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내일의 문제들
암에 대한 공포와 농약 사용에서 기인하는 에스트로겐 효과에 대한 공포에는 별로 근거가 없다. 농약이 인체의 호르몬 균형에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는 하나도 없다. 게다가 농약은 암 사망률에 놀랄 정도로 미미한 영향만을 미칠 뿐이다. 농약 농도에 역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받아들이면 암과 관련된 모든 사망 사례 중에서 농약 사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1%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이런 추정치조차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농약 사용으로 암에 걸리는 경우가 그처럼 적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더라도, 만약 한 사람이라도 정말 농약 때문에 사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농약 사용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농약을 단계적으로 없애버릴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약 때문에 추가로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설령 가정에 불과하더라도 신중을 기하기 위해 농약 사용을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농약 사용을 억제해도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다른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신중을 기하기 위해 개인의 농약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추가로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극히 낮은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해 농약 사용을 억제하거나 완전히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의 문제는 그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훨씬 더 큰 부작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상당히 분명하다. 농업 생산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잔류 농약이 전혀 없는 식품과 식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어쩌면 1년에 (미국에서만옮긴이) 약 20명이 죽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여기에 필요한 비용은 1년에 최소한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시골의 더 많은 땅이 쟁기질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역시 미국에서만옮긴이) 아마도 연간 2만 6,000명이 추가로 암에 걸려 사망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 논쟁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우리가 무엇에 대해 논쟁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과연 지구 온난화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대처하고 싶어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정치적 프로젝트를 위한 디딤돌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이용하고자 하는 것인가. 이 점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논쟁은 계속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생각을 분명히 하기 위해 관련 이슈들을 분리하려는 노력을 최대한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모든 부문에서 결국은 잘못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둘째, 지구 기온을 조금 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원을 형편없이 낭비하는 방법이므로, 그리고 이런 일에 사용되는 돈을 개발도상국에 사용하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면, 기온을 조금 낮추려고 엄청난 액수의 돈을 써서는 안 된다. 지구 온난화에 자원을 사용하는 것과 제3세계를 원조하는 것 사이의 관련성은 사실 그보다 더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앞으로 지구 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 개발도상국의 미래 국민을 돕는 일에 가깝다.
셋째, 지구 온난화로 발생하는 비용이 약 5조 달러나 되는 상당한 금액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빠른 속도로 줄이는 데는 매우 많은 비용이 들고 또 이런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는 우리가 태양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 등 미래에 사용 가능한 잠재 에너지원의 연구 개발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부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미국이 현재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돈이 겨우 연간 2억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21세기 후반에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에너지원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연구 개발비를 훨씬 더 많이 증가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장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다른 기술적 해결책(이른바 지오엔지니어링)에 대해 훨씬 더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지오엔지니어링은 바다에 비료를 주는 것(늘어난 만큼의 해조류는 죽어서 심해 바닥에 가라앉게 되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바다 밑에 축적되는 효과를 가져온다)과 성층권에 황 입자를 주입하는 것(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에서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지층 속에 다시 저장시키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런 방법 중 하나라도 이산화탄소 배출이나 지구 온난화를 (일부) 완화시킬 수 있다면 이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귀중한 일일 것이다.
6부:세계의 실제 상황
만약 우리가 심사숙고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이 퇴보하고 있다는 그 뻔한 이야기에 의존해 해결책을 찾는다면, 우리는 형편없는 비생산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페루의 정책 당국자들은 염소 투여로 인한 암 발생 가능성을 두려워해서 수돗물 염소 소독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요즈음 과학자들은 1991년 페루에서 콜레라가 다시 맹위를 떨치게 된 주된 이유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 당시의 정책 당국자들이 염소 투여로 인한 암 발생의 위험도가 얼마나 낮은지 알았더라면 콜레라가 유행하는 사태는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적어도 서구 세계와 관련해서는 이 책이 환경 문제에 대한 태도에 눈에 띄는 변화를 불러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대파국이 임박했다는 두려움은 잊어버려도 된다. 이 세상이 기본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또 합리적인 우선순위 설정에 고집스럽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발전 방향을 조종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은가?
대체적으로 나는 지나친 낙관주의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반드시 강조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지나친 비관주의에도 역시 상당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그냥 무조건 미래를 믿겠다고 결심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증거와 주장이 비생산적인 걱정에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방시켜줄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그런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우리가 유형의 자산은 물론 무형의 자산을 생산하는 데도 참여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새로운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일이 지금까지 잘 풀린 것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걱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자주 제기될 때 바로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 세상사가 이렇게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우리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세상의 변화가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는데, 경제적인 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우리가 점점 더 부유해진 것은 시장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 때문이지, 우리가 세상을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다. 환경 오염과 관련해서 최근에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발전 중 일부는 규제를 통해 성취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규제가 제대로 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은 합리적인 우선순위 설정이 그 안에 반영되었기 때문이지 일반 대중의 걱정 때문이 아니다.
