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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마리 앙투아네트

: 왕비의 비밀 일기

[ 양장 ]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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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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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006g | 250*300*17mm
ISBN13 9791186921746
ISBN10 118692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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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0년 5월 15일 콩피엔
그래도 이 나라는 얼마나 아름답고 사람들은 또 얼마나 친절한지! 마차를 타고 나의 왕자님을 만나러 가는 긴 여행길에 수많은 사람이 내가 지나가는 곳마다 나와서 환호해주었다.
프랑스 온 나라가 환희에 가득 찬 것 같았다. 왕의 신하 중에는 흰색 옷을 입은 자도 있었고,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자도 있었다. 내가 왕과 왕세자님을 만난 곳은 콩피엔 숲속 한가운데였다. 가슴이 아프게 뛰었다. 나는 또 예법을 잊고 폐하 앞으로 달려가 가장 아름다운 자태로 절을 올렸다. 폐하께서는 나를 일으키시고 미소 지으셨다.

그분이 내게 처음 하신 말씀과 나를 바라보시는 눈길로는 내게 마치 사랑이라도 고백하고 계시다는 오해를 살 만도 했다. 그런 점에서 왕은 대단한 분이었다. 아직 준수한 자태가 남아 있었고, 태도는 당당했다. 이런 이야기를 여기에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것은 나의 비밀 일기책이니 상관없다. 하지만 그분이 내 남편이 될 당신의 손자를 내게 소개하셨을 때 나는 얼마나 실망했던가! 두 남자에게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었다. 그의 얼굴은 순하지만 무기력해 보였고, 내 시선을 마주하지도 못했고, 심지어 내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틀 후에 우리는 남편과 아내가 된다...
--- p.15

1775년 7월 30일, 쇤브룬
사랑하는 딸에게
전령이 돈을 가지고 하루 일찍 네덜란드로 떠납니다. 내 사랑하는 아이들의 머리를 그토록 잘 꾸며서 그려놓은 멋진 선물을 받으니 얼마나 기뻤는지도 어서 알리고 싶었답니다. 이 작업은 대단한 솜씨가 있는 사람이 한 것 같고, 파리의 모든 장인과 이 어미를 기쁘게 해주려고 애쓴 내 딸의 노고를 빛내주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어요! 그대가 로젠베르크에게 쓴 편지를 읽고 그야말로 아연실색했기 때문입니다! 문체가 얼마나 천박하던지! 얼마나 경박하던지! 대공녀 앙투아네트의 그토록 선량하고 관대했던 마음씨는 대체 어디로 갔는지요?
거기에는 음모와 천박한 증오심과 처단하고 조롱하려는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숨어서 계략이나 꾸미는 퐁파두르나 뒤바리 같은 여자에게 어울릴 뿐, 선의와 품격을 갖춘 로렌과 오스트리아 출신 왕비의 모습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중략)
그대의 행복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그대가 과오를 저질러 큰 불행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사태를 막지도 못할 겁니다. 그것은 아무것에도 진지하게 집중하지 못하고 극도로 산만한 상태로 사는 결과일 겁니다. 지금 어떤 책을 읽고 있습니까? 그러고도 국가 중대사나 장관 인선 같은 중요한 일에 감히 왈가왈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상황이 이 지경인데 베르몽 신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또 메르시 대사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공주를 즐겁게 해주고 공주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취하는 천박한 아부꾼들과 달리 그들은 공주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공주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니 아마 듣기 싫은 말도 했을 겁니다. 그래서 공주는 그들이 언짢았습니까?
공주는 어느 날 진실을 깨닫게 되겠지만, 그때는 너무 늦을 겁니다. 나는 그런 불행을 지켜보게 될 때까지 살고 싶지 않으니 그 전에 신께서 내 목숨을 거두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제 더는 공주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지도 못하고, 내가 숨을 거두는 날까지 간절히 사랑하 는 딸이 영락하고 불행해지는 모습을 차마 견딜 수도 없으니 남은 바람은 그것밖에 없군요.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
--- p.35

1792년 8월 14일, 탕플 탑 감옥
우리는 폐위되었고, 혁명의 죄인이 되어 감옥에 갇혔다.
간수들의 방자함과 증오심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우리를 고문하고 모욕하는 데 열중한다. 백성은 탕플 감옥의 창 아래 모여들어 고함을 지른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 머리를 잘라 창끝에 꽂고 다니는 것이다.
세상에! 성격은 타고난 것이고, 내 핏줄 속을 흐르는 피를 이토록 생생히 느끼는데, 어찌 이런 시대에 이런 인간들과 살아갈 운명에 놓였단 말인가.
만약 나의 아이들이 없다면, 내가 어떤 상태가 될지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죽는 날까지 내가 아니라 나의 아이들을 위해 이 길고 고통스러운 운명을 감수할 것이다.
인간은 바로 이런 순간에 참모습을 알게 되고, 진정으로 애착을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드러난다.
우리가 바렌에서 체포되었을 때부터 나는 나의 형제와 스웨덴, 스페인, 영국 군주에게 편지를 보내 구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도 반응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정직하게 감히 내게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 비겁하기 때문인지, 비정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아무도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운명을 보고 기뻐했을지도 모른다.
--- p.86

1793년 10월 16일, 콩시에르주리 감옥
나는 이미 모든 이에게 버림받았고, 너무도 오랫동안 혼자 있다 보니 과거에 내가 행복했던 적이 있었는지조차 기억하기 어렵다.
내가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저질렀을 모든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원치 않게 고통을 주었을 모든 이에게도 용서를 빈다. 또한 나의 모든 적을 용서하고, 그들이 내게 저지른 모든 악행도 용서한다. 아무것도 자신을 탓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는 죽음을 앞두고 마음이 평온하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내가 그토록 사랑했고, 이제 곧 영원히 곁을 떠나야 할 나의 아이들, 형제들, 자매들과 친구들을 생각하고, 이 이별이 그들에게 줄 슬픔을 생각할 때 찾아오는 고통 말고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
내가 그들을 더없이 사랑했다는 것을, 이 마지막 순간에 나의 영혼이 오로지 그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그들이 기억해주기 바랄 뿐이다.
지금 내 곁을 지키는 단 하나의 존재는 바로 이 작은 강아지 몹스, 간수들이 출입을 허락한 유일한 생명체이다. 젊은 시절 나는 때로 고독을 즐겨 쇤브룬의 정원이나 빈 방에서 홀로 몽상에 잠기기도 했으나 그럴 때에도 몹스는 늘 내 곁에 있었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트리아농의 꽃들을 보고 싶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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