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 없는 시장을 만들고 싶었던 금자는 국내 최초 리필 스테이션 상점을 열고, 금자의 쓰레기 덕질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한 혜몽은 세상의 수많은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덕후가 덕질을 하듯 집요하고 신나게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자몽팀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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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나눔의 지원을 받아 케냐와 인도에 가지 않았다면 방콕의 베터문도 만나지 못했겠죠. 굳이 큰 목표보다는 처음엔 작은 목표를 세우고 마무리 지어보는 것이 저희에게는 도움이 됐어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목표가 거창하지 않아도 되니까 팀을 만들어 일단 해보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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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국 120개 상점들이 모이는 온라인 모임이 있고요. 그곳에서 환경정책부터 캠페인 주제와 포스터까지 많은 정보들을 공유해요. 지금은 저희뿐 아니라 다른 상점에서도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이런 제로웨이스트 숍의 캠페인 문화는 한국에만 있는 문화예요. 5년 전 케냐에서 보았던 시민들의 자부심이 이제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생긴 것 같아서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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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 끝에 수백억을 투자해서 생산설비를 갖춘 기업들이 생산라인을 바꾸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작은 생산자들과 협업하는 것이 더 좋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행히 건강한 생산자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지금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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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출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활기술과 맞닿아 있는 전통 장인분들을 주목하게 됐어요. 전통 장인들이 만드는 것들은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던 과거에 우리 생활을 가능하게 했던 통찰이 담긴 제품들이에요. 그 안에 환경적인 가치도 고스란히 담겨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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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이 없고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비해서 생산 기업들의 전환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에요. 그래서 제로웨이스트 숍들이 판매하는 제품들이 비슷비슷할 수 밖에 없어요. 작은 파이를 여럿이 나누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운영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쉽지 않겠지만 결국 본인만의 새로운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만들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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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의 세계에서 '종이팩류'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때문에 종이팩만 따로 모아 배출해야 재활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동안 잘 모르고 해온 종이팩 자원순환을 전국적인 캠페인으로 확산시킨 이들이 있다. 광주의 '카페라떼클럽'이다. 친근한 동네 카페들과 손잡고 펼치는 카페라떼클럽의 종이팩 독립운동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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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참여하기 꺼리는 가게 사장님을 설득하다가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는데, 설득에 힘을 쏟기보다는 흔쾌히 응해주는 분들과 함께 서로 힘을 주고받으며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 산책하듯 동네 카페 사장님과 안부를 묻고 커피 한 잔을 나누다 보면 일상이 뿌듯하고 즐거워지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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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표는 운영하는 카페를 늘리는게 아니라,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나오지 않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이런 저를 어떤 분들은 사회운동활동가라고 부르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여전히 저를 디자이너라고 생각해요. 다만 디자인의 대상이 상품이 아니라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일상으로 바뀐 것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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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 바뀌어야 우리 일상의 변화가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연희동을 중심으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계속하려고 해요. 그리고 지금 진행중인 '카페 내 쓰레기를 파악하고 줄여가는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하나의 좋은 사례를 만들고 이를 모델로 한 '카페 자원순환 시스템'을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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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질문을 던지고 가능성을 테스트해보는 일종의 쇼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처음엔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아도 카페 운영이 가능한지 정말로 궁금해서 실험처럼 시작을 했어요. 다행이 시스템이 잘 정착이 돼서 요즘은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카페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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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다니던 회사는 테헤란로 역삼역에 있었는데, 빌딩이 숲을 이루는 곳이었어요. 제가 일하는 층에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는데 40층이 넘는 빌딩 각 층에서 매일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테니까, 테헤란로에서 하루 동안 쏟아져 나올 일회용 컵의 어마어마한 양에 아찔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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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윈터 이즈 커밍'이라는 유명한 대사가 있어요. 멀리서 혹독한 추위와 위기가 찾아오고 있는데 사람들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만 해요. 