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통증에 효과가 있는 운동은 따로 있다. 더구나 그 운동은 짧은 시간에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정보와 제안을 전문가가 해준다면 더욱 믿고 따라 할 수 있다. 원하는 운동을 제대로 하려면 의학과 운동에 대한 지식이 모두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둘을 모두 정통한 전문가는 없다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을 한번 살펴보라. 의대 교수가 혼자 썼거나, 스포츠 강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 전부다.
이 책은 체대 교수와 의대 교수가 함께 썼다. 책에서 말하는 최상의 컨디션 만드는 방법은 실제로 운동을 좀 해본 저자들의 경험과 사례, 의학적 지식, 운동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니 믿을 만하다. 당신의 몸은 나이가 들어서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아니다. 지금 무엇을 하냐에 따라 컨디션은 당장 내일부터 달라질 수 있다.
--- p.7~8
운동 요법은 몸의 통증을 없애려는 수동적 목표를 넘어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능동적 목표를 추구한다. 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운동할 때 우리 뇌는 엔도르핀(Endorphin)과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행복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엔도르핀과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엔도카나비노이드는 통증을 줄이고, 불안을 달래주며, 기분을 좋게 해준다. 30분 이상 달렸을 때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기분이 좋아지는 상태를 뜻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도 바로 운동 시에 증가하는 베타 엔도르핀 혹은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영향이다. 엔도르핀 혹은 엔도카나비노이드는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많이 분비되지만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만큼은 나온다.
--- p.31
운동이 뇌 건강에 좋다는 연구들은 이미 많이 나온 상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운동이 뇌신경 재생, 뇌 시냅스 증강, 뇌혈관계 성장 등의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기억력 및 학습 능력 증진 등이 나타나게 된다는 연구다. 더 흥미로운 점은 특히 유산소 운동이 이러한 신경 세포 성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억력 및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해마(Hippocampus)에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경 세포가 풍부하다고 한다. 운동이 뇌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충분한 이유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많은 연구에서 운동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의 발생 위험을 낮춘다고 보고하고 있다. 운동 같은 활동성이 신경계의 연결 회로인 시냅스의 가소성을 증진시키고, 자극 강도를 증가시켜 뇌 기능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치매를 예방한다고 한다. 사람의 뇌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 크기가 줄어들게 되는데, 특히 뇌인지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치매 환자의 경우 그 정도가 훨씬 심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뇌 위축의 지연 혹은 예방에 운동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 p.41~43
미국국립보건원 자료에 따르면, 운동이 다양한 암들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강력한 의학적 증거에 기반해 위험도가 감소하는 암들로는 유방암, 대장암, 식도암, 신장암, 위암 등이 있다. 이 암들은 적게는 12퍼센트에서 많게는 20퍼센트 이상까지 운동으로 인한 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는 낮지만 폐암, 혈액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간암 및 직장암도 운동으로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운동은 어떤 생물학적 효과로 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걸까? 여러 근거가 있지만, 대표적인 이유 몇 개만 설명해보겠다. 일단 운동은 체내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을 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초기에 없애는 기능이 있다.
--- p.45~46
신체 활동의 감소는 우리 몸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힘쓰고 뛰어다녀야만 하는 환경에 맞춰 진화한 인간의 몸과 달리 우리의 신체 활동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생활방식의 부조화는 현대인을 괴롭히는 수많은 질병의 근본 원인이 되었다. 오랜 세월 진화해온 우리 몸의 특성과 환경의 부조화 때문에 생기는 질환을 불일치 질환(Mismatch Disease)이라고 부르는데 예를 들어보겠다.
대부분의 비만 관련 질환은 생활방식의 부조화가 원인이다. 수렵채집에 의존하던 시절엔 먹을 것을 언제 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저장이 불가능하니 모아놓고 없을 때를 대비하기도 어려웠다. 이렇게 힘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당분과 지방이 풍부한 고칼로리 음식을 기회만 생기면 있는 대로 다 먹어 치워야 했고, 남은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는 것이 유리했다. 덕분에 당분과 지방에 대한 강렬한 식탐과 소화 능력, 지방 축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더 오래 살아남아 자식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우리 모두는 이들의 후손이며 이런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기름진 치킨과 달콤한 디저트에 열광하고 야속할 정도로 쉽게 살이 찌는 비만 유전자를 가진 셈이다.
--- p.53~54
어린 시절 많이 봤던 만화 [드래곤볼]에는 전투 종족인 사이언인이 나온다. 이 종족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 그전보다 몇 배나 전투력이 강해지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어린 시절의 나를 비롯해 이 초능력을 갖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만화에나 나올 법한 대단한 능력을 알고 보니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과보상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즉, 죽지 않을 만큼만 육체적으로 힘든 고비를 넘기고 나면, 우리 몸은 전보다 더 훨씬 힘든 신체 활동을 견딜 수 있도록 변화한다.
피로도 마찬가지다. 피곤해서 몸을 움직이기 힘들 때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피로 회복 능력이 업그레이드된다. 게다가 운동은 지친 근육에 혈액 공급을 더욱 활발하게 하고,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가 근육 피로의 원인인 젖산을 더 빨리 제거하도록 돕는다. 기분이 좋아지는 호르몬이 나오고 수면의 질이 올라가는 것은 덤이다. 피곤해서 운동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피곤하니까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 p.77~78
아무리 바빠도 화장실은 가야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허리를 편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최근에 허리를 쭉 펴본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자. 지금 당장 일어나서 허리를 쭉 펴자. 5초 투자로 생각보다 큰 시원함을 경험할 수 있다. 목까지 함께 해준다면 금상첨화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마치고 나온 뒤 주변을 둘러보자, 아무도 없는가? 지금이 기회다. 벽 대고 팔굽혀펴기를 해보자. 사실 누가 보면 또 어떤가?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횟수는 하고 싶은 만큼 하면 된다. 일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편한 자세를 찾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꼬여 있는 내 다리를 보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이다. 꼰 다리를 무릎에 올리고 햄스트링을 스트레칭(요방형근 스트레칭)하는 것이다. 이왕 한 김에 목도 함께 스트레칭해보자(앉아서 하는 목 신전 운동).
--- p.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