지듯이.
--- p.408

하지만 눈에 보이는 물건은 언젠가 망가지거나 떨어져 사라지고 만다는 나의 말에 푸 씨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똑같아. 언젠가 망가지거나 떨어져 사라지지.” 그럼 이 물건들을 간직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중요한 건 ‘망가지는 것’도 아니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야.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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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자전거』는 한 가지 단어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연결한다. 바로 ‘행복’이다. 우밍이는 ‘행복’이 가진 매력적인 힘을 소환해 그 힘으로 작품 전체를 이끌어간다. (……) 행복의 자전거가 한 바퀴 한 바퀴 돌아갈 때마다 우리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소확행’ 세대 독자들은 이 이야기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또 우밍이는 앞으로 대만 문단에 어떠한 새로운 시야를 열어줄 것인가?
- 왕더웨이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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