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습니다.
누구나 죽기 전까지는 살아가므로 굳이 죽음을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는 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입니다.
우리는 죽기 전까지 살 것이고, 살아 있는 동안 즐거우면 됩니다. 지금까지도 인생을 즐기며 살아왔고요.
이 책에는 제가 13년간 암과 함께하며 실천한 치료법과 재발 방지법이 담겨 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암 치료법이 있을 테고, 제 방법만 옳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배운 ‘암과 생활 습관과의 관계’를 충실히 담아낸 이 책이 암으로 고통받는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p.8~9
“내가 암에 걸릴 리가 없잖아.”
그때까지도 저는 믿지 못했습니다. 집에 가서도 사진을 보면서 “암일 리가 없어!”라고 몇 번이나 소리 내어 말했습니다. 그러자 정말로 사진의 음영이 암이 아닌 듯 보였습니다. 저는 사진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았습니다.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보려고 애쓰면 암이 틀림없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암일 리가 없어”라고 중얼거리며 감정적으로 바라보면 암이 아닌 것처럼 보였습니다.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아냐, 절대 아니야. 내가 암이라니 말도 안 돼!
암은 예민한 사람이 걸리는 거야. 섬세해서 스트레스를 잘 받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앓는 병이라고. 내 성격은 정반대인데 암이 생길 리가 없어!’
--- p.22
‘난 예전에 많은 암 환자를 수술했고, 항암제도 많이 썼어. 그 결과, 메스로는 암을 못 이긴다는 걸 깨닫고 메스를 버렸지. 그때부터 고농도 비타민C 치료, 온열 치료 같은 다양한 보완 대체 요법을 써왔어. 그러니 이건 내 몸으로 치료법을 시험해보라고 신이 주신 기회일지도 몰라!’
저는 암이라는 병을 마침내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치료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양 의학과 보완 대체 요법 중 무엇을 선택할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깨달았습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없으니 나를 한 명의 환자로 객관화해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 p.27
암 진단 후 13년이 흘렀습니다. 환갑을 넘었지만, 지금도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왼쪽 등허리(원래 좌측 신장이 있던 곳)가 아플 때마다 불안해집니다.
솔직히 말해 제 몸속에는 아직 암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늘 이렇게 마음을 다잡습니다.
‘암은 아직 있다. 다만 (자세한 내용은 뒤에 말하겠지만) 내가 암의 목소리를 잘 듣고 생활 습관을 바꿔 면역을 활성화하면 설사 암세포가 남아 있다고 해도 덩어리가 커지지 않을 테니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암은 없애는 게 아니라 스스로 사라지는 것이니까.’
--- p.36
저는 생활 습관, 즉 생활 방식이 암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암은 환자 스스로 치료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3대 암 치료나 보완 대체 의료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치료를 돕는 보조적 요소입니다. 물론 21세기 문명의 이기는 최대한 활용해야겠죠.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암은 본인의 면역력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65~66
수면, 식사, 운동, 온열, 웃음의 다섯 항목은 건강하게 사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도 직접 암을 경험하고 나서야 당연한 일을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특히 수면 습관과 식사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외래 환자들에게 매일의 수면과 식사를 통한 영양 섭취 없이 병은 절대 낫지 않는다고 단언합니다. 아무리 좋은 시설에서 좋은 약과 치료법을 쓴다고 한들, 기본이 무너지면 병을 고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치료의 대전 제는 못 자는 사람을 자게 하고, 못 먹는(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영양을 공급(수액 포함)하는 것입니다.
또 그만큼 중요한 것이 웃음입니다. 지금은 웃으면 면역력이 강해져 암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웃음은 암을 치료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병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은 덕분에 자신다운 삶을 회복한 사람이 기쁨을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잠을 제대로 자고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라면, 웃음은 치료의 종착점입니다. 치료의 진정한 목적은 ‘자신답게 사는 것’인데, 자신답고 활기차게 사는 사람은 잘 웃기 때문입니다. 웃음은 인생의 목적을 이루는 수단인 동시에 인생의 목적을 성취한 결과인 셈입니다.
--- p.75~76
‘암을 극복하는 5대 습관’을 실천하는 하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아침 6시에 기상한다.
· 소량의 파이토케미컬 수프 등을 아침으로 먹는다. (하루 단식이나 반일 단식을 실천한다면 생략)
· 일, 취미 등을 활기차게 즐긴다.
· 영양 균형을 맞춰 채소 위주로 점심을 먹는다. (하루 단식을 실천한다면 생략)
· 걷기 운동을 한다.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더 좋음)
· 영양 균형을 맞춰 채소 위주로 저녁을 먹는다.
· 가족과의 시간, 취미 등을 즐기며 느긋하게 쉰다. (많이 웃을 것)
· HSP 입욕으로 몸을 충분히 덥히고 보온한다.
· 밤 8시 30분부터 블루라이트를 차단한다.
· 밤 10시에 취침한다.
이것이 ‘암이 싫어하는 하루’입니다. 이렇게 살면 암세포가 발붙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암 외의 다른 질병도 자연스럽게 없애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하루를 매일 반복(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p.125~126
·도려낼 수 있는 것은 수술로 도려낸다.
믿을 만한 문명의 이기는 최대한 활용합니다. 수술이 가능한 것도 사실은 고마운 일입니다. 이미 생긴 종양은 자연 치유력을 저해하므로 도려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거부하는 사람의 신념도 존중해야겠죠.
·암의 종류나 상태에 따라 항암제와 기타 보완 대체 치료를 적당히 병행한다.
백혈병이나 악성 림프종이 아니라면 항암제는 신중하게 사용합니다. 항암제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투약량을 줄이면 부작용이 줄어드는 만큼 효과도 줄어듭니다. 그러나 그 감소분은 보완 대체 요법으로 보충할 수 있습니다. 그 임상 증거가 서서히 쌓이고 있습니다.
