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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평화

저항하는 평화

: 전쟁, 국가 권력에 저항하는 평화주의자들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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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64g | 210*315*25mm
ISBN13 9788997889495
ISBN10 8997889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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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편자: 전쟁없는세상
평화주의자.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 2003년에 병역거부자들의 모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군사 주의와 전쟁에 저항하는 다양한 활동(병역거부 캠페인, 비폭력 프로그램, 무기거래 반대 캠페인,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 캠페인 등)을 하고 있다. 모든 전쟁은 인간성을 파 괴하는 범죄일 뿐이며,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 더 많은 문제들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일상적인 차별과 착취의 결과물이듯, 평화 역시 일 상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전쟁없는세상은 전쟁을,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을 우리 일상과 사회구조에서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withoutwar.org)
저 자 소 개
엄기호 (문화인류학자)
김종대 (국방 평론가)
강인철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
정희진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서경식 (도쿄게이자이대 현대법학부 교수)
조영선 (교사. 인권교육센터 들 활동가.)
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최현정 (트라우마 치유센터 ‘사람 마음’ 상근 활동가)

※ 대담 참여자 상세 프로필


1 [청년] 서바이벌이 된 일상, 군대가 차라리 편하다?

엄기호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의 페다고지pedagogy 를 만드는 것을 삶의 화두로 삼고 있다. 현재 덕성여대 겸임교수, ‘교육공동체 벗’에서 발간하는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을 하고 있다. 저서로 《닥쳐라, 세계화!》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단속 사회》가 있고, 이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

여옥
대학 시절 반전운동을 하다가 병역거부를 알게 되었고,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쟁없는세상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전쟁없는세상에서 상근을 하며 병역거부 팀을 담당하고 있고, 비폭력 직접행동과 무기거래 문제에 관심이 많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집행위, 군 안보교육 대응 모임, 열린 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운영위, 무기제로, 비폭력 트레이너 네트워크 망치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2 [징병제] ‘덜’ 가혹한 군대는 가능할까?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이며, 국방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14~16대 국회에서 국방 비서관과 보좌관을 지냈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방전문위원, 이후 청와대 국방보좌관실에서 유일한 민간인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어 국무총리실 산하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노무현, 시대의 문턱을 넘다》 《서해전쟁》 《진짜 안보》 등이 있다.

임재성
전쟁없는세상에서 활동하면서 평화운동가들, 병역거부자들과 새로운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병역거부를 선택했으며, 2006년 5월 수감생활을 마쳤다. 출소 이후 평화 연구를 해보겠다는 마음에 사회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폭력의 사회학’이란 화두를 가지고 군사주의, 평화운동, 법과 폭력 등을 연구하면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가 있고, 논문으로는 〈군사주의에 갇힌 헌법재판소〉 〈평화권을 통해서 본 한국 인권 담론 확장과정 연구〉 등이 있다.

3 [종교] 정의로운 전쟁 vs 정의로운 평화

강인철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교수. ‘종교에 대한 역사사회학’과 ‘사회?문화에 대한 종교사회학’을 지향하면서, 주로 한국의 종교정치, 종교사회운동, 종교권력, 개신교 보수주의, 북한 종교, 지구화와 종교, 종교와 전쟁, 양심적 병역거부 등에 대한 탐구를 시도해왔다.

박정경수
평화 활동가. 기독교인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2006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다. 환경과 평화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군대와 군사주의라는 주제를 가지고, 군사기지에 대해 고민하며 활동가로 살고 있다.

4 [젠더] ‘거부’와 ‘기피’를 넘어 ‘탈주’하라

정희진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여성학은 하나의 분과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多학제적, 間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인식론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가정폭력과 여성인권》과 《페미니즘의 도전》을 썼고,《한국여성인권운동사》 《성폭력을 다시 쓴다》의 편저자이며 20여 권의 공저서가 있다.

샤샤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현재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혐오 발언Hate speech 에 관한 석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이길준 (가리)
병역거부자. 현역의경으로 복무하다 2008년 7월 병역거부를 했다. 2009년 11월 출소했다. 소설가이자 음악가.

5 [국민국가] 군대를 안 가면 국민이 아닐까?

서경식
1951년 일본 교토 출생으로 와세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도쿄게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성공회대학교에서 2년간 연구교수를 지냈다. 재일조선인들의 역사와 현실, 일본의 우경화, 예술과 정치의 관계, 국민주의의 위험 등에 대해 열정적으로 기고하고 강연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년의 눈물》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나의 서양미술 순례》 《나의 조선미술 순례》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청춘의 사신》 《디아스포라 기행》 《난민과 국민 사이》 《만남》(공저) 《언어의 감옥에서》 《시대를 건너는 법》 《디아스포라의 눈》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후쿠시마 이후의 삶》(공저) 등이 있다.

