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떠오른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당장 가르치는 일을 시작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머뭇거리기만 하다 흘러갈 시간이 아까웠다. 공간을 따로 차리려면 큰 결심과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게는 줄곧 지켜 온 질긴 결심과 우리 집이 있었다. 내가 평소에 행복하게 수련하는 멋진 우리 집이! ‘먹고 자고 쉬고 요가까지 하는 내밀한 공간을 타인과 함께 나누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한 번 해 보지 뭐. 삼삼오오 모여서 수련을 해 보자!’
--- p.37, 「서울 시내에 요가원을 차린다는 것」 중에서
나는 작은 요가원을 차리고 운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이자 각자의 요가를 추구하며 살아도 괜찮다는 것을 비로소 믿게 됐다. 남들과 같게 살기를 포기하니 삶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가 점점 더 선명하게 보였다. 분명 사회의 안전한 울타리 안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고통과 좌절을 겪긴 한다. 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내 흐름에 맞게 살다 보면 ‘될 일은 되는구나!’ 싶을 때도 있다.
--- p.40, 「서울 시내에 요가원을 차린다는 것」 중에서
거울 하나 치웠을 뿐이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사람들이 요가복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사실 요가를 할 때 꼭 요가복을 갖춰 입을 필요는 없다. 숨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편한 옷이면 충분하다. 거울이 없는 요가원, 그것도 어두침침한 요가원에서는 어차피 서로가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뽐내기라도 하듯 다양한 요가복을 살 필요도 없고, 날씬해 보이게 몸의 라인을 잡아 주며 꽉 끼는 요가복을 입을 필요도 없다. 거울에 비친 내 살들을 보며 다이어트 결심을 되새기지 않아도 되고, 완벽한 동작을 해내려는 강박으로부터도 더 자유롭다. (중략) 그래서 나는 요가원에서 거울을 치웠다. 수련자들이 행복을 자기 안에서 찾기 위한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내면에 집중하는 고요한 순간에 비로소 간절히 원하던 것들이 눈앞에 나타난다. 여기저기로 치이고 흔들리던 삶이 진짜 자기에게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 p.51~53, 「요가원에서 거울을 치운 이유」 중에서
적어도 요가 선생님의 역할 속에 있을 때만큼은 분별없이, 열린 가슴으로 타인에게 공감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요가나 명상은 몸과 마음이 지쳤거나 영혼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매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듬다 보면 타인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존재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요가는 생각의 흐름을 멈춰 현재에 집중하고 진정한 자신인 참자아를 탐구하라고 요구하는데, 수련과 명상을 통해 참자아와 연결되는 경험을 하고 나면 타인을 사랑하고 연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 p.95, 「가르침의 비결」 중에서
요가를 해도, 명상을 해도 마음은 계속 상황에 맞게 작용한다. 밉살스러운 사람은 밉고, 억울할 땐 화가 난다. 다만 예전보다 빠르게 마음을 알아차리고, 마음 챙김을 하고, 무의식적으로 나를 지배하는 행동과 반응을 줄여 가는 것이 내가 변한 점이다. 가슴속 사랑과 행복이 커지면 삶도 충만해진다. 내가 무엇을 끌어당기는지 의식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삶은 현저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어지는 선택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눈에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듯 보인다면 아마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 p.143~144,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할 수 있을까?」 중에서
이제 나는 진심을 다해 우리를 위해 기도한다. 진심을 다해 공감하고 연민하며 우리가 다 함께 손잡고 춤추기를 기도한다. 타인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고 타인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함께 나아져야만 한다. 혼자서는 나아지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 진실된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우리 모두가 기쁘게 영혼의 춤을 추게 되리라고, 나는 한 치의 의심 없이 믿는다.
--- p.156~157, 「영혼이 하나가 된 춤」 중에서
의식적인 생각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 때,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마음이 힘들 때 누군가가 건넨 진심의 위로, 따뜻한 음식, 말 한마디가 우리를 일으킨다. 시즌 1의 어설픈 시작을, 시즌 2의 불완전한 시간을, 나는 ‘우리’와 보냈다.
--- p.159~160, 「에필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