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당분간 나는 나와 함께 걷기로 했다

일 년 동안의 시골 생활에서 찾아낸 삶과 마음

변종모 | 얼론북 | 2023년 2월 7일 한줄평 총점 0.0 (7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7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0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파일정보
EPUB(DRM) 78.21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당분간 나는 나와 함께 걷기로 했다

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다시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다. 그럴 것이다.”
자신을 더 사랑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따뜻하고 다정한 에세이


감성적인 문장과 사진으로 독자들과 만나온 여행작가 변종모가 3년 만에 신작 에세이 『당분간 나는 나와 함께 걷기로 했다』를 들고 찾아왔다.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멈춰야만 했던 시절, 변종모 작가는 오랫동안 살고 있던 서울 성북동의 집을 떠나 불현듯 밀양으로 내려갔다. 낡은 시골집을 고쳐 그곳에서 봄~겨울까지 네 계절을 보냈다.

이 책은 그가 밀양에서 살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집을 수리하고 마당의 풀을 뽑으며 느낀 단상, 난생처음 살게 된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일, 홀로 산책하고 외로운 밤을 지내며 깨닫게 된 인생에 대한 통찰, 여유롭지만 바쁜 시골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담고 있다.

변종모 작가 특유의 사려 깊은 성찰과 아름다운 문장이 돋보이는 이번 신작 에세이는 천천히 걷고 느리게 생활하며 마침내 얻게 된 생의 깨달음을 한 편의 수채화처럼 담담하게 펼쳐 보인다. 그의 문장은 때로는 애잔하게,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삶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는 그와 함께 산책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와 함께 걷다 보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지,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그 비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 오늘도 가장 좋은 방향으로 걷고 있다

1장 봄 : 인생의 긴 소란을 뒤로하고

좋아질 것이라 믿어 보는 일
특별한 보통날의 시작
인생이라는 무작정
좋은 얼굴들이 매화처럼 떠올
볕이 빼곡한 밀양처럼, 과하지 않게 미량처럼
꽃의 가운데에서 살 수 있으니
너는 모르겠지만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 가는 중
새끼발가락 또는 마음이라 부르는
저 나이 때는 뭘 해도 다 예뻐
더욱 좋아지는 당신이 있다
그대가 놓고 간 말들
멀리 가는 사람이야 알아서 잘 살겠지

2장 여름 : 소나기 속, 착한 마음이 되어

사는 데까지 잘 먹고 잘 살려고
그대의 자리에서 그대가 가장 빛날 때
장마는 너와 나의 먼 여행 같아서
인연이라고 생각되는 감정들
주전자 가득 찻물을 올린다는 것
감나무의 기척
기다리는 마음은 잡초처럼 무성하고
황새골 저수지에서 든 생각
더 가까워지기 위해 더 멀어지기
배롱나무에 꽃 피고, 그 가지에 함박눈 얹히더라도
해 지는 쪽으로 발걸음
내게 온 아름답고 튼튼한 사다리
그냥, 알고나 있으라고
살가운 처방, 따끔한 교
라따뚜이를 먹는 여름 저녁

3장 가을 : 결실도 없지만 좋았다고 웃는 일

이 계절과 팔짱을 끼고 걷자
마음의 씀씀이를 늘리는 일
무릉리 아리랑
우리는 잠시 여행처럼 반가웠어요
돌아오지 못할 것을 생각하는 일이 잦다
내 마음을 노랗게 물들이는 깃발
어쩌면 거짓인 말, 그것마저 사랑이다
사람의 일, 마음의 일
얼른 밀양행 기차를 타라고 해야 했나?
어느 흐린 날 커피를 볶는다
마음과 같이 걷기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4장 겨울, 지나 다시 봄 : 신중히 걸어 당도한 마음

