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전설은 줄거리가 너무 깔끔해서 오히려 믿을 수가 없게 마련이다. 여분의 내용이란 전혀 없고, 이야기의 모든 내용은 서로 연관되어 결론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너무 기묘하고 우연의 일치이기 때문에 절대 사실일 수는 없으며, 똑같은 이야기가 서로 다른 여러 배경에서 벌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나 그렇다. 하지만 도시전설은 매번 이야기될 때마다 ‘친구의 친구friend of a friend’에게 (민속학자들의 전문용어로는 ‘친친FOAF’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어났던 어떤 일이라고 소개된다. 요약하자면 도시전설은 너무 ‘훌륭한(즉 다듬어지고, 균형 잡히고, 초점 잡히고, 깔끔한)’ 나머지 오히려 사실 같지 않은 이야기인 것이다.
---「서문」중에서
영국 과학소설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는 이 이야기를 소설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1984)에 삽입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은 오스카를 수상한 단편영화 「점심 데이트The Lunch Date」(1990)의 줄거리를 제공했으며, 이와 별개로 네덜란드의 독립 영화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ignon」(1988)에도 영감을 제공했다. (……) 소설가 이언 매큐언Ian McEwan은 소설 『솔라Solar』(2010)에 이 이야기의 훌륭한 버전을 집어넣었는데, 여기서는 민속학자인 등장인물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이야기를 『계간 현대전설Contemporary Legend Quarterly』에 기고해야 되겠어!”
---「쿠키 봉지」중에서
옆집 이웃인 “연세 지긋한 괴짜”이자 전직 사교계 인사인 여자가 이들을 방문했는데, 크고 시커먼 래브라도리트리버 한 마리가 뒤따라서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이 개가 신혼부부의 애완동물인 샴고양이를 쫓아다니느라 방 안이 엉망진창이 되고, 놀란 손님이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집주인 여자가 하소연했다. “제발 댁의 개 좀 데리고 가세요.”
결정적인 한마디. “저희 개요? 이봐요, 젊은 양반, 나는 저 짐승이 댁의 개인 줄 알았어요.”
---「저희 개가 아닌데요」중에서
도시전설은 저마다 줄거리가 완전히 달라도 교훈은 사실상 똑같다는 점에서 우화와 결정적으로 다르다. 대부분의 도시전설에서 가르치는 교훈은 (다른 여러 가지 교훈 중에서도 특히) “그/그녀/그들은 받아 마땅한 결과를 맛보았다”이다. 이때 “그들”이 얻는 것은 상당히 고약하게 마련인데, 예를 들어 죽은 고양이, 죽은 할머니, 소변 샘플, 심지어 이보다 더 끔찍할 때도 있다.
---「제3장 「자업자득」 서문」중에서
젊은 남자가 번쩍이는 신형 코르벳을 재빨리 몰아서 여자 옆을 지나가더니, 빈 주차 공간에 ‘자기’ 차를 집어넣고 내려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봐요!” 벤츠를 탄 여자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 주차 공간은 내가 기다리고 있었다고요!”
그러자 대학생 또래의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하지만 젊고 재빠른 사람은 이렇게 하는 법이라고요.”
바로 그 순간, 여자는 벤츠에 기어를 넣고, 차를 몰아서, 번쩍이는 코르벳의 오른쪽 뒤 범퍼와 모서리를 들이받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젊은 남자가 펄펄 뛰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그러자 벤츠를 탄 여자가 대답했습니다. “늙고 돈 많은 사람은 이렇게 하는 법이라네.”
---「부자의 복수」중에서
한밤중에 혼자 집으로 운전해 가던 여자가 있었는데, 기름을 넣으려고 멈춰 서야 했습니다. 여자가 주유소에 들어서자 직원이 기름을 넣고 신용카드를 받았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직원의 태도가 좀 이상해지면서, 이렇게 말하는 거였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손님. 지금 주신 신용카드에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죄송합니다만 사무실로 좀 와주시죠. 제가 보니까 이 번호를 좀 확인해봐야······.” 그러니까 유효기간이 만료된 카드라든지, 뭐 그런 거라는 뜻이었죠. 여자는 직원의 말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일단 사무실로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자가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직원이 문을 잠그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님 차 뒷좌석에 고기 써는 칼을 든 남자가 숨어 있어요!”
---「뒷좌석의 살인자」중에서
자동차 지붕에 올려놓고 잊어버리는 다른 물품으로는 핸드백, 지갑, 책, 식품 꾸러미, 도시락통, 스키 장갑, 낚싯대, 카메라, 이런저런 꾸러미, 위스키 병, 심지어 명품 바이올린까지도 있었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건 분명하지만, 이야기가 구비전승을 통해 유포되는 과정에서 서술자는 줄거리의 세부 사항을 일반화하고, 선호하는 부분을 부연하고, 해피 엔딩에 초점을 맞추면서 결국 “민간전승화”한다.
---「지붕 위의 아기」중에서
책상 위에 악어 라이터를 놓아둘 만큼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인 플래허티에게는 이런 질문 모두에 대해 반드시 답변할 의무가 있다. “아니란다, 버지니아. 뉴욕시 하수도에는 악어가 전혀 없단다.”
그런데 플래허티의 말에 따르면, 하수도에 악어가 없는 이유는 일단 충분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고, 아울러 충분한 먹이도 없기 때문이다. “최대한 점잖게 이야기하자면, 그곳에 있는 먹이 대부분은 이미 한 번 소화된 것이기 때문이지요.” 나아가 집중호우 동안 하수도를 통과하는 격류로 말하자면, 제아무리 악어라도 충분히 빠져 죽을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수도의 악어」중에서
「빼주세요!」 전설 대부분은 버거킹과 도미노피자를 다루는데, 두 업체 모두 최소한 1987년부터 줄곧 표적이 되어왔다. 이 사실무근의 풍문이 만연했을 즈음, 나는 도미노 피자의 사내 간행물 『페페로니 프레스Pepperoni Press』 1990년 4월 13일 자에 기고한 짧은 글에서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의 일반적인 전개 방식을 설명하며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하지만 내 조언도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는지, 그 이야기는 1993년에 미국 전역에서 다시 터져 나왔다. 보통은 위에 인용한 버전처럼 피자를 오염시킨 범인이 희생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기 범행을 밝히는 식이었다. 이 장의 서문에서 언급한 코로나 맥주 공포담 역시 1987년에 시작되었음을 고려해보면, 우리로서는 그때야말로 식품업계에는 좋지 않았던, 반면 오염 전설에는 좋았던 한 해였다고 판정할 수밖에 없겠다.
---「마요네즈 빼주세요! 모차렐라 빼주세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