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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는 세계

: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생각한 것들

신용욱 | 부키 | 2024년 09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16건 | 판매지수 8,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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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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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9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80g | 120*205*15mm
ISBN13 9791193528297
ISBN10 119352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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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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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직장이라면 진급의 개념이 있고 직급마다 하는 일이 조금씩 다르거나 새롭게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어쩐지 이 일은 그렇지가 않다. 연기의 초석을 잡아 주는 과정을 매번 반복한다.스스로 그만두지 않는 한, 같은 직급으로 계속 가야 한다는 말이다.
---「프롤로그」중에서

기다림의 형태는 다양하다. 밀어 두었던 영화와 드라마를 열심히 보거나 자신이 할 연기에 필요한 대사가 있다면 연기 노트에 부지런히 스크랩할 수도 있다. 설사 아무런 결실이 없더라도 목표한 오디션이 있다면 힘껏 문을 두드리며 그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기다림의 시간은 배우로서 정지된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아야 할 시기다.
---「어떻게 기다릴 것인가」중에서

미국의 유명 배우 존 말코비치는 자신이 영화에 출연하는 이유를 “마음껏 연극할 수 있는 생활을 책임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생활인과 예술인의 중간 지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배우는 연기로 돈을 버는, 즉 ‘생활 예술인’이다. 이 중간 지점을 잘 영위하며 살아가야 한다. 둘 중 하나에 너무 치우쳐 버리면 인지 부조화가 생기면서 길을 잃기 쉽다.
---「중간 지대에서」중에서

연주가는 자신과 관객을 연결시키는 악기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 성격에 어울리는 좋은 음악으로 관객에게 보답해야 한다. 배우도 ‘나’라는 악기를 잘 알아야만 악기를 잘 연주할 수 있다. ‘자기 객관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악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성격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말 것이다.
---「‘나’라는 악기 다루기」중에서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스스로 취약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극복하고자 한 행동이 생각지 못한 장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니 자신의 약점을 마냥 미워하거나 숨길 필요가 없다.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조금씩 굳건히 나아간 그 시간이 지금의 내가 더 나은 연기 선생이 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선물해 줬다고 믿는다.
---「약점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중에서

연기는 결국 마음과 마음의 교류다. 상대 배우와 나, 감독과 나, 관객과 나…. 그중에서도 가장 처음이 대본과 나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교류가 아닐까. 대본을 처음 보는 단계에서는 공들여 봐야 한다. 문장 하나하나의 표현, 그 속에 담긴 감정과 의도를 오래도록 관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각각의 문장을 떨어뜨려 어떤 변화가 감지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연기란 그저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하면 되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습득하는 감각이 다를 뿐 연기도 일종의 공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감각을 시간을 들여 ‘배워야’ 하는 것이다.
---「삶을 읽어 내는 일」중에서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유머는 희극 연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웃음기 어린 눈물이 왜 더 슬프겠는가. 비극을 연기한다고 목소리를 낮게 깔고 어두운 분위기만 조성하게 되면 자칫 따분하고 지루해질 수 있다.

비극적인 감정을 억지로 쥐어짜면서 관객들에게 슬픔을 강요하면 오히려 반발심이 생겨서 몰입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유머로 비극 특유의 압박이나 강박을 줄여 주면 감정을 천천히 흡수할 시간이 생긴다. 유머 감각은 비극을 몇 걸음 떨어져서 보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유머가 필요해」중에서

소신이 없는 배우는 원본 배우를 모방할 때 왠지 남의 창조적인 생각을 훔쳐 온 듯한 기분에 휩싸이면서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낀다. 자신의 연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본 배우의 연기도 아닌, 묘하게 완성도가 떨어지는 애매모호한 연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연기에 소신이 있는 배우는 자기라면 놓치고 지나갔을 법한 부분을 원본 배우가 독특하게 해석한 것을 발견하고 그 부분을 모방한다. 혹은, 어떤 특정 구간에서 모방 대신 색다른 연기를 넣어 보기도 한다. 자기만의 해석이나 표현이 원본 배우의 연기와는 다른 질감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모방하면서도 자기 색을 잃어서는 안 된다.
---「소신 있는 모방의 힘」중에서

어쩌면 좋은 연기와 나쁜 연기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생각도 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종합적인 ‘연기력(力)’이 아닐까. 배우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자신을 좀 더 나은 상태로 만들려는 힘이자 자신을 부정적인 상태에서 긍정적인 상태로 바꿔 놓는 힘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날카로운 연기 지적에 고개를 숙일 줄 아는 힘, 직업에 회의를 느끼는 상황이 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 오디션에서 떨어졌을 때 실패를 긍정으로 수용하는 힘, 외롭고 지루한 훈련을 끈기 있게 해내 결국에는 마침표를 찍고야 마는 힘, 질투를 내 훈련의 재료로 번역해서 쓰는 힘도 모두 연기력에 포함된다.
---「더 나은 배우, 더 나은 인간」중에서

연기 선생은 배우들이 각자에게 맞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담긴 메뉴판을 펼쳐 주면 된다. 어떤 메뉴를 시도해 볼지, 그 선택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끝이 실패로 귀결된다 하더라도, 해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경험’이라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만 마음에 심어 주면 된다.

