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대놓고 나쁜 길을 선택하진 않는다. 다만 옳은 길이 너무 어려워 보이고 너무 험해 보이니까 그 옆의 쉬운 길로 한 발 살짝 빼게 되는 것이다. 시작은 비슷했더라도 그 길의 끝은 완전히 다른 갈래로, 아주 멀리 갈라져 있을 것이다.
첫발에서 많이 하는 실수, 그 실수에서 처음부터 배제된 사람이 필요했다. 흐르는 대로 살다 보니 어느새 자기도 모르는 곳에 닿아버리고는 나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 대신, 생각하고 행동하는, 책임지는 사람이.
그의 행보에 함께 동참해주시길.
_11p. 기획의도 중에서
썩은 덴 도려낼 수 있죠. 하지만 아무리 도려내도 그 자리가
또다시 썩어가는 걸 8년을 매일같이 봤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왼손에 쥔 칼로 제 오른팔을 자를 집단은 없습니다.
기대하던 사람들만 다치죠.
_74p. 1회 S#63 시목의 대사
미쳤어요? 이 세상엔 할 말 못할 말이란 게 따로 있는 거예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노인이 자식 옷 주워 입고 블랙박스 피하려고 담을 타 넘어요?
이럴 거면 범인 잡아서 뭐해요! 죽은 사람만 희생자가 아녜요.
범죄로 상처받은 사람이 다 희생자라구요, 뺑소니 당해서 쓰러진 사람을
그 뺑소니 잡겠다고 또 치고 지나간 거라고요, 검사님은. 모르겠어요?
_147p. 3회 S#23 여진의 대사
나는 믿음이 있어. 이 건물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믿음.
수호자와 범죄자, 법복과 수인복, 우린 그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단죄 내려야 할 부류들과는 다르다는 믿음!
아무리 느슨해져도 타인을 해치지 않는단 믿음!
_262p. 5회 S#59 창준의 대사
모든 시작은, 밥 한 끼다.
그저 늘 있는, 아무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돌아가며 낼 수도 있는, 다만 그날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바로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 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것을 거부한다.
인사는 안면이 되고 인맥이 된다. 내가 낮을 때 인맥은 힘이지만,
어느 순간 약점이 되고 더 올라서면, 치부다.
첫발에서 빼야 한다. 첫 시작에서.
마지막에서 빼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_ 326~328p. 7회 S#10~14 창준의 내레이션
책 속으로 2권
전, 3년 전 대한민국 사법부가 한 나라의 법무장관이자
모두의 존경을 받는 법조인에게 저지른 잘못을
사죄할 기회를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의 힘에 의해.
이 자리에서 말 몇 마디로 사람 인생 좌지우지하니까
신이 된 줄 착각하시나 본데... 어림없습니다.
_150p. 11회 S#53 은수의 대사
왜 보고만 계셨습니까.
왜 싸우지 않으셨습니까, 어째서 외면하셨나요.
법을 무기로 싸우라던 장관님 가르침은
본인조차 설득시키지 못했는데 왜 남 탓만 하십니까.
정말 가족만을 위해서였나요, 두려우셨던 게 아니라?
_264p. 14회 S#31 시목의 대사
후회돼, 그 딱 한 가지가, 단 한 번의 판단착오가.
너였다면 후회할 일을 만들었을까.
_346p. 16회 S#20 창준의 대사
헌법이 있는 한 우린 싸울 수 있습니다.
다시 싸우겠습니다. 기소권을 적확한 곳에 쓰겠습니다.
검찰의 진정한 임명권자는 국민이며, 임명장에 이름을 새긴 대통령은
국민의 대리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헌신하고 책임지겠습니다.
공정하고 정직할 것입니다. .. 마지막 기회가 될 거란 걸 압니다.
다신 우리 안에서 괴물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_ 373p. 16회 S#60 시목의 대사
Q 특별히 애착 가는 대사가 있다면?
대사… 보다는 장면을 골라도 될까요?
여진이 시목을 향해 “등 좀 펴고 다녀요!” 외친 다음 보여지는 시목의 뒷모습 장면이 이상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골목으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가고 있을 뿐인데, 그 씬 색감이 매우 알록달록해서 마치 크리스마스 장식 같은 느낌이었고 이 알록달록함 속에 시목이만 유독 쓸쓸해 보였습니다. 손에 들린 분홍 보자기만 없었다면 그림자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크리스마스처럼 들뜬 날에도 사라지지 않는 서글픔 같은 뒷모습이었습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