새벽에 펄럭이는 마음
눈물을 조금씩 장판 아래 모아두었다
나를 향해 아름답지 말 것
월연대 단출한 한 칸처럼 살 수 있다면
그 마음을 돌 아래 눌러둔다
내 글이 누군가에겐 든든한 한 끼 밥처럼
대나무 젓가락 고이 놓아둔다면
너는 나보다 잘 살아라, 내가 너를 좋아하니까
그건 사랑하기 때문이다
벚꽃잎 받아먹은 날
습관처럼 외로운 사람
사랑 없이 살아도 봄은 사랑스러운 계절

에필로그 : 여행은 어디에나 있고 산책은 언제나 가능하다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저 : 변종모
오래도록 여행자. 쓴 책으로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짝사랑도 병이다』가 있다. 오래도록 여행자. 쓴 책으로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짝사랑도 병이다』가 있다.

출판사 리뷰

산책하듯 써 내려간 여유롭고 느린 삶에 대한 기록
작가 변종모가 전하는 따뜻한 긍정과 다정한 위로의 언어들

운명처럼 만난 집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등을 통해 섬세하고 투명한 문장으로 여행과 인생, 사랑과 위로의 장면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던 작가 변종모. 그가 신작 산문집 『당분간 나는 나와 함께 걷기로 했다』를 들고 찾아왔다.

이 책은 그가 지금까지 펴냈던 책과는 주제가 다르다. 영원한 여행자로 살 줄만 알았던 작가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여행이 멈추자 우울증에 빠졌고,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게 힘들 나날을 보내던 어느 겨울, 그는 서울을 떠나 밀양으로 거처를 옮기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작가가 밀양에서 보낸 일 년 동안의 시간을 담고 있다.

밀양에 도착한 그는 아주 낡은 집 하나를 고쳐 ‘무작정’(無作亭)이라는 문패를 달아준다. 그의 집은 주위로 아름다운 산과 들이” 펼쳐지고, “집 뒤에서는 손바닥만 한 텃밭이 있”는 곳이다. “부실한 가운데 부족함이 없는” 이 집을 운명처럼 만났고, 그 운명 속에서 네 계절을 살게 된다. 그는 이 집의 이름을 왜 ‘무작정’이라고 지었을까? 타고난 여행자인 그는 만남과 떠남에 아무런 미련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계획 없이 무작정 왔다가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홀연히 떠나도 서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세 글자를 힘 있게 눌러 적었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나는 점점 더 쓸모 있는 인간이 되어 가고 있다”

밀양에서 그는 생을 처음 마주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태도로 살아간다. “낯선 곳에 처음 도착한 여행자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모르는 것을 오히려 다행인 것으로 여기며 공손한 자세로 살아 볼 작정”이라고 되뇌며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삶에 대한 지극한 마음과 공손한 태도는 오랜 여행을 경험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시골살이. 평생 여행만 다니고 글만 쓰던 작가는 서툰 솜씨로 집안 이곳저곳을 고친다. 어떤 날은 페인트공이 되어 황토색 벽을 흰색 수성페인트로 마감하고, 어떤 날은 타일공이 되어 욕실의 타일을 비뚤비뚤 붙이기도 한다. 또 어떤 날은 도배사가 되어 끙끙대며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시골살이가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생나무 가지로 아궁이 군불을 지피다가 한 움큼 눈물을 쏟기도 하고, 벌에 쏘여 팔이 퉁퉁 붓기도 한다. 마당을 점령이라도 할 듯 맹렬한 기세로 자라나는 잡초를 뽑으며 주저앉기도 한다. 이런 생활 속에서 그는 점점 깨달아 간다. 이곳은 “내 몸을 굴려야 비로소 한 시간이 가”는 곳이고, “내 마음을 파고 파야 겨우 하루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비로소 알게 된다. “삶은 걱정거리로 가득한데, 그 걱정을 잊게 만드는 일 또한 삶 속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그는 “점점 쓸모 있는 인간”이 되어간다.