이 세상에 식량이 더 풍부해진 것도 사람들의 걱정 때문이 아니라 미래의 비전을 지닌 개인과 단체들이 힘을 합해 녹색혁명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여가 시간이 더 늘어나고, 안전성이 더 많이 확보되었으며, 소득이 더 높아졌고, 교육 여건이 더 좋아진 것 역시 우리가 그런 것들을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와 씨름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로 물려받은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 세계의 실제 모
6부:세계의 실제 상황
만약 우리가 심사숙고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이 퇴보하고 있다는 그 뻔한 이야기에 의존해 해결책을 찾는다면, 우리는 형편없는 비생산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페루의 정책 당국자들은 염소 투여로 인한 암 발생 가능성을 두려워해서 수돗물 염소 소독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요즈음 과학자들은 1991년 페루에서 콜레라가 다시 맹위를 떨치게 된 주된 이유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 당시의 정책 당국자들이 염소 투여로 인한 암 발생의 위험도가 얼마나 낮은지 알았더라면 콜레라가 유행하는 사태는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적어도 서구 세계와 관련해서는 이 책이 환경 문제에 대한 태도에 눈에 띄는 변화를 불러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대파국이 임박했다는 두려움은 잊어버려도 된다. 이 세상이 기본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또 합리적인 우선순위 설정에 고집스럽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발전 방향을 조종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은가?
대체적으로 나는 지나친 낙관주의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반드시 강조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지나친 비관주의에도 역시 상당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그냥 무조건 미래를 믿겠다고 결심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증거와 주장이 비생산적인 걱정에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방시켜줄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그런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우리가 유형의 자산은 물론 무형의 자산을 생산하는 데도 참여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새로운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일이 지금까지 잘 풀린 것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걱정을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자주 제기될 때 바로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 세상사가 이렇게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우리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세상의 변화가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는데, 경제적인 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우리가 점점 더 부유해진 것은 시장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 때문이지, 우리가 세상을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다. 환경 오염과 관련해서 최근에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발전 중 일부는 규제를 통해 성취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규제가 제대로 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은 합리적인 우선순위 설정이 그 안에 반영되었기 때문이지 일반 대중의 걱정 때문이 아니다.
이 세상에 식량이 더 풍부해진 것도 사람들의 걱정 때문이 아니라 미래의 비전을 지닌 개인과 단체들이 힘을 합해 녹색혁명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여가 시간이 더 늘어나고, 안전성이 더 많이 확보되었으며, 소득이 더 높아졌고, 교육 여건이 더 좋아진 것 역시 우리가 그런 것들을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와 씨름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제로 물려받은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 세계의 실제 모습이다. 가히 환상적인 사실이 아닌가. 측정 가능한 모든 중요한 분야에서 인류의 운명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 말이다.
따라서 이 책이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것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어디를 막론하고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더 오래,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될 것이며, 더 풍족한 음식과 더 좋은 교육, 더 높은 생활 수준과 더 많은 여가 시간, 그리고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누리게 될 것이다. 지구 환경이 파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5부:내일의 문제들
암에 대한 공포와 농약 사용에서 기인하는 에스트로겐 효과에 대한 공포에는 별로 근거가 없다. 농약이 인체의 호르몬 균형에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는 하나도 없다. 게다가 농약은 암 사망률에 놀랄 정도로 미미한 영향만을 미칠 뿐이다. 농약 농도에 역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받아들이면 암과 관련된 모든 사망 사례 중에서 농약 사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1%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이런 추정치조차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농약 사용으로 암에 걸리는 경우가 그처럼 적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더라도, 만약 한 사람이라도 정말 농약 때문에 사망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농약 사용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농약을 단계적으로 없애버릴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 않느냐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약 때문에 추가로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설령 가정에 불과하더라도 신중을 기하기 위해 농약 사용을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농약 사용을 억제해도 더 많은 비용이 드는 다른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신중을 기하기 위해 개인의 농약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추가로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극히 낮은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해 농약 사용을 억제하거나 완전히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의 문제는 그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훨씬 더 큰 부작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는 상당히 분명하다. 농업 생산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잔류 농약이 전혀 없는 식품과 식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어쩌면 1년에 (미국에서만옮긴이) 약 20명이 죽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여기에 필요한 비용은 1년에 최소한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시골의 더 많은 땅이 쟁기질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역시 미국에서만옮긴이) 아마도 연간 2만 6,000명이 추가로 암에 걸려 사망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 논쟁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우리가 무엇에 대해 논쟁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과연 지구 온난화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대처하고 싶어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정치적 프로젝트를 위한 디딤돌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이용하고자 하는 것인가. 이 점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논쟁은 계속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생각을 분명히 하기 위해 관련 이슈들을 분리하려는 노력을 최대한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모든 부문에서 결국은 잘못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둘째, 지구 기온을 조금 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원을 형편없이 낭비하는 방법이므로, 그리고 이런 일에 사용되는 돈을 개발도상국에 사용하는 편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면, 기온을 조금 낮추려고 엄청난 액수의 돈을 써서는 안 된다. 지구 온난화에 자원을 사용하는 것과 제3세계를 원조하는 것 사이의 관련성은 사실 그보다 더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앞으로 지구 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 개발도상국의 미래 국민을 돕는 일에 가깝다.
