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머는 하이데거의 이해의 선구조가 주관과 객관이라는 이중적 도식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주관과 객관을 이미 포괄하고 있는 세계의 연관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하이데거의 이해의 선구조적 성격을 해석학의 새로운 전기로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이해의 선구조적 성격에 기초한 피투(被投)된 현존재는 자기 자신을 시간적 구조에서 해석해야 하며 일정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야 하고 미래를 기투(企投)하면서 과거의 의미를 규정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현존재의 자기 이해를 ‘내던져진 기투’라고 보았다.
이렇게 하이데거의 ‘세계-내-존재’의 해석학적 전환을 따르는 가다머는 하이데거의 이해의 선구조적 성격과 내던져진 기투라는 개념으로부터 ‘지평’의 개념을 발전시킨다. 가다머는 인간이란 누구나 자신의 지평을 갖고 있으며, 지평이라는 공통성을 지닌다는 것은 이미 주관적인 것이 아니고 그 지평에 참여한다는 것은 또한 객관적인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가다머는 우리의 지평이 주관과 객관을 포함하는 것을 ‘지평들의 융합’(the fusion of the horizons)으로 설명한다. 즉 지평들의 융합이란 역사적으로 제약된 우리의 관심사를 이해의 대상과 통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가다머가 성공적인 해석학적 이해를 대화의 합의와 동일시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 낯섦과 친숙한 것 간의 융합을 의미한다.
--- 「기독교교육과 가다머의 해석학적 대화 모형」 중에서
필자의 견해로는 20세기 이래로 한국의 기독교교육은 한편으로 근본주의 신학에 기반하고, 다른 한편으로 민중신학에 기반하는 기독교교육이 주된 두 축을 이루어 왔다. 근본주의 교육은 이원론적 철학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회 공동체는 완전하고 세상은 악한 것으로 간주하여 세상과 문화와의 대화를 거부해 왔으며, 민중신학적 교육은 정치적 자유의 표현 등에 기초한 ‘민중,’ 즉 ‘억압자’를 위한 교육에 주력했다. 이러한 두 가지 주된 기독교교육에 영향을 받은 기성세대, 즉 건설 세대(Builder Generation) 및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s Gene- ration)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전에 긴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근본주의 교육과 민중신학적 교육으로는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세대 간의 갈등’의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해 진퇴양난에 위기에 처했다. 사회 전반에 걸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은 ‘세대 차이’이다. 세대 차이라는 사회갈등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갈등 당사자들 사이의 특정한 쟁점을 둘러싼 차이에 의한 갈등이다. 다시 말해서 한 집단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가 상대 집단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기본적인 차이를 나타낼 때 야기되는 갈등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도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세대 간의 갈등’이 비단 모든 세대가 직면하는 연령별 주기적 갈등이 아니라, 두 가지 교육, 즉 근본주의 교육과 민중신학적 교육에 영향을 받은 기성세대와 포스트모더니즘적 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 차세대와의 갈등이라고 전제한다.
--- 「카푸토의 급진적 해석학과 유동 모형의 관점에서 본 한국 기독교 공동체의 ‘관계성의 가치’ 」 중에서
영화 [시]는 세 가지 측면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첫째, 청소년부터 노년에 이르는 모든 세대가 직면할 수 있는 ‘죽음’이라는 화두에 대하여 인문학적 성찰을 제공한다. 둘째, 영화 속의 주인공 미자가 동네의 문화센터에서 대중 인문 교양교육, 즉 시(poetry)를 배우게 되면서 자신의 노년을 정리하게 되는 사건은 평생교육의 인문학적 성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셋째, 영화 [시]는 인문학 성찰을 위한 메타포적 상징을 지닌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영화는 대중들의 영화에 대한 욕구, 즉 영상문화 코드에 대한 소유 욕구를 촉진한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대중들의 사회 문화적 욕구는 현대 대중문화의 전역에서 교감하고자 하는 대중적인 교양을 원한다. 현대의 영화, 광고, 음악 등은 인생의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인문학적 언어들과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대중은 대중 인문 교양을 통해서 그러한 새로운 문화 코드를 읽어내는 문화문해(cultural literacy)를 원한다.
