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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으로 읽는 인공지능

바둑으로 읽는 인공지능

: 감동근 교수 딥블루, 왓슨, 알파고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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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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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5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70g | 135*205*20mm
ISBN13 9788962621372
ISBN10 896262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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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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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둑과 인공지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알파고는 인공지능과 바둑이 만나는 지점의 이슈이다. 전 세계에 이 둘을 함께 연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이며 특히 우리나라 연구자는 몇 명이나 되겠는가? 게다가 기존의 바둑 인공지능들은 딥러닝과는 무관했으며 알파고는 차원이 다른 경지이다. 이번 행사에서 바둑과 인공지능의 교집합을 가진 사람이 절실히 필요했고 나는 그러한 관점에서 ‘전문가’로 불렸던 것이다. --- p.5

카스파로프가 딥블루에게 패했다는 사실은 인류가 전능한 컴퓨터한테 정복당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져 많은 이들에게 경악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또 당시 선진국의 사무실과 가정에는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어 있던 상황이라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의 강력한 계산 능력을 실감하고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아직도 인간이 계산과 관련된 체스에서 대등한 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놀라기도 했다. 체스 컴퓨터 개발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오랫동안 고대해왔던 목표가 마침내 달성된 것에 기뻐했고, 혹자는 이를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이나 나사(NASA)의 달 착륙에 비유하기도 했다. --- p.57

알파고의 첫 번째 신경망인 ‘정책망policy network’은 ‘인간 고수라면 다음 수를 어디에 둘까’를 예측한다. 주어진 장면에서 다음 수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즉 입력과 출력 사이의 관계를 도저히 간단한 함수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일련의 사고가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 같으니, 알파고는 인공 신경망의 입력과 출력 사이에 다수(13개)의 중간층을 둔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을 채택했다. 앞서 바둑에서 ‘현재의 모양을 간략화해서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런 단계별 추상화에 적합한 심층 신경망이 바로 컨볼루션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이다. --- p.97

그다음으로 구글은 왜 이세돌 9단을 상대로 골랐을까? 일단 구글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지난 10년간의 세계 대회 성적으로 볼 때 이세돌 9단이 독보적이었다는 것이다. 사실이다. 중국의 커제 9단이 최근 세계 1인자로 부상했지만, 중국은 정치적인 문제로 구글 접속을 막아놔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은 우선 이세돌 9단의 기보가 커제 9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알파고를 이세돌 9단 맞춤형으로 학습시킬 수 있다. 또한 이세돌 9단은 초일류 기사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초반 포석이 약하다고 평가받는데, 이를 발군의 중반전으로 극복하는 기사이다. 특히 승부호흡이나 흔들기는 역대 최강으로 꼽힌다. 상대의 심리도 잘 이용하고, 종종 시간 공격도 한다. 이런 이세돌 9단의 장점이 인공지능에게는 소용이 없다. --- pp.108-109

아마추어 바둑 팬들에게도 이세돌 9단의 패배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바둑은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는 단 하나 남은 보드 게임이라는 자부심이 깨진 것이다. 세상에서 최고인 줄 알았던 우리 아이가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처럼. 인공지능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 팬들에게는 충격의 강도가 더했다. 그저 강력한 계산 능력에 의존해 무차별 탐색 기법으로 체스를 정복한 딥블루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인간의 직관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인공지능이 바로 그 직관을 흉내 냄으로써 바둑을 정복한 것이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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