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스를 쌓고, 서스펜스의 틀을 잡고, 서스펜스를 이야기에 엮어 넣고, 서스펜스의 상황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바로 글쓰기의 기술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 _11쪽
어떤 이야기를 훌륭하다고 평가하는 기준은 물론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간된 책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새로운 동시에 익숙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이는 모순처럼 들리지만 그렇지 않다. ~ 또 하나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독자가 인물의 동기와 갈망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썼다는 점이다. _23쪽
구조는 일단 정해지면 이야기를 확장하고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주는 구성 원칙이다. 구조는 선형 구조 대 비선형 구조, 단순 구조 대 복잡 구조, 시공간 흐름순 구조 대 시공간 왕복 구조 등으로 나뉜다. _35쪽
선형 구조든 비선형 구조든 수미상관 구성, 항목 구성, 플래시백(또는 플래시포워드) 등 다른 구조적 요소를 더하면 도움이 된다. 구조의 밀도가 높을수록 독자는 자신이 이야기의 어느 지점까지 왔는지 헤매지 않고 이야기의 플롯, 문체, 주제에 더 집중할 수 있다. _44쪽
제인의 플롯 짜기 로드맵에서 핵심요소는 고속도로, 측면도로, 그리고 TRD(전향Twist/반전Reversal/위기Danger)다. 고속도로는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데, 이야기의 중심플롯이 갈 길이다. 측면도로1과 측면도로2는 고속도로의 양옆에 있으며 보조플롯 두 개가 갈 길이다. ~ 제인의 플롯 짜기 로드맵은 당신이 다층적이면서도 혼란스럽지 않은 이야기를 쓰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대다수 독자는 당신이 만들어낸 구조적 리듬을 눈치채지 못한 채, 그저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적절하고 구성이 놀라울 정도로 정교해서 손에서 놓지 못하겠다고만 느낄 것이다. _60쪽
장르가 다르면 배경에 대한 독자의 기대도 다르다. 예를 들어 코지 미스터리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은 도시에서 펼쳐질 거라고 생각한다. 판타지소설 같은 장르에서는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역사소설의 독자는 단순히 그 시대 그 장소에 무엇이 있었고 무엇이 없었는지만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그 시대에 몰입해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등장인물과 함께 경험하고 싶어 한다. _87쪽
어떤 배경을 선택하든 그 배경은 주제와 잘 어울리고, 플롯을 보조하며, 인물을 규정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_96쪽
보조플롯은 중심플롯을 지지하면서도 독자의 시선을 분산시켜서는 안 되며, 보조플롯 자체로도 흥미롭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보조플롯을 정하기 전에 먼저 보조플롯의 목적을 정하자. 보조플롯을 집어넣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 두 가지는 중심플롯에 정교함을 더하고 인물에 관한 세밀한 정보가 드러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다. _102쪽
물리적 고립(예: 독방)과 사회적 고립(예: 사회불안증에서 시작한 광장공포증) 모두 세 가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첫째, 플롯의 전환점이나 TRD로 둘째, 주제로 셋째, 인물의 특성을 알려주는 뒷이야기로. ~ 고립을 사건의 동력으로 삼는 법과 고립을 주제로 활용하는 법, 더불어 고립을 특정 행동의 근거와 더 나아가 후속 행동의 계기로 삼는 법과 인물에 사실성을 더하는 핵심요소로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이다. _118쪽
이야기 쓰기와 인간 본성을 연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레드헤링의 활용이다. 레드헤링은 독자의 인식을 조작하는 장치로 일반적으로는 범죄소설과 관련해 언급하지만, 장르와 관계없이 모든 작가가 활용해볼 만하다. ~ 레드헤링은 구조적인 것일 수도, 시각적인 것일 수도 있으며, 아주 사소한 내용이거나 엄청난 발견일 수도 있다. 서브텍스트로 집어넣기도 한다. _142-143쪽
히치콕은 대중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보다는 서스펜스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 서스펜스가 깜짝 요소보다 몰입도가 높다면, 그리고 그 효과가 더 오래 간다면 애초에 왜 깜짝 요소를 넣은 것일까? 첫째, 깜짝 요소는 그 자체로 독자에게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둘째, 깜짝 요소는 서스펜스의 토대가 되는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인 상황에 독자가 발을 들이게 하는 최적의 출발점이다. _163-165쪽
사람들은 대부분 안정을 추구한다. ~ 마찬가지로 독자도 혼돈이 아닌 질서를 원한다. ~ 이런 심리학적 사실이 작가인 당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독자가 좋아할 만한 인물을 만들어내고, 그 인물을 혼란과 배신의 구렁텅이에 빠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그 인물의 승리를 기원할 뿐 아니라 선한 주인공이 승리하기 전까지는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한다. 이런 관점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공식은 독자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신념, 가치관, 본능에 토대를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런 식의 전개는 장르를 초월해 어떤 이야기에든 적용할 수 있다. _191쪽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에는 인물이 비명을 지르거나 울부짖거나 고함을 지르게 하고 싶어진다. ~ 그런데 그보다는 더 절제된 반응이 혼돈을 더 사실적으로 전달할 때도 있다. 지나치게 거친 장면들을 쏟아내기보다는 독자를 조용히 끌어들일 때 서스펜스 가득한 순간이 만들어진다. _220쪽
플롯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두려움이나 공포 그 자체만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자. 두려운 순간에 직면한 등장인물의 반응 또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_249쪽
이 장에서 우리는 불안과 공포가 빚어내는 잠재적 서스펜스를 최대한 활용할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불안과 공포라는 감정에 내재된 서스펜스를 최대한 끄집어내려면 그 감정의 묘사가 진정성을 얻을 수 있도록 오감을 활용해야 한다. _257쪽
당신이 쓰는 이야기 전체를 움직이는 동력을 이루는 핵심 갈망이나 갈등은 한번에 해결되거나 너무 일찍 해결되면 안 된다. 독자가 의문을 품게 하는 글을 써야 서스펜스가 고조된다. _261쪽
여러 의미를 지닌 문장이나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문장이나 질문을 낳는 진술은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진실을 천천히 밝힐 수 있는 토대가 된다. _277쪽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문장을 쓸 때는 언제나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그 의도에 맞게 문장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장에서는 모든 문장을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_282쪽
모든 문장은 이야기를 진행하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 여백을 채우기만 하는 의미 없는 문장들은 뺀다. 딴 길로 새지 말자. 현재의 사건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뒷이야기는 한두 문장으로 끝내자. 정보를 쏟아붓는 것은 금물이다. 대화문으로 이야기를 진전시키자. 대화문의 모든 문장은 단순히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_283쪽
이야기가 마무리될 무렵에는 모든 중심플롯과 보조플롯이 완결되고, 모든 인물에 관한 의문이 해결되며, 모든 갈등이 해소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우연이나 작위에 기대는 일 없이 해내야 한다. _303쪽
잊으면 안 된다. 구조는 왕이고 명료성은 왕비다. 인물과 사건은 팔짱을 끼고 함께 걸어야 한다. 감각적인 표현은 ‘말해주기’가 아닌 ‘보여주기’의 핵심요소다. 진술은 피하자. 되도록 이야기는 대화문과 행동 장면으로 전달한다.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에 답했는지 꼭 확인하자. _312쪽
작가를 위한 교훈: 독자를 존중하라. 인내심을 가져라. 초고가 최종본일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자신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글에 담아라. 자기 자신을 잘 돌봐라.
_314-3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