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가 겁나는 이유는 그것이 마치 일급 강도처럼 느닷없이 침입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노화는 몇 달간 사전조사를 하고 실행에 옮기는 전문 은행 강도에 가깝다. 그만큼 노화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현실에서 나타나는 효과에는 상당한 시간차가 존재한다. 이는 우리가 60대, 70대, 또는 80대가 되어서야 나타나는 여러 가지 공격에 대비해 30~40대나 50대에 미리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 과학을 통해 노화를 조절하는 생물학적 과정이 밝혀졌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미토콘드리아, 텔로미어(telomere, 염색체 말단소립), 서투인(sirtuin), 일산화질소(NO, nitric oxide), 미주신경 등을 하나하나 익히다 보면 과학적 발견을 내몸에 적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 p.17~18

도시가 내몸처럼 특이한 유전적 암호를 지니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도시에서 지형은 유전자에 해당하며 지형에 따라 강이 만들어지거나 덥고 찬 기후대가 형성되고 태풍이 지나가는 통로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지형은 유전적이라 변하지 않지만 도시는 지진에 강한 건물 구조, 겨울철 추운 날씨에도 통과할 수 있는 지하터널, 물류를 위한 운하 등을 건설해 환경에 적응한다. 도시의 생명력에 ‘적응’은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것은 내몸도 마찬가지다.
어떤 도시는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해 황폐해지는 반면, 다른 도시는 적절한 자원이 원활하게 투자되어 잘 유지된다. 내몸 또한 근본적으로 장기 구조가 약하더라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우아하고 열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 책은 내몸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방법과 인체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면역체계는 내몸의 경찰서다. 혈관은 막힐 수도 있고 방해받을 수도 있으며 오래 사용하면 낡아버리는 고속도로다. 뇌는 도시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발전소다. 그리고 신경줄기는 내몸의 전력선으로 만약 이것이 끊어지면 여기저기 정전이 발생한다. 피부는 아름다움과 활력을 주는 도시의 공원과 녹색지대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지방이 모인 곳, 이를테면 뱃살과 허벅지살은 무엇일까? 당연히 쓰레기 매립장이다.
‘나’는 내 생명도시를 최고로 만들기 위한 의사결정권이 있는 시장(市長)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사망으로부터 내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살고 싶은 10대 도시 중 하나로 만드는 일이다. 그것은 자원을 적절히 투입하고 올바르게 관리해 도시를 생기 있게 가꾼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9

노화에 대한 진실은 지금 당장 노력하면 기대여명을 35퍼센트 이상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누구나 백 살 혹은 그 이상까지 살 수 있고 나아가 양질의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병원을 찾아가면 의사의 재능과 기술, 지식에 의존해 내몸의 고장 난 부분을 치료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그런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 p.30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손상이 발생하면 내몸은 줄기세포를 동원해 대응한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워 폐가 손상되면 줄기세포는 그 손상에 대응하기 위해 폐로 파견된다. 태양빛 때문에 피부가 화상을 입어도 보수를 위해 줄기세포가 출동한다. 하지만 이처럼 내몸을 보수하고 치료하는 것은 두 가지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아무리 가치 있는 과정도 양면성이 있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 p.98

인생의 초기에 커다란 스트레스를 겪으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담대해지고 앞으로 다가올 스트레스에 더욱 잘 대처하게 된다. 뜨거운 것에 덴 경험에서 이러한 반응의 예를 볼 수 있다. 사람을 포함해 어떤 동물이든 뜨거운 것에 닿으면 그 온도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다음번에 뜨거운 것을 만나면 잘 대응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죽지만 않으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은 그만한 생리적 근거를 갖고 있다. 그밖에도 외부세계로부터의 압력으로 발생하는 신체 내부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매우 많다. --- p.113

인체 내에서는 매일 약 7,000만 개의 세포가 복제된다. 이처럼 많은 복제가 일어나기 때문에 내몸에서 암세포가 생겨날 위험성도 그만큼 높은 것이다. 인체의 DNA 나선에는 각각 A, G, C, T의 네 가지 알파벳으로 표시되는 코드가 있는데, 세포가 복제될 때 그 코드를 잘못 복사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오타가 생기거나 복사종이의 일부가 접힌 채 혹은 빠진 채 복사되는 경우처럼 말이다. 확률에 따르면 이러한 오류는 복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땅볼을 잘 처리하든 타이핑을 잘하든 어떤 일에서나 횟수가 늘어나면 오류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유전자 특정 유형의 중요한 캺분에서 코드가 잘못 복제되면 정상세포는 암세포로 바뀌고 만다. --- p.156

