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니까. 시마 씨는 훌륭한 사람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가게에서 일해달라고 부탁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자신감을 가져도 돼. 앞으로 인생은 수십 년이나 계속될 거고 즐거운 일도 얼마든지 있을 거야.” --- p.15
아키코는 시마 씨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수다를 떨었다. 둘이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와 찾아오는 손님 수가 균형을 잡자 정신적인 부담이 줄어들었다. 이런 소리를 하면 찻집 아주머니는 또 “약해빠진 소리는 집어치워”라며 혼을 내겠지만, 아키코는 불꽃놀이처럼 펑 터졌다가 금방 사라지는 것보다 평범할지라도 무슨 일이 있을 때면 문득 그곳에 가서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가게를 꾸리고 싶었다. --- p.31
“저 고양이집은 바람막이까지 달려 있네. 바람이 세게 불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누가 내려주고 날이 좋아지면 다시 올려주는 모양이야. 고양이가 직접 하진 않을 테니까.” 아키코는 날이 꾸물꾸물해지면 카오스와 까망이가 앞발로 허둥지둥 바람막이를 내리는 모습을 상상하고 미소를 지었다. --- p.61
내일은 어떻게 될지 고민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내일 일은 내일이 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미리 고민하면 그만큼 자신 안에 부정적인 감정이 늘어날 뿐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정성껏 하는 수밖에 없다. --- p.81
“아무튼, 무슨 장사를 하든지 주인이 단단하게 버티면 어떻게든 됩니다. 일이 생겼을 때 허둥거리는 게 제일 문제예요.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