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상에서 보기 드문 늙은 고래여,
그대의 집은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
힘이 바로 정의인 곳에 사는 힘센 거인이여,
그대는 끝없는 바다의 왕이로다.”
고래에 대해 정말로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고래에 관한 책은 풍부하다. 고래에 관한 학문인 고래학도 소규모지만 존재한다. 고래에 관해 다소라도 글을 쓴 사람은 지위가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 옛날 사람과 요즘 사람, 육지에서 생활하는 사람과 바다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모두 합하면 아주 많다. 그들 가운데 몇 사람만 추려서 훑어보면 다음과 같다. 성서의 저자들, 아리스토텔레스, 플리니우스, 알드로반디, 토머스 브라운, 게스너, 레이, 린네, 론델레티우스, 윌로비, 그린, 아르테디, 시벌드, 브리송, 마튼, 라세페드, 보나티에르, 데마레, 퀴비에 남작, 프레데리크 퀴비에, 존 헌터, 오언, 스코스비, 빌, 베넷, 존 로스 브라운, 조지프 하트, 옴스테드, 헨리 T. 치버. 하지만 이들이 고래에 관한 글을 쓴 궁극적이고 일반적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앞에서 인용한 ‘발췌록’이 보여줄 것이다.
혹시라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장점이 내 안에 있다면, 작지만 조용한 그 세계에서 내가 진정한 명성을 얻고 싶어 하는 것도 그렇게 터무니없지는 않겠지만 내가 정말로 그런 명성을 얻을 자격이 있다면, 앞으로 내가 대체로 보아 사람으로서 하지 않고 방치하기보다 하는 편이 나은 일을 한다면, 내가 죽을 때, 내 유언 집행인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내 빚쟁이들이 내 책상 속에서 귀중한 원고를 발견한다면, 나는 모든 명예와 영광을 포경업에 돌린다고 여기서 미리 밝혀두겠다. 포경선은 나의 예일 대학이며 하버드 대학이기 때문이다.
첫째, 나는 고래를 크기에 따라 세 개의 기본적인 ‘권(卷)’으로 나누고, 그것을 다시 ‘장(章)’으로 세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크고 작은 고래가 모두 포함될 것이다.
(1) 2절판 고래, (2) 8절판 고래, (3) 12절판 고래.
나는 2절판 고래의 전형으로는 향유고래, 8절판 고래의 전형으로는 솔잎돌고래, 12절판 고래의 전형으로는 돌고래를 제시하겠다.
2절판. 여기에는 다음의 장(章)들이 포함되어 있다. ①향유고래, ②참고래, ③긴수염고래, ④혹등고래, ⑤멸치고래, ⑥대왕고래……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에게 달려간다. 나는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겠다. 지옥 한복판에서 너를 찔러 죽이고, 증오를 위해 내 마지막 입김을 너에게 뱉어주마. 관도, 관대도 모두 같은 웅덩이에 가라앉혀라! 어떤 관도, 어떤 관대도 내 것일 수는 없으니까. 빌어먹을 고래여, 나는 너한테 묶여서도 여전히 너를 추적하면서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겠다. 그래서 나는 창을 포기한다!”
“야망을 품은 젊은이들이여, 명심하라. 모든 인간의 위대함이란 병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오오, 남들을 불타오르게 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남에게 불을 붙이려면 성냥 자체도 파괴되어야 한다! 나는 과감하게 내가 원하는 일을 했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것이다. 그들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한다. 나는 악마가 붙은 미치광이다. 나는 미쳐버린 광기다. 그 사나운 광기는 자신을 이해할 때에만 잠잠해진다. 나는 팔다리가 잘릴 거라는 예언을 들었다. 그리고 아아! 나는 다리를 잃었다. 이제 나는 내 다리를 자른 놈의 몸을 잘라버릴 거라고 예언한다. 그렇게 되면 나는 예언자이자 그 실행자가 된다. 그것은 위대한 신들 이상이다. 위대한 신들도 지금까지 그런 적은 없었다. 위대한 신들이여, 나는 당신들을 비웃고 야유한다.”
“나는 희망봉을 돌고 혼 곶을 돌고 노르웨이 앞바다의 소용돌이를 돌고 지옥의 불길을 돌아서라도 놈을 추적하겠다. 그놈을 잡기 전에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대륙의 양쪽에서, 지구 곳곳에서 그놈의 흰 고래를 추적하는 것, 그놈이 검은 피를 내뿜고 지느러미를 맥없이 늘어뜨릴 때까지 추적하겠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