많은 사람이 당뇨는 설탕을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설탕뿐 아니라 무엇이든 많이 먹어서 생기게 된다. 사실 고혈당은 천연적인 냉각방지제로 세포와 조직에 얼음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는다. 이것은 당뇨 자체는 얼어 죽을 사람을 보호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빙하시대에 생존, 번식, 종의 연장을 보장하며 인간을 보호해준 것은 오히려 당뇨였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왜 당뇨가 문제아로 떠오른 것일까? 그것은 당뇨로 인한 합병증 때문이다. 과거에는 인간의 수명이 짧았던 탓에 오래 사는 현대인에게 발생하는 당뇨의 장기적인 합병증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내몸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혈당에서 작동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과식하거나 항상 앉아서 생활하면 여분의 혈당을 소모하지 못해 내몸은 당에 절여지고 만다. 즉, 대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p.192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수면부족 상태에 있다. 수면부족은 내몸의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하루에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심장병, 중풍이 생길 확률이 50퍼센트 이상 높다. 또한 수면부족은 정신능력 감퇴나 과식을 초래하는데 이것은 노화를 일으키는 주요요인이다.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수면부족이 노화의 주요요인임에도 사람들이 수면부족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하룻밤이든 일주일이든 혹은 일생동안이든 수면이 부족하다는 것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카페인에 중독된 지친 몸을 이끌고 매일 아침 6시 7분에 울리는 알람시계를 깨부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도 그럭저럭 임무를 수행하며 살아간다. 이처럼 수면부족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수면부족은 사람을 균형이 맞지 않는 세탁기처럼 흔들리게 만드는 것은 물론 심지어 노화와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p.233~234

발기문제의 가장 중요한 기전 중 하나는 혈관질환으로 이것은 노화의 주요요인인 일산화질소 수준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발기를 위해서는 일산화질소가 음경으로 가는 동맥의 확장을 도와 혈액의 흐름이 원활해야 하며, 이때 동맥이 굳은 정도는 발기 유도와 지속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발기질환은 심장문제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섹스 파트너에게 발기문제가 있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침대에 누워 벌이는 일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뿐 아니라 나중에 수술대에 누워야 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br/>“노화는 운명이 아닌 선택,<br/>골골거리며 오래 사는 것보다 사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한 것이 더 중요…”<br/><br/>요즈음 사람들이 모이면 주고받는 덕담 중 하나가 ‘9988234’이다. 말 그대로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죽을 때 고생하지 않고 2~3일 만에 숨을 거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이 덕담인 이유는 대부분 그렇지 못한 삶을 살다가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리라. 9988234에 반대되는 삶은 실제로는 죽지도 않으면서 ‘죽겠다, 죽겠다’ 하며 자신도 괴롭고, 가족과 친지 등 많은 사람을 괴롭히며 의료인, 제약회사, 건강식품회사들만 살찌우는 인생이다.<br/><br/>이 덕담 속에는 적어도 두 가지 진실이 감춰져 있다. 첫째, ‘9988234는 엄연한 과학이다’라는 것이다. 오늘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질병을 완치한다면 실제로 죽을 때 며칠 또는 몇 주 사이로 심장병, 뇌졸중, 패혈증 등이 한꺼번에 발생하고 비로소 죽음에 이른다. 이런 과정을 의학적으로는 ‘질병의 압축(compression of morbidity)’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르면 죽음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질병은 예방하거나 완치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건강하게 살다가 가장 마지막에 질병과 죽음이 거의 동시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야말로 고통 없이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것이다.<br/><br/>둘째, ‘9988234는 바로 오늘, 거의 누구나가 선택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질병과 건강은 유전, 환경, 체질, 운명, 재수, 신의 축복 등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특별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믿는다. 또 나이가 듦에 따라 늙고 병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강이나 노화는 하늘의 뜻이 아닌, 자신의 의지에 의해 바꿀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다. 9988234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9988234의 삶을 살 수 있고 늙고 병드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이 바로 자신의 미래가 된다. 자신의 선택이 아닌 외부의 큰 힘이 작용한다고 믿는다면,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br/><br/>9988234를 원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은 자신의 몸이 어떻게 운용되고 작동되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몸이 되고, 더 쉽게 마모되는지를 아는 것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내몸사용설명서(2007년, 김영사)』의 저자 마이클 로이젠 교수와 메멧 오즈 박사가 내놓은 최신작 『내몸 젊게 만들기』를 보면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전작에서 내몸의 작동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안내했다면, 『내몸 젊게 만들기(2009년, 김영사)』를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 내몸의 장기와 기능이 늙고 병드는 과정과 질병의 근본적인 요인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br/><br/>사람들은 대부분 노화를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현상 또는 운명 정도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노화는 선택에 따라 늦출 수도 있고 방지할 수도 있다. ‘늙고 병듦’은 내몸을 손상시키는 힘과 회복시키는 힘 사이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내몸 젊게 만들기』는 내몸의 세포 및 신체를 둘러싼 환경에서 손상을 일으키는 요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노화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결정적인 힌트와 노하우를 제공한다. 즉 미토콘드리아, 독소, 당화, 자외선, 불용위축, 마모, 의도하지 않는 사고 등을 지적하는 한편, 이를 회복시키는 유전자, 텔로미어, 줄기세포, 면역, 서투인, 신경전달물질, 일산화질소, 호르몬 등의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의학계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와 줄기세포에 대한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기초지식을 제시해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의학상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손상과 회복의 균형 사이에서 발생하는 내몸의 기능과 장기의 변화 및 질병을 기억력, 스트레스, 숙면, 위장기능, 폐경과 성생활, 시력 및 청력, 근력, 심장, 미주신경, 암, 호흡기, 당뇨 등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br/><br/>노화방지에 대한 그동안의 믿음이 건강식품, 보톡스 같은 마법의 주사, 줄기세포 등 비싸고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치중해 있었다면, 『내몸 젊게 만들기』는 과거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또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새로운 습관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살다가 건강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