배우로서의 앞날이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 같겠지만, 좋은 연기 습관을 찾아 나가며 그 시간을 잘 견뎌 내 보자. 그렇게 쌓아 온 시간이 있는 한, 정답이 없는 이 길 위를 헤매더라도 결코, 길을 잃진 않을 것이다.
---「에필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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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막 인쇄된 대본을 들고 신용욱 선생님을 찾아뵙는다. 선생님은 지난 25년간 내가 새롭게 맞이한 30여 개 세상의 문을 열어 준 분이다. 독자분들도 내가 선생님과 함께 작품을 탐구하며 고민하고 느꼈던 것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시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연기와 인생에 관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셨으면 좋겠다.
- 강동원 (배우)
연기를 배워 본 적 없어서 막연했던 스물한 살의 나에게 “배우라는 세계”는 신용욱 선생님과 함께 시작됐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섬세하고도 집요하게, 배우로서 오래오래 성장할 수 있는 뿌리를 심어 주셨다. 혹독하고도 오랜 시간을 견뎌 내야만 하는 게 배우의 숙명이라고들 한다. 괴롭고도 지난한 시간을 버텨 낼 뿌리를 이 책과 함께 성장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지훈
남들 앞에 서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나는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 비로소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연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집요하리만큼 끝까지 함께 파고들었고, 감정의 밑바닥까지 가 보는 순간에도 늘 선생님과 함께였다. 배우로서, 인생 선배로서 아낌없이 내주던 응원이 몹시 귀했다. 이 책을 통해 그 귀한 마음이 누군가에게 조용히 가 닿기를 바란다.
- 원빈 (배우)
신용욱이라는 예술가를 만나서 하나의 언어가 어떤 방향을 향하고 어떤 형태로 빚어질지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 감이 잘 잡히지 않는 방향과 눈에 잘 그려지지 않았던 형태는 어느새 입체적인 모습으로 내 눈앞에 나타났다. 선생님과 함께한 그 시간이 내 인생의 방향키가 된 듯하다. 내겐 너무나 감사한 선생님의 언어들이 수많은 독자 여러분께도 온전히 다가가길 바라 본다.
- 윤소이 (배우)
신용욱 선생님과의 수업에서는 언제나 제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연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셨고, ‘어떻게 저렇게까지 연기를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늘 연기에 관한 진심과 열정을 보여 주셨습니다. 20대에 이런 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연기에 진지하게 임하는 많은 분이 이 책을 통해 더 깊이 고뇌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준혁 (영화배우)
선생님과의 수업은 마치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여러 무기와 방패를 장착하는 과정 같습니다. 덕분에 현장에서 돌발 상황이 생기더라도 준비된 무기들을 하나씩 꺼내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적인 배움은 물론, 유리처럼 깨지기 쉬웠던 제가 감정을 쏟아낼 수 있게 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기에 조금씩 강한 저로,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한지민 (배우)
아무 준비도 없이 덜컥 배우라는 일을 시작하고 어느 하나 쉽지 않던 나에게 신용욱 선생님과의 만남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이다. 선생님과 함께 대본을 연구하고 고민했던 시간은 내가 여전히 배우라는 직업을 놓지 않고,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딛고 이겨 낼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었다. 독자분들께도 이 책이 꿈을 향해 단단히 딛고 설 수 있는 디딤돌 같은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다.
- 한채영
선생님께서는 저 자신을 솔직하게 마주해야 하는 순간을 뜨겁게, 때론 냉철하게, 외롭지 않게 함께해 주셨습니다. 그런 순간들을 통과하며 발견이라는 진귀한 경험을 했고, 지금도 그때의 배움이 깊게 남아 있습니다. 긴 시간을 관통하며 선생님께서 하셨을 고민과 마음이 담긴 따뜻한 등불 같은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어두울 수 있고 헤맬 수밖에 없는 길을 외롭지 않게, 또 좋은 발견을 하며 걸어 나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 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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