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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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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86g | 140*210*23mm
ISBN13 9791172037727
ISBN10 1172037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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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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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열정과 호기심을 지닌 건 메리 애닝뿐이었지만, 그런 대화를 하기에는 너무 어렸다. 그때는 그 애가 어서 자라 내가 바라는 우정을 나눌 수 있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소망은 이뤄졌다.
--- p.45 「숙녀답지 못한, 지저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중에서

사냥꾼들은 날씨가 어떻든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밖에 나가서 얼굴이 볕에 타든 말든, 머리가 바람에 헝클어지든 말든 상관없이 열심히 일한다. 우리는 항상 눈을 찌푸린 채 거친 손톱과 다 갈라진 손으로 사냥감을 찾는다. 우리의 부츠는 진흙이 묻고 바닷물로 얼룩진다. 하루만 지나도 옷은 더러워진다. 아무것도 찾지 못하는 날이 많지만 우리는 끈질기게 열심히 일하며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에 좌절하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대상은 특별했으니까. 온전히 바삭거리는 불가사리, 주머니가 달린 벨렘나이트, 비늘이 모두 달린 화석 물고기 등. 그렇지만 우리는 다른 것도 줍고 절벽과 바다가 내놓는 것에 열린 마음을 갖는다.
--- p.118 「가증스러운 짓이라」중에서

그때는 너무 어려 조 오빠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는 오빠가 평범한 삶을 선택했음을 알게 됐다. 오빠는 나처럼 남의 입에 오르기도, 이상한 옷을 입고 바위만 벗 삼아 해변에서 혼자 시간을 보낸다고 조롱당하기도 싫었던 것이다. 오빠는 다른 사람들이 가진 평범한 것을 원했다. 안정된 삶과 점잖은 사람이 될 기회를. 그래서 오빠는 견습생이 될 기회를 넙죽 받아들였다. 나는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오빠 같은 기회를 얻었다면―여자아이가 견습생이 되어 일을 배울 수 있다면―나도 같은 선택을 해서 재단사나 정육점 주인, 제빵사가 될 수 있었을까?
아니다. 내 뼛속에는 화석이 있었다. 해변에서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나는 바늘이나 칼, 화덕을 위해 화석을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 p.138 「우리는 화석이 되어 해변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중에서

“제가 바닷가에서 봤습니다. 대령님과 메리는 그렇게 했어요. 대령님이 익티오사우루스를 발견한 게 아니에요. 메리가 발견한 뒤 그 옆에 망치를 떨어뜨려 대령님이 집어 들다가 표본을 보게 했죠. 저도 그 자리에 있었어요. 제 눈으로 봤죠. 익티오사우루스는 메리 것인데 대령님이 앗아 갔어요. 대령님이 부끄럽습니다.”
--- p.228 「나도 그에게 조금은 반했다」중에서

“화석 사냥꾼으로서 네 미래를 생각해 봤다. 아내로서가 아니라. 아주 좋은 아내가 될 여자들은 많다. 사실 대부분이 그렇지. 하지만 넌 하나뿐이다. 런던에서 경매를 준비하면서 화석에 대해 많이 안다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어. 화석이 무엇인지, 어떻게 여기 왔는지, 무슨 의미인지 서로 묻고 답했지. 하지만 네가 아는 것의 절반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뿐이었어. 네가 아는 건 독학으로 배운 것이고 책이 아니라 경험에서 온 거지만, 그렇다고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너는 표본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보냈어. 해부학을 공부하고 그 종류와 섬세한 차이를 봤다. 익티오사우루스가 우리가 상상한 그 무엇과도 다른 독특한 존재인 것을 알아봤지.”
--- pp.268~269 「밀물이 바닷가에 가장 높이 차오른 자국을 남기고 밀려나듯이」중에서

날 보더니 엘리자베스 씨의 얼굴이 햇살을 반사하는 골든 캡처럼 환해졌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쳤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다가가서 엘리자베스 씨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시내 사람들이 다 모인 앞에서. 패니 밀러는 야채 장수 앞에서 그 광경을 쳐다봤고 엄마가 무슨 일인가 보러 왔으며 내 뒤에서 험담을 하던 사람들이 이제 대놓고 떠들 수 있게 됐지만 상관없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얼싸안고 울었다. 엘리자베스 씨는 운 적이 없는 사람인데도. 이키와 플레시를 찾고, 버치 대령을 따라 과수원에 가고, 프레보 씨를 만나는 온갖 일을 겪고도, 이것이 내 평생 가장 큰 행복을 알리는 번개였다.
--- pp.351~352 <내 평생 가장 큰 행복을 알리는 번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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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 역사적 인물들이 이토록 영리하게 사용된 적은 없다.
- 가디언
◆ 탁월한 여성들의 연대와 활약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일품인 작품.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 진화론이라는 개념이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 시대에, 슈발리에는 이 아이디어들이 아직 제대로 형태를 갖추기 전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 내며 그 시도가 얼마나 도전적이었는지를 보여 준다.
- 인디펜던트
◆ 슈발리에는 마치 화석 사냥꾼처럼 역사의 해변을 샅샅이 뒤져 뛰어난 두 여성 과학자 이야기를 발굴하고 설득력 있게 재창조했다.
- 파이낸셜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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