·암 재발, 전이 방지를 위해 ‘암을 극복하는 5대 습관’을 지도한다.
암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암 치료는 수단에 불과하므로 암을 치료한 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치료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 p.142
환자가 수술했을 때와 수술하지 않았을 때, 어느 쪽이 더 연명 효과가 클까요? 사실 이런 검증은 불가능합니다. 수술했을 때의 데이터와 수술하지 않았을 때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얻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수술뿐만 아니라 항암 치료든 방사선 치료든 보완 대체 요법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암뿐만 아니라 모든 병이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효과를 비교하려면 병명, 성별, 나이, 체격 등이 비슷한 사람끼리 데이터를 비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으므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의학적 증거는 맹신하기보다는 하나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데이터에 근거한 정확한 지표라는 의미에서는 신뢰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선택할지 여부는 환자 개인에게 달렸다는 뜻입니다.
--- p.165~166
암 환자들은 자꾸만 ‘죽느냐 사느냐’를 선택하려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죽으니 생사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죽지 않으려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즐기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사는 것입니다.
저도 암을 경험하고서야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길든 짧든 인생은 유한하므로 한정된 시간 안에 원하는 일을 모두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제일 하고 싶은 일부터 먼저 해야 하겠지요.
종교적으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태어난 데는 반드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재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실패나 성공이 아니라 의미가 있을 뿐입니다. 실패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사건이며, 오히려 성공에 안주하면 그것으로 끝인지도 모릅니다. ‘벌써 죽으면 안 되지.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있어. 그러니 암의 말을 잘 듣고 반성하여 생활 습관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자.’ 이렇게 결심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이 있든 없든 마찬가지입니다. 침울하게 처져 있기에는 시간이 아까울 테니까요.
신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에 활기차게 도전하는 사람에게 시간을 줍니다. 즉, 암이 저절로 사라집니다. 환자들을 통해 제가 실제로 확인한 사실입니다.
--- p.170~171
치료법을 정하는 것은 환자의 몫입니다. 의사는 조언과 도움을 줄 뿐입니다.
그런데 과학과 가치관을 혼동하는 의사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들이 믿는 과학은 암에 관한 데이터 일부를 제시할 뿐입니다. 그것으로는 4기 암이 사라지는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그들이 믿는 과학은 사실 본인의 가치관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을 환자에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과학에는 정답이 있어도, 가치관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는 의사의 신념에 휩쓸리지 말아야 합니다. 의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어딘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른 의사를 만나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동의할 수 있는 방침을 제시하는 의사를 찾아가세요. 부디 스스로 치료 방침을 정하기를 바랍니다. 의사의 말에 동의할 때만 그 말을 따르세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거부해도 됩니다.
--- p.188~189
환자에게 “환자분은 왜 암이 발병한 걸까요?”라고 묻기도 하는데, 그러면 대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대부분 인간관계입니다. 남편이나 상사, 동료 등 가까운 사람과의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것입니다. 환자들은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거나 저렇게 행동했다며 고충을 토로하지만, 과연 문제가 상대에게만 있을까요? 어쩌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거나 이런 행동은 안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타인은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의 원인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사고방식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며, 자신이 바뀌면 스트레스가 없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본인 문제입니다. 암을 치료하는 열쇠도 본인이 쥐고 있습니다.
--- p.203
암은 악이 아닙니다. 암은 미움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습관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게다가 암도 자기 몸에서 생긴 것이니 자신의 일부입니다. 이 생각을 수많은 암 환자에게 알리고 싶어서 암의 말을 듣는 시설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암은 생활 방식을 바꿀 절호의 기회입니다. 주변에도 실제로 암이 발병한 후 사고방식이 바뀐 사람이 많습니다. 환자들이 의사 말은 안 들어도 암의 말은 들을 테니 꼭 그런 시설을 만들어야겠다고 거듭 다짐했습니다.
--- p.214~215
암 발병 전에는 나름대로 환자의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라든가, ‘환자가 장래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암 발병 후에는 ‘지금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환자를 대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금’이란 ‘오늘’이나 ‘최근 몇 년’ 정도가 아닙니다. 좀 더 짧은 순간입니다. 말 그대로 ‘바로 이 순간’이죠.
미래를 보던 시절에는 ‘지금’을 보지 않았습니다. 눈앞을 보지 않고 언제나 미래에서 역산했습니다. 즉, 이상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암이 발병한 후에야 ‘지금을 제대로 살아야 제대로 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암은 대단합니다. 저 역시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생활 습관을 절대 바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신장암을 친근하게 ‘암 군’이라고 부릅니다. 넘치는 깨달음을 가져다주고 제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암 군’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p.252~253
죽음이라는 현실에 대해 가볍게 말할 순 없지만, 지금을 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고 괴로워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은 ‘죽음’만 한 은총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괴로움과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에게는 죽음보다 무섭고 괴로운 무언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살아 있는 한 어떤 일과 조우할지 모릅니다. 기적도 종종 일어납니다. 부디 암이나 실패나 좌절이나 곤경이 닥쳐와도 ‘그래도 웃음’으로 용기 있게 맞서보세요. 극복하지 못할 시련은 없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운 일이 있더라도 마지막에는 ‘죽음’이라는 은총이 있으니 괜찮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 p.264
암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많은 치료법을 개발해도, 결국 환자 개개인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방법도 무용하다. 그래서 암에 대해서는 더 많은 지식과 정보보다는 오늘 하루 나의 습관을 돌아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그 성찰에 도움을 준다. 내가 살면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암에 걸리지 않으려고, 혹은 암을 치료하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통해 원하는 삶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 p.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