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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과학을 사랑하는 법

우리가 과학을 사랑하는 법

: 원자에서 우주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밝힌 여성 과학자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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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38g | 135*200*30mm
ISBN13 9791190182768
ISBN10 1190182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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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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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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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리는 자신의 두 손으로 역청 우라늄석을 부수고 빻고 녹이고 끓이면서 실험을 했다. 그런데 그런 실험을 끝도 없이 하면서 두 손으로 빻은 역청 우라늄의 양이 8톤에 달했다고 한다. 8톤이면 1.5톤 트럭 다섯 대분도 넘는 정도의 양이다. 많은 조수들을 거느리고 일사분란하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자동으로 돌을 빻아주는 기계 같은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1.5톤 트럭 다섯 대에 실려 있는 끝없이 많은 돌들을 허름하고 낡은 실험실에서 퀴리의 두 손으로 하나하나 부수어가며 긴 세월 실험한 것이다.

과학에서는 번득이는 발상으로 모두가 끙끙대고 있던 어려운 문제를 단숨에 풀어내면서 발전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명망 높은 과학자들이 우아하게 서로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발전이 이루어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8톤의 돌을 손으로 일일이 빻아서 과학이 발전할 때도 있다.
--- pp.33~34

DNA 분자의 구조가 밝혀진 후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로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세상을 떠났다. 그렇지만 그 마지막 몇 년 동안에 프랭클린이 남긴 업적도 결코 가볍지 않다.

킹스 칼리지를 떠나 런던 대학의 버벡 칼리지로 자리를 옮긴 프랭클린은 바이러스의 모양을 X선 결정학으로 밝히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리고 프랭클린은 이 연구에서도 많은 것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때 프랭클린과 같이 바이러스 연구를 했던 에런 클루그도 나중에 노벨상을 받게 된다. 재미삼아 정리해보자면 이것도 묘한데, 프랭클린의 주위에 있었던 학자들 중에 대학 시절 지도 교수였던 로널드 노리시, 킹스 칼리지 시절 동료였던 윌킨스, 윌킨스와 교류했던 왓슨과 크릭, 버벡 칼리지 시절 동료였던 클루그가 모두 프랭클린이 세상을 떠난 뒤에 노벨상을 받았다.
--- p.108

김점동 본인은 결혼할 생각이 없었고 결혼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했던 것 같기도 하다. 김점동은 자신은 “남자를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편지에서 밝히기도 했고, “바느질도 잘하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어와 오르간 연주에 능숙하고 생리학과 의학을 배우고 있는 훌륭한 학생이었지만 이 시절 조선 가정에서 결혼한 여성이 맡아야만 했던 집안일은 잘하지 못했을 거라는 뜻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잘하는 데 비해 집안일은 멀게 느껴진다는 말같이 들리기도 한다.
--- p.146

김점동의 의학에 대한 태도도 결혼 무렵에 완전히 바뀌게 된다. 입술 위가 갈라진 구순개열 환자를 로제타 홀이 수술해서 고쳐주는 것을 보고 김점동은 이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대단한 학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무렵 조선에서는 입술 위가 갈라진 모양으로 태어나면 평생 놀림거리가 되는 것을 운명으로 여겼다. 그러니 근대 의학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 운명을 바꾸어주는 사람들이었다.

김점동은 의학에 점점 열정적으로 빠져들었고, 1884년 무렵이 되자 진료소에 있는 모든 약들의 라틴어 이름을 다 외워서 의사들이 불러주는 대로 처방전을 쓸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몸에 기술을 익히는 데도 능숙해져서 홀은 김점동이 한 손으로 에테르병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 p.148

구달이 영향력이 큰 학자가 될 수 있었던 점에는 연구 활동이 당시 시대에 잘 들어맞았다는 데에서도 어느 정도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는 영국, 미국에서 컬러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신비로운 볼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지던 시기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신형 텔레비전이나 영상 기술이 나오면 사업가들은 항상 자연 다큐멘터리로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을 보여주면서 이목을 끌고자 한다.

그러다보니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미국 회사들이 나서서 구달의 연구 활동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어머니와 단둘이 정글 속으로 떠나 침팬지를 연구한다는 젊은 탐험가의 이야기는 곧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 p.196

서울에 가서 학생이 된다는 꿈을 꾸며 매일같이 학교에 갈 수 있는 그곳을 상상하던 김삼순이, 그날 번화한 도시가 빛나는 모습을 보면서 받은 충격은 아마 그런 정도였을 것이다.

김삼순은 이때 그 밤풍경을 가능하게 한 과학기술이 정말로 놀랍고 멋진 것이며, 자신도 그런 것에 대해서 더 배우고 싶다고 느꼈다. 김삼순은 짤막한 자신의 회고문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에서 내리던 바로 그날 밤 그 순간, 과학이 멋진 것이고 과학을 알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날 밤 생긴 그 마음은 평생 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 p.217

1947년의 어느 날 그레이스 호퍼는 자신이 처음 접했던 하버드 마크 I의 후계 기종인 하버드 마크 II 기계에 실제로 나방 한 마리가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호퍼는 그 나방을 붙잡아서 공책에 붙여놓고, 재미 삼아 “최초로 발견된 실제 버그”라고 밑에 써두었다. 호퍼와 팀원들은 그것을 보면서 참 별일도 다 있다고 한바탕 웃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일 이후로 버그라는 말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를 지적하는 말로 점차 더 유행하게 되었을 것이다. 호퍼와 호퍼의 동료들이 컴퓨터 업계에 퍼져 나가면서 이 이야기를 전할 때마다 버그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를 일컫는 말로 더 깊이 자리 잡게 되었을 거라는 짐작도 해본다.

지금은 컴퓨터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흔히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를 버그라고 부르고 있다. 그때 호퍼가 나방을 붙여놓은 공책은 지금도 박물관에 잘 보관되어 있다.
--- pp.265~266

“하늘아, 모자를 벗고 인사해라. 내가 간다!”
BBC에서 보도한 기사를 보면, 테레시코바는 발사 순간 경쾌하게도 그렇게 외쳤다고 한다.
그 말대로, 탄소, 수소, 산소 원자 간의 빠르고 강력한 화학 반응에 의해 로켓은 점점 더 높은 속력을 얻었고 마침내 약 200킬로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한 시간 3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도는 속력으로 보스토크 6호를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보스토크 6호는 정확한 원이 아니라 타원 모양을 그리면서 지구에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며 움직였는데, 중력, 높이, 속력을 미리 계산해놓은 바에 따르면 이 정도라면 땅에 추락하는 일 없이 한동안 계속 지구 위에 떠서 돌 수가 있었다.
“나는 갈매기(Я Чайка).”
우주에 도착한 테레시코바는 처음 그렇게 말했다.
--- p.304

루빈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팔로마 산 천문대에 머물며 별을 관측하기도 했는데, 천문대에 남자 화장실밖에 없자 직접 여자 화장실 그림으로 표지판을 만들어 화장실 문에 붙였다는 유명한 일화를 남긴 것도 바로 이 시절이었다.
--- p.336

“문제를 딱 보면 저절로 머리가 돌아가는 그런 사람은 아니고요. 저는 아주 천천히 고민하면서 문제를 푸는 편입니다.”

미르자하니는 자신이 수학을 연구하는 방식을 그렇게 설명하기도 했다. 미르자하니의 어린 딸은 자신의 어머니가 하는 일이 큰 종이에 계속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미르자하니에게는 수학 문제를 고민할 때 집 방바닥에 아 주커다란 종이를 펼쳐놓고 그 위에 엎드려서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며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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