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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는 나의 힘

패배는 나의 힘

창비시선-281이동
황규관 | 창비 | 2007년 12월 1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4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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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31쪽 | 183g | 125*200*20mm
ISBN13 9788936422813
ISBN10 893642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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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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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술 먹으면서 보낸 시간만도 엄청날 것이라던 술친구가 시집을 낸다. 그사이에 직장도 서너 번 바뀌었지만 세상을 곱씹어 뱉어내는 말솜씨는 여전하다.
어느 한놈 골목으로 불러들여 반쯤 죽여놓듯이 자본주의적 소유관계를 골목으로 불러들여 “잎사귀 무성한 나무에서/새는, 아무 형체도 없이 울음만/바깥세상으로 내보내고 있다/그게 사실은 나무의 살과 새의 살이/녹아 흐르는 소리”(「흐르는 살」)라고 공동체적 나눔의 관계론으로 뱉어내는데 뭐라 하랴. 아마도 이게 그가 세계와 대결하는 방식일지 모른다.
그래서 그의 각 시편은 그 싸움을 집약하는 “맹목은 죽음의 길이거나 혹은 약동(!)의 길”(「거미를 보내며」), “비루함을 더 큰 비루함으로 완성하는 것”(「쇳소리」) 식의 경구들로 빛난다. 그리고 더 흥분된 마음으로 봐야 할 것은 거기에서 나온 빛이 한결같이 ‘삶에 대한 지독한 사랑’으로 모인다는 점이다.
이전 시집에서 그는 ‘죄 속에 길이 있다’고 했다. 죄조차 시인의 사유라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삶에 대한 무한한 사랑으로 변한다. 하지만 이렇게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다만 지적인 힘인 줄로 오해하지 말자. 그 힘의 영원한 근거는 “저 장외투쟁의 끝은/언제나 빈손이라는 것!”(「장외투쟁」)을 앎에 있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는 결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님을 보라, 황규관의 시집에서! ㅡ오철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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