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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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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372g | 142*198*30mm
ISBN13 9791195218189
ISBN10 1195218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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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도시키: 사회과학 중에서 지금까지 압도적으로 강한 학문은 경제학이었고 ‘사회과학의 여왕’이라고도 불렸죠. 경제학이 왜 강했을까요? 물리학 모델을 그대로 시장에 적용해서 발전해왔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사회를 자연 현상과 똑같이 관찰하고 예언할 수 있어요. 경제학의 강점입니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면 사회의 동향을 자연과학처럼 모델화해서 예측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자연과학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사회를 설명하는 사회학의 말이 존재감을 강하게 나타내기 시작한 것 아닐까 합니다. --- p.45

우에노 지즈코: 올바른 전략을 세우려면, 자신이 싸워야 할 대상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잘못을 저질러요. 게다가 효율도 낮아지죠. 나는요, 《가부장제와 자본제》라는 책을 쓰면서 그걸 절실히 깨달았어요. 가부장제도 자본제도 내가 싫어하는 두 가지 적이죠. 그걸 분석했더니 어디가 약점인지 정확하게 이해했어요. 의문이 생긴다는 것은 그런 거니까요. 의문에는 공평도 중립도 없어요. 나는 학생들에게 ‘가설’이 무엇인가 하면 ‘너의 억측과 편견’이라고 설명합니다. 연구가 증거에 기반을 두는 것은 적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죠. 적을 착각하면 안 된다는 의미일 뿐이고, 역시 싸우기 위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 p.72

미야다이 신지: 일반적인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인문사회계뿐만 아니라 영화나 연극 같은 표현 일반에서 열기나 생산성이 1960년대, 70년대에 걸쳐서 매우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배경에는 두 가지 좌절이 있어요. 하나는 부유해졌다는 데서 오는 좌절입니다. 부유해져서 중산계급이 팽창하면 모두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기대대로 되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다 하는 실망 탓에 절망하는 감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 후반에 일어난 학원 분쟁 또한 1969년 단계에서 좌절했죠. 학원 분쟁도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동경했는데 이 역시 기대에서 벗어나고 말았다는 분위기가 만연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좌절입니다. 60년대, 70년대에는 결과적으로 좌절을 느낄 정도로, 행복해지는 것이나 대안적으로 사는 것에 대한 기대가 강렬했어요. 그 강한 의지와 욕망이 표현이나 학문적이라는 행위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80년대가 되자 그런 것이 순식간에 흐릿해졌어요. 나는 60년대, 70년대의 과잉 욕구를 붙들고 있었고, 그런 욕구가 일반 이론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p.117

미야다이 신지: 이 싱귤래리티, 즉 기술적 특이점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날을 말합니다. 무어 법칙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2045년에는 특이점이 닥친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이 싱귤래리티 문제가 가리키는 것은, 정의나 차별 등을 논의하는데 토양이 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합의가 일제히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같은 일본인인데도 공정한 취급을 받지 못한다’ 같은 문제 설정은 아예 흐지부지 사라지게 될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공정·공평을 문제로 삼는 의욕적인 사회학자라면, 그와 관련한 더없이 중대한 문제가 앞으로 일어나리라 예측될 때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사회학 이외의 분야로 시선을 주면 수많은 사람이 반응을 보입니다.

야마다 마사히로: 일본은 아직 전기 근대의 생각이 뿌리 깊게 남아 있어요. 종신고용이나 안정을 바라는 학생이 많은 것도 그런 현상입니다. 경기가 조금만 좋아지면 전기 근대로 돌아가려는 사람이 늘어나서 참 곤란합니다. --- p.170

스즈키 겐스케: 지금 우리는 후기 근대니 재귀적 근대니 하는 극심한 사회 변동 한가운데에 있지 않습니까? 그 안에서 일자리가 없고 가족이 없어서 살기 어렵고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는 예전처럼 종신고용으로 돌려야 한다, 가족이 소중하다고 말한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그렇다면 그걸 대신할 노동 방식이나 생활양식을 모색해야 합니다. 사회학자의 일에는 그런 규범적인 제언을 사회에 던지는 것도 포함됩니다. --- p.195

깃카와 도오루: 70년대, 80년대 일본인은 ‘우리는 잘나가는 나라의 국민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잘나가는 나라의 중간쯤이고 그 중간쯤은 세계에서 상위 정도다’라는 공통 의식이 있었어요. 그런데 거품 경제가 붕괴하며 사회가 정체기에 들어서자 안정적인 직업이 있느냐 없느냐, 학력이 대졸이냐 아니냐, 이런 다양한 지표로 자신의 위치가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즉 아이덴티티를 생각할 때 딱 한 가지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잘나가나?’라는 것을 여러 프레임으로 보는 리터러시를 익힌 것이죠. 자신의 위치를 현실적으로 알고 그에 맞춰 버텨야 하니까 괴로워집니다. 원래 리터러시가 높아지면 괴로워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 p.245

혼다 유키: 일→가족→교육 →일→ …이라는 순환으로 돌아가는 것이 전후 일본 사회의 모습입니다. 나는 이걸 ‘전후 일본형 순환 모델’이라고 불러요. 현재 일본 사회는 더 이상 이 모델로 돌아가지 않는데, 바람직한 생활상의 가치나 규범, 발상은 아직 이 오래된 순환 모델에 준거하고 있어요. 그래서 순환 모델 여기저기에서 뒤처져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죠. 여기에 문제의 중심이 있다는 것이 내 진단입니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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