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이고 제도적인 구조적 차별은 한 사람이 알아채거나 맞서 대응하기 어렵다. 차별금지 법제는 차별에 이름을 부여하여 사회가 맞서야 하는 대상을 분명히 하고, 이 싸움을 개인이 아닌 모두의 과업으로 만든다. 이런 법들을 만들어진 시기의 사회정치적 맥락과 한계를 넘어 끊임없이 진화하는 ‘살아있는 문서’로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타이틀 나인》에는 성평등이라는 이상을 실현하는 작은 틈새를 연 사람들, 숨어있던 차별을 발견해 만방에 드러낸 사람들, 활동가, 정치인, 법률가, 전략적 소송 당사자, 연대자 등 보통 사람들이 펼친 놀랍고 용감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50년 전 미국의 제정자들은 많은 여성이 타이틀 나인 덕분에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얻고, 차별에 맞설 근거를 축적·공유해, ‘그들만의 운동장’을 ‘모두의 운동장’으로 만들어 누리는 미래를 과연 상상했을까? 추상적인 37개 어절에 생명력을 부여하며 함께 확장하고 쌓아 올린 평등의 가능성과 투쟁의 경험. 어떤 법은 시공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혁명이 된다. 만약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한국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 《타이틀 나인》을 통해 한국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열어줄 새 미래를 더욱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존재 자체로 차별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책.
- 류민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부재할수록 간절해지는 것이 있다. 부재가 길어지면 간절함은 절망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차별금지법도 그렇다. 우리가 ‘차별금지법 있음’을 생생하게 그려볼수록 간절함은 열망이 될 텐데, ‘차별금지법 없음’에 익숙한 사회에서 그것의 있음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법안을 들여다본들 단어들만 있을 뿐이다. 이 몇 단어들을 구름판 삼아 도약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타이틀 나인》은 우리가 그려볼 수 없어 포기했던 것을 기억해 내고 하고 싶었던 일을 상상하게 돕는다.
나는 《타이틀 나인》을 법보다는 역사에 관한 책으로 읽었다. 교수 지원에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던 드센 여자 샌들러가, 대학에 입학하며 ‘출입 금지’ 경고를 받은 느낌에 휩싸인 흑인 민족주의자 프라이스가, 자신을 남성 대명사로 불러달라고 교사에게 요청한 개빈 그림이, 서로의 역사가 되어줄 수 있었던 장소가 법이었을 뿐이다. 심판의 언어로 상상되던 법이, 이들의 용기를 연결하는 장소로 다시 보이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법을 짓고 법을 뚫고 싸운 이들의 역사에 우리를 연결하는 일은 더욱 설렐 것이다.
널리 알려진 긴즈버그 전 대법관이 배경 인물로 등장할 뿐인 이 책이 누구를 독자로 초대하고 싶은지는 분명하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해달라 바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당신이 당신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그렇게 성차별 철폐의 역사가 끝까지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한 걸음 나아갔다고 안도하여 자만하거나 장애물에 상처 입었다고 절망하지 않기. 늘 스스로 거는 이 주문을 《타이틀 나인》을 읽으며 다시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교육계 성차별을 없애려는 ‘타이틀 나인’이 제정된 지 50년이 지났다. 그런데 책은 그 치열하고 고단한 50년을 우리에게 보여준 뒤 “향후 50년을 바라보며”로 마무리된다. 결말이 없다. 끝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여성과 소수자들은 교육받고, 운동하고, 직업을 갖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했으나, 여전히 그것은 ‘과거형’이 아니다. 차별은 치밀하고 집요하게 벌어진다. 저항에 지름길은 없다. 멀리 보고 바른길을 찾는 작업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는 지속성으로 이뤄진다. 나는 책을 읽으며 이 저항과 투쟁의 길이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 곧 관계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에 고취됐다. 독자들은 타이틀 나인을 둘러싼 50년 성차별 투쟁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각기 따로 흘러가다가 그 모든 흐름이 물줄기로 연결되기도 하고, 때로는 한꺼번에 모여서 반짝이는 호수가 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지름길은 없다는 것. 모든 저항에서 만남과 관계가 소중하다는 것. 우리를 다시 일으킬 주문이 되길 바란다.