지금 지구의 상황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기후변화로 지구가 위태로운데,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위기의식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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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게임의 공통점은 우리 주변의 나무, 꽃, 풀, 새 같은 자연을 시각과 청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거예요. 직접 해보시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재미있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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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3년의 나무는 도심의 배경이거나 귀찮은 민원의 대상일 때가 많다. 간판을 가려서, 보행이 불편해서, 도로를 확장해야 해서, 낙엽이 너무 많아서 등 갖가지 이유로 가지와 몸통이 잘려 나가도 특별히 뭐라 하는 이가 없다. 그런데 어는 날, 우리 주변의 나무들의 이름과 의미를 불러내는 이들이 나타났다. 왜 함부로 가지치기를 하냐고, 왜 별것 아닌 이유로 수백 년 된 나무를 베어버리느냐고 세상에 돌직구를 날린 이들, '가로수를아끼는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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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제보 프로젝트는 풀씨 사업에 맞춰 3월~5월에 진행됐는데 마침 가로수 가지 치는 사업기간(2월~5월)과 딱 겹치면서 시민제보와 방송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것도 있어요. 덩달아 저희까지 대표성을 갖고 뉴스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일주일에 4,5일 정도 올 만큼 사회적인 관심이 뜨거웠어요. 덕분에 이전에는 관심이 크게 없던 분들까지 가로수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서 전국적인 캠페인으로 번져갈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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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에는 70여만 그루의 가로수가 있어요. 그런데 70여만 그루의 가로수를 일일이 조사한 건 뉴욕시 공무원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에요. 시민들이 직접 가로수의 위치부터 수종, 건강 상태와 주변 환경 등을 조사한 뒤에 데이터를 뉴욕 가로수 맵 어플에 기록했어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가로수 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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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바다 앞 범섬과 문섬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다. 보전지역 곁에 해군기지가 들어섰고 바다는 빠르게 변해가는 중이다. 그 속에 사는 산호들을 추적 관찰해온 지 10여 년. 에코핀더하기의 신수연 팀장은 제주 깊은 바닷속 산호와 도심 속 우리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어느 날 깊이 깨달았다고 한다. 산호는 대체 그녀의 삶을 어떻게 물들여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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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가 생각보다 빨리 변하고 있어요. 해군기지와 가까운 곳에 서식하는 연산호의 개체와 종이 확연히 줄어들었어요. 또 해녀분들 말로는 제주 바다 바위를 검게 덮고 있떤 감태, 모자반, 톳 같은 해조류들이 싹 사라졌대요. 검은빛을 띄던 바위가 지금은 하얗게 변해서 채취할 해조류가 없다고요. 요 3년 사이에 일이에요. 해군기지뿐 아니라 수온 상승, 바다 쓰레기도 제주 바다의 변화에 원인이 되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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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우연히 월간 디자인에서 '프레셔스 플라스틱'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봤는데 흥미로웠어요. 해보고 싶었죠. 하지만 그 당시엔 제작비용도 없었던데다 과연 내가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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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사업 전에는 제품을 만들거나 기계를 사용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기보다 누가 요청을 하면 만들었어요. 그런데 풀꽃사업으로 '노플라스틱선데이'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전환이 왔어요.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을 만드는 일이 저희의 메인 비즈니스가 된 거죠. '노플라스틱선데이'의 홈페이지, 홍보영상, 비즈니스 모델 체계를 풀꽃 사업을 통해 만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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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기분전환을 위해 아파트 탐조를 나가면서도 큰 기대는 안 했어요. 아파트에 새가 있어 봐야 얼마나 있겠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해 겨울, 웬만해선 보기 힘든 홍여새가 나타나더니, 이어서 동박새가 등장하고, 콩새에 나그네새까지 선물처럼 다양한 철새들이 저희 아파트에 찾아왔어요. 마침 팬데믹이 터지면서 엄마와 시작한 아파트 탐조를 통해 1년 동안 47종의 새를 기록할 수 있었고, 지금은 아파트에서 새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아파트 탐조단으로 이어져 전국에서 함께 기록하는 활동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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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낯설고 겁도 났어요. 회계니, 세금이니 하는 쪽으로는 왕초보였거든요. 더구나 공모사읍은 영수증을 증빙하는 일이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세상에, 담당자분이 "풀씨 사업에는 영수증이 필요 없습니다"하는 거예요. 그 한마디에 나도 해볼 수 있겠구나,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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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도시에서의 탐조와 탐조 입문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탐조 문화기획을 통해 다양한 탐조문화를 선보이고 다른 단체와의 콜라보를 통해 탐조문화 확산에 조금 더 집중해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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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인터뷰이가 뭣보다 멋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아시키기 위해 용기 있는 도전을 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다. 또 재밌는 건 다 같이 해야 더 재밌다며,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내 많은 이들과 프로젝트를 진행시킨 것은 굉장히 의미있는 성과이다. 아홉이란 숫자는 고대 유대인들에게는 불가사의한 힘을 상징한다고 한다. 숲과나눔의 풀꽃사업에 참여한 아홉명의 인터뷰이 분들이 오래도록 세상을 향한 따뜻한 파워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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