이용석
대학 때 학생운동을 하다가 병역거부운동을 만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전쟁없는세상에서 활동하며 병역거부를 했다. 2009년 이후로는 출판사에 취직해 출판 노동자로 일하면서 전쟁없는세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6 [교육] 폭력을 다스리는 더 큰 폭력의 울타리

조영선
고등학교 교사. 인권교육센터 ‘들’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훈태
평택에서 약 5년간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쳤다. 평화주의 신념에 따라 병역거부를 한 뒤 1년 3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 후 대전교육연구소에서 잠시 간사로 일했다. 6년 조금 넘게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에서 담임 교사로 일했으며, 현재는 서산에서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과 발도르프교육학을 연구하고 있다. 슈타이너사상연구소 연구원.

7 [비폭력운동] 삶을 재구성하고 세상을 바꾸는 직접행동

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이자 교육공동체 벗, 땡땡책협동조합의 조합원. 《풀뿌리민주주의와 아나키즘》 《공공성》 《민주주의에 反하다》 등을 썼다.

오리
전라도 출신의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진 부모 덕분에 일찍이 사회의 불평등에 눈을 떴다. 학생운동 시절을 거쳐, 지금은 사라진 평화인권연대라는 단체에서 병역거부 관련 활동을 했다. 현재 전쟁없는세상 파트타임 상근자(수, 목, 금) 로 비폭력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으며 월요일, 화요일에는 의정부 두레방에서 이주여성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8 [트라우마] 평생 몸에 남아 있는 ‘군대’라는 상처

최현정
대학 및 대학원에서 임상·상담 심리학을 공부했고,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전문가 수련을 마쳤다. 국가 폭력, 성폭력, 조직적 성착취 체계에서 벗어나 삶을 회복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일했으며, 이와 관련된 글을 쓰고 연구를 했다. 현재 트라우마 치유센터 ‘사람 마음’의 상근 활동가로 일하며, 상담실 안에서는 심리 치료를, 상담실 밖에서는 공동체의 치유력을 발견해나가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윤정화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증권회사에서 파생금융상품 딜러로 일했다. 현재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회책임투자 분야의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전쟁없는세상의 회원.

이덕현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군대에 가면서 평화는 무엇인지, 군대는 왜 유지되는지 궁금해졌다. 군대에서 힘들었지만 무기력했던 시간들을 잊지 않고 뭔가를 하고픈 마음에 전쟁없는세상에 가입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렇게 우리 일상이 전쟁이고, 사회 자체가 군사주의로 작동하고, 그래서 끊임없이 적을 찾아 섬멸해야 하고, 나는 거기에 동원되어 합리적 토론이 아니라 누군가의 편을 들어야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단 말이죠. 어떻게 보면 군대에서는 전쟁을 준비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전쟁을 하지는 않잖아요.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표현을 비유적으로 쓰는데, 지금 사회는 실제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늘 전쟁을 치르며 사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군대가 편했다는 말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군사주의로 우리 삶이 어떻게 재편되었는가 하는 것을 보는 거예요. 군대를 통해서 군사주의 문화가 확장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입니다.
---「[청년] 서바이벌이 된 일상, 군대가 차라리 편하다? -엄기호」중에서

이렇게 보면 징병제라는 제도는 타당성과 실효성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지양해야 하는 신성한 존재로서의 국가, 그리고 그 국가의 중요한 구성 요인으로서 굳어진 우리의 관념이자 체계로 봐야 합니다. 그러니 함부로 못 건드립니다. 왜냐하면 국가와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니까요. 징병제가 여러 가지 지점에서 자리매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흔들리면 전체가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죠. 언젠가는 합리적으로 국가 안보를 해야 하고 현대전을 준비해야 하는데, 또한 저출산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지금처럼 군대가 존립할 수 없기 때문에 바뀌어야 하는데 군대가 저항을 하고 있죠. 군은 과거의 군사전략, 제도를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그것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애들을 죽이지 말고 살려놓고 싸우면 더 잘 싸울 수 있다는 말을 3성 장군이나 4성 장군이 합참의장이나 참모총장에게 말하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징병제를 하나의 군사 제도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이자 국가의 통치 기제로 봐야 합니다.
---「[징병제] ‘덜’ 가혹한 군대는 가능할까? -김종대」중에서

그야말로 국가와 지배층 스스로가 헌법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를 일삼았던 셈인 거죠. 종교의 자유는 헌법상 권리인데 하위 법령인 군형법으로 압박해서 결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침해를 당한 것입니다. 교리에 충실하면 처벌받아야 하고 교리를 어기면 처벌받지 않는 상황, 결국 국가가 현대판 배교背敎를 강요한 셈이었죠.
---「[종교] 정의로운 전쟁 VS 정의로운 평화 -강인철」중에서