이 글은 ‘죽음’을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일 뿐 아니라, 청소년 세대와 노년 세대, 상실과 부활의 접촉점이라고 설정한다. 더 나아가서 평생교육의 맥락에서 나이 듦과 새로움이라는 모티브가 공존한다고 본다. 영화의 존재론적 ‘죽음’의 상징성을 중심으로 평생교육의 “대중 인문 교양교육”의 관점에서 비판할 것이다.
--- 「포스트모던 시대의 대중 인문 교양교육과 기독교 평생교육의 가능성」 중에서
공동체주의 철학은 인간관, 공동체, 공동선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중시한다. 공동체주의와 자유주의가 뚜렷이 구분되는 기점은 ‘인간관’에 관한 입장 표명이다. 공동체주의자들은 개인의 자아를 규정하는 사회적 관계가 존재하며 따라서 개인은 그들이 속한 공동체에 의해 적어도 부분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즉 개인이 사회보다 선행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공동체가 개인보다 우선한다는 입장이다.
공동체주의자에 의하면 ‘공동체’란 용어는 규범적인 개념으로서 인간관계의 바람직한 특성을 기술하는 것이다. 즉, 일정한 가치관, 규범, 목표 등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으로서 공동체는 그에 속하는 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자기 자신의 목표로 간주하고 있어 그 자체로서 하나의 선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공동체주의는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동체주의 견해가 추구하는 ‘공동선’이란 공동체의 성원이 단지 사적인 이해의 일치만이 아니라 공동의 목적을 지니는 것이며, 이것은 그 성원들에 의해 공동의 목적으로 이해되고 존중되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주의자인 맥킨타이어는 공동선이란 공동체의 담론(story/narrative)에 뿌리를 두는 것이라고 본다.
--- 「기독교 도덕교육과 맥킨타이어의 ‘서사적 자아’와 ‘실천’ 개념의 의미」 중에서
문화 콘텐츠(cultural contents)는 한국이 만든 신조어로써 문화적 요소를 함유한 대중매체 혹은 문화 상품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문화 콘텐츠는 “문화, 예술, 학술적 내용의 창작 또는 제작물뿐 아니라, 창작물을 이용하여 재생산된 모든 가공물 그리고 창작물의 수집, 가공을 통해서 상품화된 결과물들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콘텐츠(contents)는 각종 대중매체에 담긴 내용물, 작품을 말한다. 또한 “문자, 영상, 소리 등의 정보를 제작하고 가공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정보 상품”이다.
기독교문화 콘텐츠를 이해할 때, “기독교 + 문화 콘텐츠”와 “기독교문화 + 콘텐츠”라는 두 가지 패러다임을 생각할 수 있다. 먼저 “기독교 + 문화 콘텐츠”는 ‘기독교’가 형용사가 되어 ‘기독교적 문화 콘텐츠’로 이해해야 한다. 기독교교육은 학습자를 가르치고 키우는 일 전체를 기독교적 방향으로, 기독교적 관점에서 하는 교육을 지칭한다. 이러한 기독교교육의 개념은 반드시 교회가 주체가 되는 것만이 아니라, 기독교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종류의 교육들(교회의 교육뿐 아니라 학교의 교육, 기독교 과목을 포함한 일반 교과목들)까지 포함시킬 수 있다. 무엇을 가르치든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정립되고 기독교적 세계관과 인간관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교육이라면 기독교교육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독교 + 문화 콘텐츠”는 기독교적 안목을 가지고 세상의 문화 콘텐츠를 보는 것이다.
--- 「한국의 전통문화 콘텐츠와 기독교문화 콘텐츠의 조우를 통한 기독교교육의 가능성 」 중에서
--- 「한국의 전통문화 콘텐츠와 기독교문화 콘텐츠의 조우를 통한 기독교교육의 가능성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