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시대별 대기의 산소 농도를 살펴보면 고생대 초기에는 낮은 수준의 산소 농도가 유지되었고, 데본기부터 산소 농도가 상승해 석탄기에는 최소 26%에서 최대 35%까지 도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쉽게 발화할 수 있는 조건이 제공된 셈이다. 따라서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가장 높은 시기였던 석탄기에는 산불 발생과 확산이 빈번했을 것이라 예상된다.
---「1부. 1장 역사 속의 산불, 19」중에서
조선시대에도 지금과 같이 동해안 지역에서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39건, 56%)했다. 발생 건수로 보면 현종(14건)과 숙종(13건) 시대에 강풍으로 인한 산불 피해가 극심했다. 가장 큰 피해는 순조 4년(1804)에 발생한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사망자만 61명, 민가 2,600호가 소실되었다.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기간은 4~5월로 현재와 유사하다.
---「1부. 1장 역사 속의 산불, 29」중에서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산불 발생 횟수는 꾸준히 증가한다. 사회·경제적 변화가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나 건조한 기간과 산림 연료가 증가하는 등의 이유도 있다. 산불은 최고 기온 10~20℃, 상대습도 40~60%, 평균 풍속 2m/s 이하에서 주로 발생한다. 즉, 평균 기온 증가와 습도 감소가 산불 발생의 가장 중요한 기상 요인이다.
---「1부. 3장 기후변화와 산불, 50」중에서
호주 동부와 미국 서부 해안은 여름철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곳인데 2019년, 2020년에는 여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규모의 산불이 발생하였다. 또한 대형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 북극과 아마존 지역에서도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규모의 산불이 발생하였다.
---「1부. 3장 기후변화와 산불, 54」중에서
다량의 탄소를 저장한 이탄지와 열대우림 같은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여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 이는 탄소중립 목표 도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처럼 산불은 탄소순환에 있어 악순환을 가속화해 기온 상승을 멈추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한다.
---「1부. 4장 산불의 영향과 피해, 86」중에서
지난 2019~2020년, 2년 사이에 시베리아 일대에서는 산불로 약 930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소실되었다. 2021년에는 20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여 우리나라 산림의 3배에 달하는 약 2천만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되었으며, 배출된 이산화탄소량만 5억 5백만 톤 이상으로 추정되었다. 매년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주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2019~2020년 시베리아 북극 지역의 여름 평균 온도는 10°C를 넘은 것으로 측정되었다. 더 큰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시베리아의 산불과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산불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1부. 4장 산불의 영향과 피해, 96」중에서
산불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지형, 기상, 연료 중 지형과 기상은 인간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불가항력 인자이다. 반면, 산불의 연료가 되는 나무는 양과 배열 등 여러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그래서 연료는 인간이 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인자로 산불 관리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2부. 1장 숲가꾸기와 산불 연료 관리, 109」중에서
실제 산불피해지 내 숲가꾸기를 한 곳과 하지 않은 곳의 수관화 비율은 숲가꾸기를 한 곳에서 60% 이상 낮게 나타났다. 숲가꾸기를 하면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이 넓어져서 산불이 나무의 잎과 가지로 확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숲가꾸기는 산불이 나더라도 지표화로 유도할 수 있으며, 탈 수 있는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수관화로 확산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
---「2부. 1장 숲가꾸기와 산불 연료 관리, 129」중에서
산불 진화의 골든 타임은 신고 접수 후 산림청 헬기는 50분 이내, 지방자치단체의 임차 헬기는 30분 안에 산불 현장에 도착하여 진화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12개 산림항공관리소에서는 전국 어디에서 산불이 발생하더라도 신고 접수 후 5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48대의 산림 헬기를 배치·운영하고 있다. 확산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진화 헬기를 추가 투입하고, 소방청과 국방부에 헬기 지원을 요청한다.
---「2부. 2장 산불 진화와 관리 조직, 139」중에서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당시 전국 소방동원령 1호가 발령되며 전국의 가용 소방력이 강원도로 집결했다. 그런데 소방력이 모두 산림으로 향한 것은 아니었다. 산불과 일반 화재는 진화 환경과 장비에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발생하면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대가 주불 진화와 잔불, 뒷불 정리를 담당하며, 소방에서는 주택과 민가 등의 시설물을 보호하고 인명구조를 주로 담당한다.
---「2부. 2장 산불 진화와 관리 조직, 145」중에서
산불피해지에서 복원은 자연 생태적 관점인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에 초점을 둔다. 반면, 복구는 ‘국민의 안전과 복지’에 중점을 두는 인간 중심의 관점이다.
---「2부. 3장 산불피해지 복원과 피해목 활용, 159」중에서
자연복원은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경우에 자연천이에 의해 새로운 숲이 만들어지게 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빠르게 피복되고 2차 토양교란 피해가 없다. 그러나 원하는 수종이나 용재를 얻는 것에 한계가 있다. 또한 토양 침식이 발생하는 사면에서는 피복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인공복원은 토양 기반이 불안정하여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곳이 빨리 피복될 수 있도록 식생이 유입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때로는 경제적 가치가 높은 수목을 심어 관리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자연복원에 비해 생장 속도가 느리고, 장비를 활용하여 산불 피해목을 정리해야 해서 토양교란 피해가 발생하 기도 한다. 또한 묘목을 심기 위한 초기 비용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2부. 3장 산불피해지 복원과 피해목 활용, 160」중에서
산불 피해목 중에서 겉은 타버렸지만 내부는 정상인 경우 목재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산불 피해목으로 우드칩을 만들어 섬유판이나 파티클보드 등의 원료로 사용하거나 발전용 연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산불로 고사한 소나무를 자원으로 이용하려면 피해목의 부후 진행에 따른 재질 변화 등에 관한 자료를 구축해 적정 벌채 시기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2부. 3장 산불피해지 복원과 피해목 활용, 171」중에서
소나무와 참나무류의 수종 간 경쟁과 기후조건의 변화에 따라 소나무림을 포함한 침엽수림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1980년에는 전국 산림의 51.6%를 차지하던 침엽수림이 2015년에는 38.5%까지 감소했다. 반면 참나무류를 포함한 활엽수림은 같은 기간에 18.2%에서 33.4%로 증가했다. 이러한 임상 변화 요인과 특성이 미래에도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현재 임상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미래를 예측한 결과, 미래에도 침엽수림 감소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배출하는 기후변화시나리오(RCP 8.5)를 적용하면 2050년에는 침엽수림이 28.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3부. 1장 산불과 소나무, 193」중에서
동해안 지역은 조선시대에도 대형 산불이 많았던 곳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한국전쟁과 같은 전쟁으로 인한 산불은 물론 《조선왕조실록》 등에 의하면 음력 3~5월의 봄철에 주로 산불이 발생했다. 이 지역의 산불피해지를 다시 점유한 것도 소나무이다. 소나무는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 솔 씨는 흙이 드러난 곳에 떨어지면 즉시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운다. 당장 흙이 없는 경우에는 뿌리내릴 수 있는 흙이 생기고 햇빛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다. 숲을 이루고 있던 나무들이 잘리거나 산불, 태풍 등에 의해 쓰러지면 그때를 놓치지 않고 일제히 싹을 틔우고 성장한다.
---「3부. 1장 산불과 소나무, 196」중에서
우리나라는 그동안 축적된 산불 예방 및 진화 기술과 정책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산불 예방 및 대응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산불이 연중화, 대형화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다시금 산불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하다. 기후재난인 산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피해를 줄이려면 여전히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3부. 3장 산불 관리를 위한 제언, 231」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