셋째, 지구 온난화로 발생하는 비용이 약 5조 달러나 되는 상당한 금액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빠른 속도로 줄이는 데는 매우 많은 비용이 들고 또 이런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는 우리가 태양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 등 미래에 사용 가능한 잠재 에너지원의 연구 개발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부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미국이 현재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연구 개발에 투자하는 돈이 겨우 연간 2억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21세기 후반에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에너지원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연구 개발비를 훨씬 더 많이 증가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장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다른 기술적 해결책(이른바 지오엔지니어링)에 대해 훨씬 더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지오엔지니어링은 바다에 비료를 주는 것(늘어난 만큼의 해조류는 죽어서 심해 바닥에 가라앉게 되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바다 밑에 축적되는 효과를 가져온다)과 성층권에 황 입자를 주입하는 것(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에서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지층 속에 다시 저장시키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런 방법 중 하나라도 이산화탄소 배출이나 지구 온난화를 (일부) 완화시킬 수 있다면 이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귀중한 일일 것이다.
3부:인류 번영은 지속될 수 있을까
우리는 재생 가능 자원을 과도하게 이용하고 있지 않다. 월드워치연구소는 식량 결핍이 환경 붕괴의 첫 번째 징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식량은 앞으로 계속해서 더 싸고 더 풍부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식량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삼림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의 삼림 면적은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열대우림이 지금도 1년에 0.5%씩 벌채되고 있고, 일부 근시안적인 국가들이 삼림을 현명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원래 열대우림의 약 80%는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수자원은 풍부하고 재생 가능한 자원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물이 귀해질 수도 있는데, 우리가 좀더 일찍 물을 양이 제한된 소중한 자원으로 취급하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이유이다. 이런 태도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물을 크게 낭비하는 습관이 생겨났다. 기본적으로 수자원 문제는 수자원 관리 방법상의 문제이다. 즉, 물에 적당한 가격을 책정하면 모든 용도의 물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에너지나 원자재처럼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에도 심각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런 자원의 저장고를 아주 많이 찾아냈기 때문에 소비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런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햇수는 점차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재생 불가능한 자원들이 원칙적으로는 고갈될 수 있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자원의 60% 이상은 앞으로 200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 남아 있다. 만약 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품질이 낮은 자원까지 개발할 수 있게 되어 앞으로 수백만 년 동안 더 쓸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먼 미래에까지도 쓸 수 있는 에너지 자원이 많이 있다. 이와 동시에 이제는 재생 가능 에너지 자원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가격은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의 태양전지 기술로도 사하라 사막 면적의 겨우 2.6%만을 이용해서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에너지원들이 앞으로 50년 안에 이윤을 낼 수 있는 수준에 근접하거나 혹은 전통적인 에너지원들보다 오히려 더 싸질 수도 있다고 전망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4부:오염이 인류 번영을 가로막고 있는가
오염은 인류의 복지를 좀먹고 있지 않다. 오히려 선진국에서는 오염 부담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대기 오염과 관련해서 상황은 명백히 개선되었다. 공기 중의 납과 분진 농도가 감소한 덕분에 사람들은 건강상의 경이적인 혜택을 얻었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반대로 런던의 공기는 1585년 이후 지금만큼 깨끗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반면에 실내 공기 오염은 대략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내 공기 오염에는 개인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흡연이다. 천식의 발생 빈도가 증가했지만, 그것은 사람들이 주택의 틈새를 모두 봉한 데다가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천식 증가는 대기 오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개발도상국의 대기 오염은 악화되었는데, 경제 성장의 가속화가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과거 100~200년 전에 걸었던 것과 똑같은 길을 걷고 있을 뿐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환경 문제의 변화를 지켜본 결과 환경 보전과 경제적 번영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보완해주는 존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적절한 환경 보호 조치가 없으면 경제 성장의 기반이 무너지지만, 또한 경제 성장이 없으면 환경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기가 어렵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예전에 선진국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개도국 사람들도 더 깨끗한 환경을 선택할 것이며, 그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람들을 억누르는 오염 부담은 도시에서(대기 오염의 감소), 바다에서, 육지에서, 하천에서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런 지표의 하나가 인체의 지방과 모유에 포함된 DDT 함량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도표 116을 보면, DDT의 양이 적어도 60% 감소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심지어 93%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PCB나 HCB 같은 다른 유독성 화학물질도 똑같은 감소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인의 경우 지방에 PCB가 축적된 사람의 비율이 1972년에는 68%였는데, 1983년에는 겨우 9%에 불과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한 새로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유 속에 PCB가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 아이가 학습 장애를 일으키고 IQ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이옥신의 수준 역시 감소하고 있다. 최근에 발간된 유럽연합의 보고서에서는 유럽연합 회원국 내의 다이옥신 노출도가 연간 9~12%씩 감소하고 있고, 모유 속의 다이옥신 함량 역시 연간 8%씩 감소했으며, 혈액 속의 다이옥신 농도는 매년 무려 12%씩 줄어들었음이 밝혀졌다.