- 이라영 (예술사회학 연구자)
실제적이고 명백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점에서, 20세기에 제정된 법 가운데 아마 가장 중요한 법인 타이틀 나인을 생생히 묘사했다. 독자의 세계를 확장하고, 독자를 시대를 뛰어넘는 여정으로 데려가는 책이다.
- 데이브 지린 (《더 네이션》 스포츠 담당 편집자)
버니스 샌들러라는 겸손하지만 용감한 여성이 어떻게 자신이 받은 성차별적 억압을 수백만 여성을 위한 교육 해방으로 전환했느냐 하는 놀랍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도 희망을 안겨주는 탁월함이 빛난다. 부디 놓치지 말기를.
- 제니퍼 프라이드 (기관의 용기를 위한 센터 설립자)
학생, 교원, 학교 행정 담당자, 학부모 등 교육을 염려하는 모든 사람,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반드시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낸시 치 캔털루포 (웨인주립대학교 법학 교수)
1972년 법을 획득하고, 시행하고, 보존하기 위한 힘겨운 싸움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저자는 196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을 지휘한 지도자들의 활약을 전기적으로 선명히 묘사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또 #미투 운동의 역사적 기원과 이전 사례를 조명한다.
- 루스 밀크먼 (CUNY대학원센터 사회학·역사학 교수)
셰리 보셔트는 페미니스트들이 교육계의 성 불평등에 반대하고 여성과 소녀의 동등한 접근권과 기회 보장을 위해 수십 년에 걸쳐 벌인 투쟁을 이 책에 담아낸다. 후퇴와 승리, 시위와 집회, 의회와 법정에서의 투쟁을 전부 기록한다. 중요한 시기에 출간된 중요한 책. 타이틀 나인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야 할 당위를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 캐서린 스필러 (《미즈》 편집장)
한 개인의 체험이 어떻게 전국적인 운동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이 흥미진진하게 술술 읽힐 것이다.
- 데버라 T. 애시퍼드 (호건러벨스 LLP 수석 변호사)
하나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진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지침서이기도 하다. 정말로 중요한 책이다.
- 루시 제인 블레드소 (No Stopping Us Now 저자)
저자는 타이틀 나인을 설명하면서 교차적 페미니즘을 핵심적인 요소로 훌륭하게 옹호했다. 흑인 여성과 다른 유색인종 여성들 이야기를 부수적으로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서사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제시한 것을 보고 참 기뻤다.
- 나카이 애디 (작가, 편집자)
지난 50년간 학교에서 젠더 형평성을 향상해온 타이틀 나인에 바치는 탁월하고 감동적인 찬사. 이 획기적인 법을 수호한 인물들, 즉 법안 발의자와 옹호자들, 생존자와 운동선수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젠더 고정관념을 깨부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책의 중심에 놓인다. 면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한 책이자 희망으로 가득한 이 책은, 모든 사람을 위한 젠더 정의를 위해 계속되는 우리의 투쟁에 영감을 제공한다.
- 노린 페럴 (평등권옹호회 대표)
나는 타이틀 나인의 역사에 관한 충실하고 정확한 기록이 없었던 점을 자주 안타까워했다. 타이틀 나인은 여성이 투표권을 얻은 이래로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 공백을 메워줄 것이다. 타이틀 나인의 역사에서 핵심을 이룬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음으로써, 책은 더 광범위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그들도 어떻게 하면 타이틀 나인과 교육계의 젠더 형평성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 이해를 높이는 일에 도움을 줄 것이다.
2019년 사망하기 전 원고 전반부를 읽고 남긴 말
- 버니스 레스닉 샌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