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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병원 24시

야생동물병원 24시

: 인간과 야생동물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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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84g | 153*224*20mm
ISBN13 9788997137046
ISBN10 8997137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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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의학실
야생동물이 좋아서 모인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생들로 야생동물을 살리는 수의사, 야생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데 보탬이 될 수의사를 꿈꾸며 공부하고 있다. 전북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인턴 과정을 통해 야생동물에 대해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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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만 있다면 그와 유사한 또 다른 죽음을 막고 싶었다. 야생동물들이 다치는 주요한 원인은 도로, 밀렵, 낚시에 사용하는 납 봉돌, 하천 정비, 건물의 유리창 등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다. 도로 위에서 교통사고로, 밀렵꾼의 총에 맞아, 농약 묻은 볍씨를 먹고, 납 봉돌을 삼키고 죽어가기에는 우리가 만났던 야생동물들은 모두 아름답고 특별했다.

밀렵꾼에 의한 총상이었다. 오른쪽 날개는 총알에 뚫려 날카로운 뼈가 튀어나온 상태에서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날개는 부러졌고, 총알은 뼈를 완전히 관통한 듯 총알 파편만이 확인되었다.

현상된 필름을 걸자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안타까운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 세상에.....” 엑스레이 속 고라니의 뱃속에 새끼고라니의 골격이 또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미 고라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곧 태어날 새끼고라니들의 모습이었다.

고라니는 중국 아종과 한국 아종이 있다. 중국아종은 개체수가 급감하여 보호종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프랑스와 영국에는 중국아종이 도입되어 야생에서 살고 있다. 한국 아종은 유해조수로 간주되고 있을 만큼 많은 수가 서식하고 있지만 서식지가 한반도로 제한되어져 있어 우리나라에서 멸종할 경우 전 세계적인 멸종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삵의 삶은 처참해졌다. 교통사고만 당하지 않았다면, 인간이 워낙 삵의 터전이었던 곳에 도로만 만들지 않았다면 넓은 들판을 팔팔하게 뛰어다녔을 녀석이 병원에서 저런 모습으로 있다니.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최상위 포식자인 삵이 저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니. 미안하고 참담했다.

너구리 새끼들이 많이 구조되는 봄에는 많게는 20~30마리의 새끼들을 한 마리씩 먹이다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러다보면 ‘우유 먹이기 끝!’이라는 말과 함께 처음부터 다시 우유를 줘야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되기도 하고, 밤에 우유를 주기 시작했는데 창밖으로 해가 뜨기도 한다.

수달의 건강이 회복되었다고 해도 한 쪽 발이 없는 수달을 자연으로 방생할 수는 없었다. 물고기, 개구리, 물새 등을 잡아먹고 사는 수달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반드시 사냥을 해야 하는데 다리가 하나뿐인 것은 사냥에 심각한 지장이 되기 때문이다.

조류는 비행을 해야 살 수 있고, 비행에 필수적인 것이 깃이기 때문에 신체 다른 곳에 문제가 없고 깃만 망가져있을 경우에는 주로 깃 이식을 한다. 깃 이식은 수술 24~48시간 후에 바로 비행 훈련이 가능하고 별다른 후유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인간의 장기 이식수술이 위험성, 후유증이 높은 것과는 좀 다르다.

검사 결과 실제로 큰고니는 납 중독이 확인되었다. 혈액 내 적혈구 수치가 많이 낮았다. 심각한 빈혈이었다. 녹색 설사도 계속 하고, 체중도 7킬로그램 밖에 나가지 않는 체중미달 상태였다. 무엇보다 혈중 납 농도가 정상치를 훨씬 초과했다. 밀렵꾼에 의해 총을 맞고, 낚시꾼이 버리고 간 납 봉돌을 먹고 납 중독에 걸려 생사를 넘나드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인간이라는 것이 한 없이 미안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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