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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수업

: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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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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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10g | 140*210*20mm
ISBN13 9788934920885
ISBN10 8934920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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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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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타고난 감수성을 바꾸기엔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나는 감수성도 철저한 훈련의 결과임을 고백하고 싶다. 나는 타고난 감수성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매일 훈련해온 감수성 덕분에 지금껏 행복한 글쟁이로 살아가고 있다. 훈련 방식은 더 많이, 더 자주 느끼고, 깨닫고, 읽고 쓰고 듣고 말하며, 마침내 타인과 함께 공감하기다. 조금 남다른 것이 있다면, 어떤 새로운 느낌이 뜨겁게 말을 걸 때까지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맹렬하게 집중하는 것이다. 내 마음속 보이지 않는 감수성의 모터가 마침내 불타올라 새로운 삶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때까지.
--- 「책을 펴내며」 중에서

문해력은 문장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문장이 아니어도 좋다. 문해력은 내 곁에 다가온 문장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문해력은 나쁜 문장을 식별해낸다. 아무런 해가 없는 것처럼 위조된 문장, 매끄럽게 꾸몄지만 어떠한 유익한 내용도 없는 문장이 판치는 세상이다. 가짜 뉴스처럼 편파적이고, 공익 광고처럼 보이지만 교묘하게 강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어를 식별해내는 능력이야말로 지혜로운 문해력의 시발점이다.
--- 「푼크툼과 스투디움」 중에서

궁리(窮理)라는 말이 참 좋다. 궁리, 그저 오래오래 생각해보는 몸짓을 이렇게 아름다운 말로 표현하다니. 생각을 실타래처럼 늘여보기도 하고, 생각을 공처럼 굴려보기도 하고, 생각을 마그마처럼 폭발시켜보기도 하는 것. 그것이 글쓰기다. 마침내 내 안에 꿈틀거리고 있었던 가장 아름다운 빛을 꺼내서 매일매일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매일 한 페이지씩 글쓰기의 아름다움이다.
--- 「리추얼」 중에서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마들렌이, 어떤 콩브레가 숨 쉬고 있을까. 부디 우리가 소설 속 마르셀처럼 잃어버린 모든 애틋한 시간과 장소를 끝내 되찾는 영혼의 모험을 멈추지 않기를 꿈꾼다. 나의 마들렌은, 나만의 이야기의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뜨거운 환희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내 삶을 밀어가는 가장 뜨거운 열정의 수레바퀴, 그것은 바로 ‘나만의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간절한 소원이다. 몸속의 심장처럼, 내 영혼의 중심부에도 이야기의 불꽃이 타오르는 영혼의 화덕이 있어, 내가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그 이야기의 화덕만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
--- 「와인과 마들렌」 중에서

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자오선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표준시는 언제입니까’라고. 그 많은 트라우마에도 나는 결코 망가지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 에고를 겹겹이 둘러싼 울타리들이 와르르 기쁘게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안정된 직장도 보장된 미래도 뚜렷한 목적도 없이 떠나온 머나먼 이국땅에서, 나는 오랫동안 떠돌며 비로소 ‘진짜 나 자신’이 되는 해방감을 맛보았다. 모든 타인의 시선에서 해방된 느낌이었다.
--- 「그리니치 천문대」 중에서

나는 내게 주어진 모든 감수성을 다 쓰고 남김없이 에너지를 불태우고 살다 가면 좋겠다. 예술에 대한 사랑,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사랑이 나도 모르게 넘쳐나서, 그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는 풍요롭고 충만한 인생을 살고 싶다. 나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권리, 자신의 숨은 재능을 끌어내 세상 밖으로 표출할 권리, 진정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글을 쓸 권리를 지키기 위해 그 모든 것을 가로막는 세상과 싸울 것이다.
--- 「수전 손택」 중에서

프시케는 운명 앞에서 도피하지 않는다. 도전하고 추구하고 포기를 모르고 전진하며 실수하더라도 다시 일어선다. 그런 용기야말로 프시케의 후예인 우리가 여전히 필요로 하는, 진정한 영혼의 자유가 아닐까. 죽음이 기다리는 줄 알았던 곳에서 아름답고 신비로운 운명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참혹한 고통이 기다리는 줄 알았던 곳에서 뜻밖에 소중한 성장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 「프시케」 중에서

내가 더 많이 사랑해도 내 사랑은 결코 줄지 않는다. 내가 더 많이 그리워하고, 내가 더 많이 아껴줄 때마다, 내 사랑은 오히려 커지고 강인해지며 풍요로워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리 짝사랑을 퍼부어도 그 사랑이 아깝지 않다. 그가 나를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그를 더 많이 좋아하는 것을 들켜도 괜찮다. 더 많이 기울어져버린 그 사랑, 그 우정, 그 기우뚱함이 전혀 안타깝지 않다. 그 친구를 통해 나는 ‘기울어진 우정’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
--- 「앤과 다이애나, 그리고 황광수」 중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잃어버린 옛 시절의 추억을 안주 삼아 도란도란 끝없이 수다를 나누는 것. 그것은 고고학자가 흙이 가득 묻은 고대 유물을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붓질로 살살 털어내는 듯 가슴을 떨리게 한다. 우리 가슴속에서 밤마다 우는 내면아이의 상처를 보살피는 따스한 눈길, 그리고 서로의 잃어버린 내면아이를 꼭 안아주고 토닥일 수 있는 다정한 마음이야말로 내면아이의 찬란한 빛을 찾는 간절한 무기가 될 수 있다.
--- 「우리 세 자매」 중에서

우리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분명히 오는 중임을 당신이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입을 틀어막는 권력에 맞서, 당신의 꽃을 꺾어버리려 했던 모든 억압에 맞서, 꽃보다 더 아름다운 당신의 영혼이 비로소 ‘나만의 눈부신 언어’를 찾아 수줍은 꽃봉오리를 활짝 터뜨릴 날을 꿈꾸며. 세상 모든 꽃을 꺾을 수 있을지라도, 이미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오고 있는 그 봄은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기에.
--- 「후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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