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37쪽 \| 553g \| 15322430mm
ISBN13	9788989899785
ISBN10	8989899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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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 ≪동의보감≫ 편찬의 역사적 배경과 의학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조선시대 과학ㆍ의학의 사회사와 생활사 연구에 주력하면서, 대표적인 논문으로 「규장각 소장 ‘검안(檢案)’의 기초적 검토」 (1998), 「18세기 후반 서울 거주 사족의 위생과 의료」 (1998), 「100년 전 살인사건, 검안을 통해 본 사회사」(2001), 「해방이후 ‘한국과학기술사’ 연구의 종합적 검토」(2001), 「조선후기 궁중의 출산 풍속」 등 다수가 있다.

저서로 ≪허준의 동의보감 연구≫ (일지사,2000)가 있으며, 공저로 ≪정조대의 예술과 과학≫ (문헌과해석사,2000), ≪조선시대생활사2≫ (역사비평사,2000),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학≫(푸른역사,2002), ≪살인의 진화심리학≫(서울대출판부,2003) 등이 있다. 역서로는 ≪신주무원록≫(사계절,200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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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세기에 이르면서 조선 사회는 커다란 변화에 직면한다. 이앙법 등 노동력을 집약화하는 기술이 널리 활용되면서 더 넓은 토지에서 더 많은 곡식을 생산해내는 부자 농민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들은 배고픈 양반보다 훨씬 나은 경제생활을 누릴 수 있었던 터라 이전처럼 양반들의 눈치나 살피고 굽실거리지 않았다. 도리어 돈과 경제력을 이용해 야반에 버금가는 지위를 누리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었다. 양반의 지위를 돈으로 사고 가난한 양반과 혼인하여 양반 가문으로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조선 후기 사회가 오늘날처럼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지위를 성취할 수 있는 자유로운 경쟁사회는 아니었을지언정 이전에 비해 기술을 가진 자, 그리고 노력하는 자가 잘 살 수 있는 기회는 확대되고 있었다. 대동강 물을 팔아서 부자가 된 봉이 김선달이나 박을 심어 많은 돈을 챙긴 허생전의 주인공이 모두 조선 후기의 변화된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상징들이다.

정약용은 새로운 부(富)를 만들어 내는 원천을 농민과 장인들의 축적된 '기술'이라고 파악하였다. 그는 기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부와 권력의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개인의 이익을 탐하는 기술보다는 국가의 부를 축적시키는 기술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를 연구하였으니, 아마도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테크놀로지'에 대한 논문을 쓴 사람도 바로 다산일 것이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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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고대에서 고려시대까지를 과학사의 전사로 다루고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조선 과학사와 인물사를 집중적으로 서술한다. 우선 고대 국가 성립기에 중요했던 과학기술은 제철기술, 의학기술, 그리고 농업기술이었다. 청동기 시대의 농부와 석탈해, 김무, 승려 의사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고려시대는 지리에 대한 원초적인 개념 형성을 살피기 위하여 김위제라는 풍수학자를 살피고 의복의 혁명을 일으켰던 문익점을 소개하였다. 조선시대 500년 역사는 해당 시기별로 과제와 특징이 있었다. 조선시대 시기별 과학사의 맥락과 이 책에서 다룬 인물을 살펴보면, -15세기, 이 시기 조선 사회는 생산력 제고를 목표로 연작상경의 농업 기술이 추구되었다. <농사직설>의 저자 정초를 중심으로 천문학과 의술 등의 변화를 짚었다. -16세기, 이전에 정리된 지식을 보다 이론적으로 성숙시키면서 활용한 시기였다. 특히 국제무역에서 은이 중요해지면서 은 제련 기술이 발달하였다. 은제련법의 김검동?김감불, 조선전기 이후 수집된 의학서적을 총정리한 허준과 해부학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는 전유형 등을 소개하였다. -17세기, 새로운 문화의 유입과 기존 철학의 난숙기로 볼 수 있다. 농가집성'의 저자 신속, 천문학자 송이영, 수학자 최석정ㆍ홍정하 등이 정리되었다. -18세기, 자연사적 관심과 지식의 재정비 과정이 특징이다. 유서(백과사전)의 발달로 대표되는 각종 지식과 기술을 활자화하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패러다임을 이끈 홍대용, 정약용, 정약전 등이 그들이다. -19세기, 과학적 지식의 축적과 함께 본격적인 서양 문물의 도입기였다.새로운 철학과 학문을 형성한 최한기 김정호 고종 지석영 김용관 등을 살폈다. ◎ 이름없는 장인을 역사의 무대로 끌어들였다 - 특징1 <조선과학인물열전>에는 우리 역사에서 전혀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조선시대 공사보고서에 나오는 金巨ㄱ金(김꺽쇠), 李介同(개똥이), 李自斤老味(몸집이 작은 사람) 등이나 당시 혁신적인 은 제련법을 창안한 김검동, 김검불, 1인 다역의 여의사였던 조선의 의녀들 등이 바로 그들이다. 공사장에서 혹은 관청에서 묵묵하게 자신들의 기술을 전수하고 또 개발하던 장인들이다. 수많은 전통의 테크놀로지가 바로 이와 같은 무명의 기술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전수되었다는 사실로도 역사 뒤편의 장인들은 전통 과학기술자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과학과는 달리 전통의 테크롤로지는 생활에서 반복 훈련과 체험을 통해 몸에 붙는 영역으로, 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의 조건과 그들이 딛고 있는 상식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생활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수학마저도 현실의 역사성을 반영하고 있는데, 양반들의 수학이 유학의 기본경전인 <주역>과 연관된 신비스러운 지식, 즉 상수학을 중심으로 하였다면, 중인층의 수학은 현실의 구체적인 문제를 푸는 실용수학 중심이었다. 조선초기 <창진집>의 임원준에서 <마과회통>의 정약용, 그리고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종두 보급에 일생을 바친 지석영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천연두와의 싸움이 현재의 시각에서 볼 때는 낮은 수준이겠지만 과학이란 현실을 기초로 하고 있으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기 발전을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 텍스트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해주는 다양한 비주얼의 개발 - 특징2 정초의 '농사직설', 임원준의 '창진집', 정약용의 '마과회통' 홍대용의 '담헌연기' 등 이 책에 나오는 인물과 이야기에 관련된 대략 30여종의 서책(서울대 규장각 및 각급 박물관 소장)의 표지와 본문을 촬영하여 수록하였다. 이 중에는 태양과 달의 움직임 및 이를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을 도해로 보여주고 있는 최한기의 '심기도설'처럼, 수학 의학 천문학에 걸쳐 그들이 몰두했던 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다수 있어 텍스트를 훨씬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해주고 있다. 이 밖에 인물과 관련한 역사적 흔적과 유적, 각종 옛 그림, 심지어 목화를 재배하여 베짜기까지의 과정을 재현한 것까지 총 150여컷의 이미지 자료를 개발하였다. 아울러 과학사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되는 각종 사건과 인물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충실한 설명주를 달아 이 책을 무리 없이 읽도록 편의를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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