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유혹의 기술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무력을 쓰는 방법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권력을 손에 넣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사회 전 분야에서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교묘하고 부드럽게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주변에서 여성적, 남성적 요소를 혼합한 유혹의 형태가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고도 부드러운 이미지로 접근해야만 효과를 거둔다. 사람들의 의견을 바꾸려면(유혹의 목표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교묘하고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정치 캠페인도 유혹을 배제하고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p.9
우리의 인격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부모나 배우자가 우리를 비난하고 공격적으로 대하면 우리도 상대방과 똑같이 반응하게 된다.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겉모습은 단지 그 사람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와 같은 대우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반영할 따름이다. 우락부락한 모습 뒤에는 부드러움을 갈망하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고, 억눌리고 절제된 모습 뒤에는 억제할 수 없는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억눌린 감정을 발산할 수 있게 해주고 받지 못한 것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면, 엄청난 유혹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p.134, 즐겁고 편안한 차머
유혹을 하려면 먼저 상대가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 뭔가 결핍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 자신의 빈 공간을 채워줄 사람을 찾게 된다. 우리 대부분은 게으르다. 우리 스스로 지루함이나 상실감을 달래려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보다는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그 일을 맡기는 것이 훨씬 쉽고 짜릿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서서 우리의 공허감을 채워주기를 바란다. 유혹자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든다. 상대가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하라. 상대를 절망에 빠뜨려 자신의 정체성에 회의를 품게 만들라. 상대가 삶을 갉아먹는 지루함에 덜미를 잡히는 순간, 유혹의 씨앗은 저절로 움트게 되어 있다. ---p.294, 가장 큰 불안이 가장 큰 약점이다
유혹자는 사람들의 겉모습과 실제 모습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은 질서정연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매 순간 싸움을 벌인다. 그 때문에 그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으며, 의심과 후회로 자신을 갉아먹고 있다. 강한 욕망을 억누르면서 도덕군자처럼 생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둔다면 유혹은 훨씬 쉬워진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유혹이 아니다. 유혹은 매일 일어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유혹에 빠지는 것이다. 그것만이 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유혹에 저항하느니 차라리 항복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 ---p.329, 상대의 가장 깊은 욕망에 집중하라
카사노바는 유혹할 때 대개 정신적인 차원을 강조했다. 그는 상대에게 신비하고 고상한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그에게 빠져든 여성들은 그가 자신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그가 자신을 이용하다가 버릴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상대 여성이 관계를 끝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결별을 제안하면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많은 선물을 주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