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라는 꿈을 꾸다가 이제는 꿈꾸며 자는 사람들의 밤을 지키는 파수꾼이 된 정수현 작가와 유정이 아빠의 말을 마지막으로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꿈과 현실의 선택지 앞에서 쉽게 잠들지 못할 S 님이 오늘밤만은 푹 잠들기를 바라며. “그럼 나는? 나는 뭘 지킬까 아빠?” “너는 네 꿈을 지켜야지, 인마.”
--- 「“너는 네 꿈을 지켜야지” | 우리가 못 자는 이유」중에서
웬디는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을까요? 웬디에게도 조력자가 있었습니다. 나는 이들을 ‘모퉁이 의 신’이라고 부릅니다. 골목의 모퉁이를 돌 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도움을 주는 신 같은 존재. 누군가는 ‘변장한 천사’라고도 부르는 낯선 사람들입니다. (…) 믿을 사람도, 버틸 원동력도 오로지 나 자신뿐인 상황일지라도 논리적인 결론은 단 하나, 전진입니다. (…) 당신이 꿈과 멀어지고 있을 때 모퉁이에 서 있을게요. 부디 저를 알아봐 주세요.
--- 「‘모퉁이의 신’을 믿어요 | 스탠바이, 웬디」중에서
〈도쿄 소나타〉를 보면서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영화가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영화의 결말을 보여주는 일이라는 것. 도중에 꺼버리지만 않는다면 어떤 주인공이든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 인생이 너무 길어서, 내가 해온 일들, 혹은 하지 않은 일들이 모여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 수 없어서 막막할 때마다 꺼내볼 영화가 한 편 더 생겼습니다. E 님과 함께 보고 싶어요. 보상처럼 주어지는 겐지의 〈달빛〉 연주를 함께 듣고 싶어요. E 님의 이야기도 꼭 그런 결말을 맺길 바라며.
--- 「어떤 주인공이든 결말을 향해 나아가니까 | 도쿄 소나타」중에서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것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나는, 그래서 주인공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즐겁습니다. 인간은 참 변하지 않는 존재인데 영화 속 주인공은 틀림없이 변하잖아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성과와는 상관없이 변하게 되지요. 그래서일까요. 나는 늘 위기나 절정이 아닌 변화된 주인공이 너덜너덜한 깨달음을 손에 쥐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엔딩에 더 감화되곤 합니다. (…) 비로소 바라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옅게 웃음 짓는 장면을. 나는 안심하며 보통의 이치코로 살아갈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지도 않을 만큼 뻔하기를.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 「엔딩 후에 펼쳐질 이야기 | 백엔의 사랑」중에서
열등감은 열등감으로만 남아 있지 않을 거예요. 다른 것으로 바뀐답니다. 그게 무엇이든 당신을 움직이게 할 거예요.
--- 「불쑥불쑥 부러워질 때면 | 엔칸토」중에서
나를 망하게 하는 것도 나를 구원하는 것도 오로지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 「한 번은 가족을 떠나야 한다 | 힐빌리의 노래」중에서
좋은 선택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자주 고민합니다. 삶의 모든 순간은 선택이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사는 게 삶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지만, 그래서 내 선택이 좋은 선택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현재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일 뿐, 선택하지 않은 결과는 영원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으니까요. (…) 순간의 충동적인 선택은 팍팍한 삶 속에서 나를 구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하찮고 소중한 함정이랍니다.
--- 「내가 책임지고 싶은 모습 | 스트레인저 댄 픽션」중에서
내 직업에는 어떤 표현이 어울릴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 형용사 사전을 펴놓고 한참을 고르다가 한 단어 앞에 멈추었습니다. 꾸준하다. 아, 작가라는 직업은 수수하지만 꾸준한 일이구나. 생각하니 이 일이 더 좋아졌습니다. (…) 다른 일에 비해 수수할 수 있지만 내 직업에만 있는 긍정적인 뉘앙스를 찾아보세요. A 님의 수수하지만 ○○한 일이 궁금합니다.
--- 「나의 일에 붙일 형용사는 |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중에서
주인공이 실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꿈을 이루는 영화 같은 일은 저의 현실에는 없었습니다. 직업이란 건 조금도 극적이지 않게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 무엇이 되기 전까지 중요한 건 확신이 아니라 그것이 좌절되어도 계속 좋아할 수 있는가입니다.
--- 「내겐 너무 애매한 재능 | 4등」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해도 되는 선례가 되기.
--- 「마흔에 지망생| 위 아 40」중에서
M 님은 어떤 풍경의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저는 욕심 부리지 않고 가진 것 안에서 행복한 풍경을 이루고 싶어요. 과하게 흘러넘치지 않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것이 물질적 풍요든, 감정이든. 부족한 부분이 모여 제법 괜찮은 전체를 이루고 싶어요. 그 풍경이 희미해질 때마다 플라타너스에 오르는 심정으로 이 영화를 꺼내보고 싶어요.
--- 「이상형이라는 풍경 속에서 | 플립」중에서
삶의 큰 의미 같은 것 없이도 살고 싶어지는, 더 잘 살아내고 싶어지는 순간은 언제든 어디에든 있었습 니다. 〈체리향기〉도 그런 영화입니다. 삶의 의지를 상실해 버린 주인공이 죽기 위해 길을 떠났다가 불현듯 살고 싶어지는 순간을 만나는. (…) 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삶의 의미 같은 건 없어도, 당신만의 체리 한 알을 떠올려 주세요.
--- 「부디 사소한 이유로 살아주세요 | 체리향기」중에서
제게 ‘잘’ 산다는 건 나를 만나 다행이라고 여기게 되는 삶이에요. 가족도, 친구도, 그리고 나도. 나를 만나 다행이었던 삶. 좀 더 욕심을 낸다면 나랑 만난 게 득을 본 것 같은 삶. 사는 동안 그런 기억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 「나를 만나 다행이었다고 | 요노스케 이야기 & 스탠 바이 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