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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6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 양장 ] 민음의 시-242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23건 | 판매지수 846
베스트
시/희곡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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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60g | 124*210*20mm
ISBN13 9788937408625
ISBN10 8937408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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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매년 나오는 시집들 중에서 어떤 시집을 골라야할까 고민이 된다면, 좋은 선택이 될 김수영 문학상. 제36회 수상작인 『책기둥』은 문보영 시인의 첫 시집이자 대부분의 미발표작이다. 낯설게 삶을 바라보는 시선, 전위적인 언어가 우리의 감각을 좀 더 깊고 넓게 만들어줄 것이다. - 문학 MD 김유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신이 거대한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다 인간은 오리털 파카에 갇힌 무수한 오리털들, 이라고 시인은 쓴다 이따금 오리털이 삐져나오면 신은 삐져나온 오리털을 무신경하게 뽑아 버린다 사람들은 그것을 죽음이라고 말한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죽었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세상을 떴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의 숨통이 끊겼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사라졌다
죽음 이후에는 천국도 지옥도 없으며 천사와 악마도 없고 단지 한 가닥의 오리털이 허공에서 미묘하게 흔들리다 바닥에 내려앉는다, 고 시인은 썼다
---「오리털 파카신」중에서


애인은 내 죽음 앞에서도 참 건강했는데
---「불면」중에서


당신이 이 세상에 아는 사람은 늘 두 명이다
엔젤라 로자 그리고
로자
당신은 엔젤라 로자를 로자보다 먼저
알았으므로
로자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선 먼저
엔젤라 로자를 떠올린 뒤 철자에서 엔젤라를 빼야 한다 그러므로
로자는 늘 엔젤라 로자보다 길고 까다로우며 얼룩이 많은 인물로 다가온다
---「역사와 신의 손」중에서


끝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끝처럼 서 있잖아

끝이라는 말은 언제 내뱉어야 가장 예쁠까,
아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 순간 다 같이
치이즈 대신
끝, 하고 외치면
세상이 조금 환해질 텐데
이런 생각을 했을까

기어코 웃고야 마는 네 속에는 끝이 많구나
알약을 털어 넣는 순간 뒤로 꺾이는 목의 각도로
끝과 끝이 서 있는 곳에서
---「끝」중에서


우주의 입장에서 지구는
맞추어지지 못한 채
침대 아래 굴러다니는
잃어버린 큐브였고

지구는 돌았다
열심히
열심히
제 몸뚱어리를
돌렸다

끊임없이 현실을 조달받아야 했다
---「역사와 전쟁」중에서


난쟁이들은 맨 아래 깔린 책을 얻기 위해 기둥을 무너뜨린다. 책은 쌓여 기둥이 된다. 기운다. 치우친다. 쏟아진다. 다시 쌓인다. 맨 아래 깔린 책을 읽으면 그 위에 쌓인 모든 책을 다 읽은 거나 다름없다고, 그 한 권의 책은 그 위에 쌓인 책들을 집약한다, 는 나의 생각이 안일하다고 에드몽은 꾸짖는다.
---「책기둥」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무엇의 주위나, 무엇을 위주로 하는 데 익숙한 대다수의 방식을 닮으려 하지 않고, 애써 보호색을 갖추어 자신을 숨기려 하지도 않으며, 어쩔 수 없는 불안까지도 긍정하는 힘을 삶에 대한 자기 안의 풍족과 결핍의 조건 속에서 발견해 보여주는 문보영 시의 화자들은 스스로 빛난다.”
김나영(문학평론가)

“엄숙과 진지함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사소하고 명랑한 이야기로 돌파하려는 젊은 시인의 탄생을 보는 일이 이처럼 즐겁다.”
박상수(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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