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녹은로 학원가.
그 별세계에서 별이 된 일등 스타 강사(일명 일타강사)와
그 별세계에 뒤늦게 입문한 열혈엄마(실체 이모) ‘국가대표 반찬가게’ 여사장의
아찔하고, 적나라한데, 따뜻하고, 달콤 쌉싸름한 스캔들.
무한경쟁 입시지옥의 현실을 배경으로 한, 그러나 결국 사랑 이야기.
그리고 결국 사람 이야기.
---「기획의도(p.6)」중에서
S#9. 촬영장 (D)
더프라이드 학원 홍보 영상 촬영이 한창인 현장.
치열 댄디한 양복에 뿔테 안경, 우산 들고(킹스맨 콘셉트) 적들과 대치 중인 상황이다.
[행선(E)] 과목별로 탑 찍는 학원 강사 말야, 일등 스타 강사! 사교육계의 BTS~
[촬영감독] 자 레디~ 스따뜨!
킹스맨 스타일의 음악 흐르고.
치열 적들과 대치하며 현란한 액션하다 날아오는 총알을 우산 펼쳐 막아낸다. (완성 영상에서 CG 입히면 총알 ‘확통’ ‘미적분’ ‘기하’ 같은 단어) 이내 텀블링하며 착지하곤.
[치열] pride maketh math, 수학은 최치열강.
[촬영감독] 카뜨! 아 너무 좋은데요… 이번엔 땐스버전으로 좀 가볼까요? 액션 크게크게.
[치열] (흘깃, 시계로 시간 확인하곤 이내 열정적으로) 액션 크게 오케이.
[촬영감독] 아 선생님 시그니처 포즈 있잖아요. 수업시간에 하시는 거.
[치열] (허공에 발차기 쭉 하고) 이거요?
[촬영감독] 오! 네네 그 발차기. 그거 꼭 넣어서. 빠지면 섭하니까.
[치열] 오케이. (브레이크 해 보이며) 요런 것도 넣을까요? 제가 브레이크도 좀 되는데.
[촬영감독] 너무 좋죠. 자 그럼 가보실게요. 레디~ 스따뜨!
---「chapter 1. 너와 나, 두 우주의 교집합(pp.29~30)」중에서
[행선] 분위기 보아하니 머리가 복잡하셨던 거 같은데… 어려운 수학 문젤 너무 풀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난 스트레스 받다가도 자고 나면 머릿속이 텅 비던데.
[치열] ……. (잠시 대답 않다가) …그래도 수학은 명쾌해요. 답이 딱 있거든. 근데… 인생은 그렇지가 않더라구.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틀린 답을 소거해가는 과정 같애요. 공식도 없고, 법칙도 없고, 틀릴 때마다 내가 또 뭘 잘못했구나 위축되고.
[행선] 그래도 틀릴 때마다 답에 가까워지긴 하는 거잖아요.
[치열] ? (보면)
[행선] 핸드볼 할 때도 보면 (동작 해 보이며) 요 각도에서 던져서 노꼴 되면, 그 담은 요 각도에서 던지고. 아~ 이쪽 근육 쓸 때는 뽈이 약하구나 알게 되면 담엔 요쪽 근육을 쓰고. 그러면서 성공률을 높여나가거든요. 인생도 그렇죠 뭐.
[치열] (다시 앞쪽 본다. 가만히 듣는)
[행선] 더듬더듬 답을 찾아나가는 거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요. 그러니까 불면증이 오죠.
---「chapter 6. 인생엔 정답이 아닌 여러 개의 모범답안이 있을 뿐(p.324)」중에서
S#71. 수자네 식당 앞 (N)
놀란 치열 표정에서 줌아웃하면
예전 선이네 고시식당, 현 수자네 추어탕 그 앞이다.
[치열] (얼떨떨한 표정으로) 여기…라구요…?
[행선] (해맑) 네. 워낙 오래된 식당이라 좀 허름하긴 한데… 이런 데가 맛집인 거 알죠? 낮에 오면 줄 서서 먹어야 돼요. 울 엄마가 할 때도 진짜 단골 많았었어요. 엄마가 입은 좀 험해도 손맛도 좋고 인심이 좋았거든요.
[치열] ……. (행선을 본다. 그럼 행선이 선이네 고시식당 사장님의 딸…?)
[행선모(E)] 누가 식권 달라 카드나? 뱃속에 뜨신 게 드가야 또 살 만해지제. 묵고 가라 마.
[행선(E)] 자고로 사람은 뱃속에 뜨신 게 들어가야 살 만해지거든요.
[치열] ……. (어쩐지… 어떻게 이런 우연이…)
[행선모(E)] 낸장, 얼른 처묵고 가라카이.
[행선(E)] 낸장, 사람을 뭘루 보구.
[치열] (놀랍고 신기하고… 감정 복받친 채로 행선 보다가 다시 앞쪽을 보면)
‘수자네 추어탕’ 간판이 디졸브되며 ‘선이네 고시식당’으로.
주변 역시 밤에서 낮으로 배경이 바뀐다.
선이네 고시식당 문 활짝 열려 있고. 안에는 손님이 바글바글, 빈 테이블이 없다.
앞치마 멘 채 큰 국자 든 채로 지나가던 행선모, 치열 발견한 듯 멈춰 서 보며.
[행선모] 저저, 얼른 온나! 그래 느려 터져갖고 어디 밥 얻어묵겠나. (하며 미소 짓던)
---「chapter 7. 사랑에 빠지는 아주 보통의 법칙(pp.387~388)」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