1부:너무나 뻔한 이야기들
사람들이 신속한 뉴스 전달을 요구하는 데서 생기는 결과 중 하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편화되는 것이다. 우리가 깜짝 놀랄 만한 재미있는 뉴스를 요구한다는 것은 곧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되어 부정적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 단체들이 세심하게 준비한 다양한 선전 자료와 언제나 문제점만을 추구하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사람들의 이런 시각과 합쳐지면 세계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심각한 편견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것이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주로 부정적인 뉴스를 접하게 되는 것은 기자들에게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뉴스 매체가 부정적인 사건에 초점을 맞출 때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환경 단체들은 다른 모든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이익 집단이며 따라서 자기들의 대의를 옹호하는 주장을 펼친다. 우리가 그들이 내놓는 부정적인 소식들을 우선적으로 믿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이다. 우리는 미국 농업인협회의 주장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면서 환경 단체와 관련된 로비스트의 주장은 의심하지 않는다. 연구는 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주제에 집중되는데, 이것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그런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곧 잠재적인 재앙을 예고하는 뉴스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만약 우리가 합리적인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서 올바른 목적을 위한 최고의 수단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받아들이는 정보가 어느 한쪽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세계가 정말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유용한 사실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2부:인류 복지
우리는 인간 활동의 모든 중요한 분야에서 환상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사람들이 지금처럼 오래 살 수 있었던 적이 없는데―지난 100년 동안 기대 수명은 2배 이상 늘었다―개발도상국의 발전 추세는 훨씬 더 두드러진다. 영아 사망률도 급격히 낮아졌다. 1950년에만 해도 개도국에서는 영아 5명 중 1명이 목숨을 잃었던 반면, 오늘날에는 사망률이 18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지금의 수치는 겨우 50년 전 선진국의 비율과 같다. 현대의 사람들은 과거보다 키가 더 크고 더 건강해졌으며, 병에 감염되는 경우도 더 적다. 인구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데, 이는 우리가 토끼처럼 새끼를 낳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이상 파리처럼 죽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먹을 것도 훨씬 풍부해졌다. 전세계적으로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의 비율은 1970년의 35%에서 오늘날에는 18%로 떨어졌으며, 2010년까지는 12%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먹을 것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20억 명 이상 늘었으며 개도국의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38% 증가했다.
또한 요즘 사람들은 삶의 질을 개선해주고 삶을 훨씬 더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수많은 소비재들을 지니고 있다. 선진국 사람들은 냉장고, 안락한 주택, 자동차, 전화, 컴퓨터, VCR 등을 소유하고 있다. 개도국에서도 이런 상품의 보유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깨끗한 식수, 하수도 시설, 에너지, 사회 기반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훨씬 더 중요하다.
노동 시간은 지난 120년 동안 절반으로 줄었으며, 사람의 수명이 예전보다 늘었기 때문에 우리는 2배 이상 많은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아프리카는 최고의 문제 지역으로 두드러진다. 이 지역은 지난 1세기 동안 대부분의 다른 국가보다 훨씬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에이즈가 아프리카 동남부의 여러 지역을 휩쓸었다. 또한 전쟁과 종족 분쟁, 정치적 갈등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그렇지만 심지어 아프리카도 과거 20세기 초에 비하면 훨씬 사정이 나아졌다. 주민들의 영양 상태도 좋아졌고, 소득도 높아졌으며, 교육도 개선되었다. 모든 곳에서 상황이 마냥 좋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과거보다 더 나아진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