병역거부를 하는 상황, 초반기 오태양 씨처럼 평화주의자니까 병역을 거부한다는 것과 촛불집회 상황, 동성애 관련한 병역거부는 각각 다른 정치학이라고 생각해요. 그 차이가 소중하고 또 중요합니다. 초창기에는 평화든 종교적 이유든 일반적 이유가 있었죠. 하지만 샤샤나 길준 씨는 다른 상황, 개인적 상황이지만 대단히 의미 있는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지요. 여러분들이 그것을 일반화하지 않도록 각각의 언설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군대를 가는 이유도 일반화할 수 없잖아요. 다 다르잖아요. 실연당해서, 대학이 싫어서, 집안 사정으로 등등. 군대를 거부하는 것도 일반화할 수 없는 굉장히 다양한 상황과 이유가 있어요. 즉 정치학이 복잡하죠. 그중 하나가 탈주라는 것이고요.
---「[젠더] ‘거부’와 ‘기피’를 넘어 ‘탈주’하라 -정희진」중에서

두 번째 질문인데 병역거부자는 과연 국민일까요, 비국민일까요. 이런 이분법으로 생각하면 법적으로는 국민이죠, 당연히. 그런데 이데올로기적으로는, 어떤 사람들이 볼 때는, 비국민인 거예요. 그런데 그런 차원에서 비국민이면 왜 안 되냐, ‘우리도 국민이다’ 할 수도 있고, 병역을 국민의 권리로 기피할 수 있게 돼야 해요. 그것이 국민의 권리로 인정되면 비국민이라 하기가 어렵게 돼요. 개인의 존엄이라는 거, 헌법상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정하는 사례예요. 독일이라는 국가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독일 기본법의 제1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인의 존엄이에요. 물론 개인의 존엄을 내세운 것은 나치 시절을 겪고 나서죠. 그때만 해도 국가나 민족이라는 게 가장 중요한 가치였고 개인은 그 아래에 있었습니다. 국가를 지키고 민족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개인이 희생하는 것이 가장 숭고한 가치라는 사고방식 때문에 2차 세계대전이 벌어졌고 유대인 대학살이 있었다, 그걸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의 존엄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그렇게 규정한 거죠.
---「[국민국가] 군대를 안 가면 국민이 아닐까? -서경식」중에서

학생들을 솎아내겠다고 하면서 정서행동 반응 검사를 해요. ‘나는 이유 없이 화나고 짜증이 난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같은 문항으로 조사해서 지수가 높게 나온 애들은 가해 학생이거나 피해 학생일 확률이 높으니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도록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거죠. 증상은 폭력적인 학교 문화, 입시 교육이라는 환경의 결과인데, 폭력의 결과를 오히려 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셈이죠. 제도나 구조, 상황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결과가 학생들의 행동인데, 마치 이것이 학교 폭력의 원인인 것처럼, 학생 자체가 원인인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면서 학교의 폭력성은 싹 꼬리를 감추는 것이죠.
---「[교육] 폭력을 다스리는 더 큰 폭력의 울타리 -조영선」중에서

싸우면서 우리의 영역을 넓혀나가야 지배자들이 두려워하지 않을까요. 정치적으로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저항하는 사람들이 자기 완결적인 삶의 구조를 갖춘다면 지배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말을 안 듣는 세력이 될 수 있죠. 정치적으로 아무리 급진적이고 과격하다고 해도 밖에서 모든 것을 공급받아야 하는 처지의 사람들은 그 공급 라인만 끊으면 쉽게 굴복시킬 수 있잖아요. 자급하는 공동체는 결국 그 공동체를 해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수단이 없기에 지배자에게는 매우 큰 부담일 수밖에 없죠.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비폭력을 매우 정치적인 행위라고 생각하지, 자기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행동, 물레를 돌리는 것처럼 삶을 재구성하는 행위로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비폭력운동] 삶을 재구성하고 세상을 바꾸는 직접행동 -하승우」중에서

윤정화 씨가 스스로 ‘어두운 마음’이란 표현을 썼는데 사람이 자신에게 어두운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저는 트라우마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일상에서 아주 고상한 존재, 바람직하고 올바른 존재이고자 하고, 자기에게 어떤 동물적인 측면이나 어두운 부분이 있는지 잘 보려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군대는 그것을 보게 하죠. 사람들은 누구나 어두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그것을 조절하면서 ‘나는 선한 사람이야’라고 하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인데, 어떤 시스템 안에 몰아넣고 사람에게 있는 어두운 측면을 시스템 유지에 쓴다는 것, 그것은 본인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것이죠. 신병이 노래를 잘 외우도록 하게 하기 위해 칼까지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평소에는 스스로 몰랐을 수도 있는데 어떤 상황, 시스템 안에서는 내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깨닫는 것 자체도 큰 충격이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어두운 측면을 보면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그 어두운 면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만들기도 하죠. 시스템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그 편이 오히려 손쉬운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트라우마] 평생 몸에 남아 있는 ‘군대’라는 상처 -최현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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