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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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저
조예은 저
'기억술사'라는 제목부터 무언가 신비하고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초반 몇 페이지를 읽어가는 순간 바로 깨달았다. 완독할 때까지 손을 못 떼겠구나 라는 느낌.....
단 2시간만에 끝냈다. 올해 들어 최단시간 내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의 기억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오와 그의 고객이었던 희주, 희주의 동창인 은아와 태준, 또다른 기억술사인 조선생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기억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조선생이 추구하는 것처럼 아프고 속상한 기억들은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 행복한 기억만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이 과연 그 사람이 진정 바라고 원하는 것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 인간이 인격체로서 성숙하고 단단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기억을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선오도 처음에는 타인의 기억 속에 들어가서 잃어버린 기억들을 찾아주고 정리해 주는 단계에 머물렀지만 또다른 기억술사인 조선생이 치료라는 미명하에 타인의 기억들을 없애는 것을 보고 이에 대해 반발하면서 어떤 기억이든 그 사람에게는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희주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게 된다.
희주는 선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 사회는 서로를 존중하는 것에 각박하다고요. 남들과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사람만이 잘하는 것이 있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존중해 준다면 우리는 괴로운 기억들이 생기더라도 지금보다는 힘들지 않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사는 사회는 누군가의 삶의 방식을 자신의 삶의 잣대로 평가하고 비난하며 존중하려 하지 않는 것에 익숙하다. 그런데 불행한 일은 누구에게나 생각지도 못하게 잦아오고 그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불행한 과거조차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거라고...
나도 살아가면서 타인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지 혹시나 내가 가진 선입견과 편견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는 주변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자주 들어왔다. '과거는 그만 잊고 미래만을 생각하자',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패배자의 모습이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조선생의 관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아픈 기억이나 상처를 회피하고 외면해서는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이 치유의 첫 단계일 것이며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감해 나가면서 새로운 삶으로 한 단게 전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해리포터'와 같은 화려한 마법의 세계, '달러구트 꿈백화점'의 환상적인 배경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ㅇ에 오히려 현실감도 있고 생각해 볼 부분도 많았던 작품이다.
기억술사라는 책을 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선오가 다른 사람의 기억을 들여다볼때 어떤이는 두툼한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얇은 책으로 휑해버린 머릿속의 도서관을 보는걸 보면 나도 가끔 퇴근후 아무생각없이 휴대폰 인터넷 티비 등 영상매체를 볼때마다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 영상은 보지만 기억에 남지 않는 이런걸로 인해 내 머릿속 도서관에도 얇디 얇은 기억조차 되지 않는 종이들만 휑하게 남아 있는건 아닌가 싶은...
다른사람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그 사람의 기억을 엿볼수 있다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의 기억은 도서관의 형태로 차곡차곡 책들을 꽂아 두고 있었고 기억이 흐릿한 사람들은 몽그리라고 하는 끈적한 것들로 부분을 붙여 버리거나 책처럼 열어볼수 없게끔 만든경우도 있다 그런 기억들을 차곡차곡 정리해주기도 하고 구겨지거나 찢어진 부분을 곱게 펴서 정리해주면 사람들은 머릿속이 뭔가 깔끔하고 깨끗하게 변한거 같다며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사기가 아닌가 싶었던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치매환자도 치료가 가능한가 하는 문의도 들어오게 됐다
어느날 예전 기억부터 차곡차곡 사라지는 희주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기억속엔 무엇인지 알수 없는 무엇이 존재했다 그게 뒤를 돌아보면 순간 놀라서 도망을 치게 되고 그 무엇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희주의 과거를 찾아 그녀와 함께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가 므네모스 사무실에 오기전 인지치료를 위해 다녔던 병원의 조선생을 만나게 되고 그 또한 선오와 같은 다른사람의 기억을 볼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지우고 싶어하는 기억을 간직하고 산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 실수에 밤에 이불킥을 하는 이들도 많다 늘 지우고 싶다 기억하고 싶지 않아하지만 싫어하는 기억을 지우거나 훼손하게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그 실수를 바탕으로 다시 일어설 힘을 얻기도 하고 두번의 실수를 거듭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수 있는 화이팅이 생기는게 그 한순간의 실수가 너무 싫다고 무조건 다 지워버리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나약하고 발전이 없어질수도 있을거 같다 이런 생각이 선오가 가지는 생각이었고 그가 내세운 사람들의 기억을 찾아주는 이유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충격적인 이유로 자신의 기억을 잠정폐쇄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타인에게 털어놓았을때 조차 힘들이야기일수도 남들이 봤을때 별 문제가 아니지만 자신에게만 큰 문제라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저 누군가에게 나 이런일로 힘들었다 그랬구나 라는 말로 위로를 받게 되면 좀 안정된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기억을 관장하는 그리스의 신 므네모시네의 이름을 딴 므네모스에서 기억을 정리해주는 독특한 이야기로 내 머릿속의 기억들은 이런식으로 정리가 될수도 있겠구나 해서 재미있었던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