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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사이의 학

허주은 저 / 유혜인 | 시공사 | 2024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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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140*210*30mm
ISBN13 9791171257515
ISBN10 1171257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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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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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삼악산을 넘으면 안 된다. 할머니의 경고가 귓가에 울려 퍼지며 이쯤에서 그만 돌아서라고 내 뒷덜미를 붙잡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러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나는 가시 같은 솔잎에 얼굴을 긁히며 숲을 헤치고 나아갔다. 물집 잡힌 발에서 피가 철철 흘러 짚신이 젖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바위로 된 산비탈을 오르고 가파른 골짜기를 지나고 물살 빠른 강을 건너기를 며칠째, 이런 데 익숙지 않은 다리는 감각을 잃었다. 이슬아. 할머니의 목소리가 다시 나를 잡아 세웠다. 그쪽으로는 가면 안 돼.
--- p.10

대현이 태어나던 날, 그의 명이 올해로 다할 것이라는 무당의 예언이 있었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 정확한 일시까지 알지는 못했지만 대현은 죽기 전 반드시 지킬 목표를 하나 정했다. 절대 이 나라의 왕인 이복형의 손에는 죽지 않을 것이다. 꼭 죽어야만 한다면 단 하나의 과제를 완수할 때까지만이라도 하늘을 속여 살아남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 p.30

“내가 한마디 하지. 형제는 죽었다고 생각해. 전하의 손에서 절대 구해 오지 못할 거다.”
그의 말이 내 가슴을 강하게 때렸다.
“사랑하는 사람이 잡혀 갔으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지요. 이 땅의 끝에서 끝까지 가로질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야죠. 찾아야 합니다. 어떤 대가를 치른다 해도요.”
--- p.142

“하늘을 바꾸는 데 성공하면 반정이라 불리겠지. 위험한 폭군의 손에서 우리 왕국을 되찾는 거야.”
“실패하면 반란밖에 되지 않아요. 하늘의 뜻에 따르기를 거부하는 모반자가 될 뿐이라고요.”
내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언니를 데리러 왔지, 나라를 뒤흔들 마음 따윈 없어요. 그런 일에 내가 동참할 거라 생각한다면 착각이에요.”
대현이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나라를 뒤흔들지 않고서는 언니를 데려올 수 없어. 왕과 거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네가 어리석은 거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적절한 시간 내에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의기소침해졌고, 왕과 협상을 시도한다는 생각만으로 공포스러웠다.
--- p.182

언젠가 가족 다 같이 깊은 산중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절에 들렀던 우리 가족은 굶주린 늑대 무리에 에워싸인 한 마리 학을 보았다. 늑대 떼가 학을 갈가리 찢어 잡아먹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학은 엄청난 힘으로 내 예상을 깨뜨렸다. 진실은 그날의 학과도 같았다. 그만큼 강력했다. 아무리 흉악한 상대라 해도 맞서 공격할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 p.209

“무사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야.”
“이슬이는 능력 있는 애예요. 그 사실을 잊지 마세요.”
율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슬이와 다시 만나고 싶다면 딱 하나만 하시면 돼요.”
입술의 핏기가 사라진 대현이 마침내 구겨진 얼굴을 들어 율을 보았다.
“하늘을 움직이셔야죠. 가세요. 가서 이슬이를 위해 하늘을 움직여 주세요.”
--- 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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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하나가 좀 이상하다. 대담하지만 건방지고, 무모하지만 용감하며, 단순하지만 비관습적인 사고방식을 지녔다. 왕에게 납치된 언니를 만나야겠다는 일념에 여느 여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무리수를 강행하는 고집쟁이이지만, 사랑하는 이를 구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는 괄목상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판 을 뒤흔드는 별난 주인공 이슬의 신기한 매력은 허주은 작가가 쓰는 소설과도 닮은 듯하다. 역사의 씨실과 상상의 날실이 서로 교차하며 상상도 못한 진실의 무늬를 그려 내는 소설. 끔찍한 범죄와 강인한 사랑이 함께 수놓인 한 폭의 이야기 자락에 뜻밖의 아름다움이 자리한다.
- 박서련 (소설가)
매혹적인 미스터리, 정치적 음모, 위험할 정도로 아름다운 로맨스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임에도 서스펜스가 뛰어나다. 허주은 작가는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리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 Chloe Gong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첫 페이지부터 나를 끌어당겼다. 나에게 그랬듯이, 독자들에게도 가장 좋아하는 책이 될 것이다.
- Ann Liang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미스터리, 정치적 음모, 가족애와 로맨스 요소를 결합한 매우 세밀하고 풍부한 이야기이다.
-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
섬세한 고증으로 조선 시대의 잔혹사를 훌륭하게 묘사했다. 몰입감 있고, 강렬하며, 매력적이다. 최고의 페이지터너!
- 커커스 리뷰 Kirkus Reviews
역사적 순간을 강조하는 강렬한 미스터리와 천천히 피어나는 로맨스. 모든 영어덜트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School Library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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