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1장_ 기억력을 높이는 기본 기술
2장_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기억력 기술 [초급]
3장_ 조금 더 복잡한 정보 외우기 [중급]
4장_ 기억력 최고 단계에 도전 [고급]
내가 기억을 잘 하는 방법을 처음 마주한 건 어릴 때 TV에서 봤던 영재발굴단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어린아이들에게 무작위로 섞어놓은 트럼프 카드를 첫 장부터 차례대로(♥4 다음 장은 ◆7 이런 식) 기억하게 해서 누가 가장 많이 외우는지를 판가름하는 내용이었다. 모두 영재 혹은 천재라고 불리는 아이들이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카드 순서를 외웠는데 n장 이상이 되면 모두 한계에 다다아 더 이상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외우는 카드의 숫자가 비슷비슷했는데 유독 한 아이만이 다른 아이들의 한계를 넘어서 추가로 몇 장 더 답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 아이에는 특징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때마다 몸을 흔드는 것이었다. 팔을 흔들 때도 있었고 다리를 흔들 때도 있었으며 몸을 점프하듯 위로 뛰기도 했다. 이렇게 잠시 동안 몸을 흔들고 나면 생각이 난 듯 카드와 숫자를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그 아이가 단기간에 빨리 길게 외우는 방법이었다. 처음 봤을 땐 저게 도움이 되나 싶은 의심 반과 함께 '어떻게 저런 방법을 터득하게 됐을까.'라는 신기함 반이 느껴졌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진짜 기억력이 좋아지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TV 속 아이와 완전히 같은 방법은 아니지만, 어쩌면 전혀 다른 원리일 수도 있지만 책에서도 신체를 이용해 외우는 '신체 기억법'이라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쇼핑 목록을 바로 외워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발, 허벅지, 코, 어깨, 손, 무릎 등 각각의 신체 부위에 외워야 할 것들을 지정해서 연상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다고 한다. 몸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그 아이와 비슷한 점이 있으니까 아마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두 번째 역시 TV에서 알게 된 방법이다. 한 사람이 나와서 여러 가지 기억법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다음과 같다. 본인이 아는 장소에 외워야 할 것을 지정하고 길 찾기 하듯 차례대로 떠올리기와 자신이 무서워하는 것과 기억해야 할 것을 동시에 생각하기이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을 생각했을 때 학교, 공원, 문구점, 버스 정류장, 집이라는 장소가 있으면 학교-텀블러, 공원-슬리퍼, 문구점-휴지 이런 식으로 연결한 다음 집에 갈 때 지나가는 순서대로 떠올리면 '텀블러→슬리퍼→ 휴지'처럼 순서대로 외울 수 있다는 말이다. 무서워하는 것과 함께 생각하라는 것은 주차할 때 사용하기 좋은 방법인데, 차를 B3에 주차했으면 (뱀을 무서워한다고 가정했을 때) 뱀 세 마리와 차를 함께 생각하면 쉽게 3이라는 숫자가 생각나 주차한 곳을 바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공포 요소를 가미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 점을 이용한 방법이다.
앞서 말한 것과 똑같은 방법이 책에 나오는데 작가는 이렇게 동선 따라 정보를 기억하는 것을 '여행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집, 직장 혹은 근처 공원처럼 자신에게 익숙한 장소를 골라 중간중간 여러 군데를 들르는 식으로 짧은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되고 들르는 곳마다 외우고 싶은 것을 하나씩 저장해두면 동선에 따라 순서까지 정확하게 외울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은 내가 TV에서 본 사람의 말과 일치한다. 이로써 효과적인 기억법이라는 것에 더욱 믿음이 간다.
이렇듯 해당 책에선 기억력을 높이는 기술을 중점으로 알려준다. 하지만 기억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기억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퀴즈, 자료에서 정보를 읽어내는 법 등 뇌가 섹시해지는 다양한 방식이 실려있다.
?처음엔 표지와 제목만 보고 무슨 이런 책이 다 있나 싶었다. 읽기 전 까진 뭔가 도움이 되지 않는 이상한 외국 책(?) 같은 느낌(약간 외국 유머집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내용을 알고 나니 읽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기억력을 높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step이 끝날 때마다 작가가 말한 이론이 실전에도 적용이 되는지 테스트 해 볼 수 있도록 만든 페이지가 있는데 되게 재밌었다. 설득의 심리학도 그렇고 이렇게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책일수록 각 내용의 마지막마다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을 제공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