내 마음을 여행하는 일

작가에게 밀양에서 보낸 시간은 그의 마음을 여행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여행자로 살며 국내외를 떠돌던 시간이 이 세상을 탐색하는 것이었다면, 밀양에서 지낸 시간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그는 산책을 통해 세상의 모든 생명이 아무 이유 없이 오지 않고,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저마다의 소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꽃을 보기 위해 일부러 나선 그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꽃이 핀 아름다운 수고에 대한 보답이기 때문이다. 문득 찾아온 누나가 살뜰히 집안을 치우는 걸 보며 “별일 없는 일상을 나누는 일. 오늘 반찬은 뭐였는지, 산책은 어땠는지. 매일 묻는 말을 또 묻고, 궁금하지도 않은 것들을 궁금한 척 물어주는 사이. 그런 게 가족”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작가가 샘물처럼 맑고 투명한 이 깨달음을 건져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가 “당분간 나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의 삶은 단순하다. 아침에 일어나 “복잡한 목표도 없고 거대한 희망도 품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을 맞이한다. 그렇다고 그가 하루를 빈둥대며 아무렇게나 보낸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가오는 모든 것을 빼곡한 정성으로 대하”며 살아간다. 순간순간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다. 밀양에서 그는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현재에 정성을 들”이며 살아간다.

“나만 생각하면서, 내 모든 것을 이곳에 꺼내놓고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며 상처 난 부분을 어루만지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부분은 더 자세히 보면서 살아가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의심하지 않고, 이곳에서의 삶이 인생의 어느 한 구간을 충실하게 채워줄 것이고 믿는다. 그렇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더라도 그건 자신이 선택한 가장 옮은 방향이며, 가장 이로운 쪽이다.”

유쾌한 일상, 다정한 이웃

책 곳곳에는 오직 시골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난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숨어있다. 마트엘 가려면 마음을 먹고 한참 동안 가야 하는 시골. 당연히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만한 식당도 없다. 혼자 사는 작가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고독이 아니라 피자와 파스타, 햄버거 같은 도시의 먹을거리들이다. 그의 집에 찾아온다는 친구에게 이런 맛있는 도시의 음식이 들려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막상 그의 손에는 두유가 들려 있다. 작가에게 두유를 들고 온다는 건 빈손으로 온다는 것과 마찬가지. 주위에 지천으로 널린 게 콩밭인데 두유를 사 들고 오다니! 실망하는 작가의 모습이 한 편의 시트콤처럼 재미있게 읽힌다.

자꾸 흘러내리는 앞머리를 ‘처리’하기 위해 찾은 미용실. 할머니들에게 둘러싸여 신상을 다 털리고 엉겁결에 ‘뽀글이 빠마’를 하게 되는 작가. 솔직히 말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내색할 수는 없는 일. 다행히 동네 어르신들이 다들 귀엽다고 하신다. “저 나이엔 뭘 해도 다 예뻐.” 이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며 “애인도 없는데 뭐. 이왕 여기 시골에서 살기로 했으니, 내가 이곳에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유쾌하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주위의 이웃에게서는 삶의 비밀을 배우기도 한다. 평범한 옆집 이웃 형님은 “시골은 인적 드문 곳이니까, 환경에 눈을 두고 살아야지 사람에게 눈을 두고 살면 오래 살 수가 없다”라고 말한다. 작가가 이모라고 부르는 누님 같은 아주머니는 “세상의 모든 꽃들은 예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예쁘게 볼 줄 알아야 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일러주신다. 씨앗처럼 단단하고 뭉클한 이 말을 들으며 작가는 세상과 인생을 긍정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간다.

인생은 원래 아름다운 것

밀양에서 보낸 네 번의 계절 동안 작가는 무엇을 알게 됐을까. 무엇을 배우고 깨닫게 됐을까. 그건 바로 우리는 조금 더 천천히 걸을 필요가 있다는 것. 그래야 우리를 더 잘 볼 수 있고, 그래야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품위란 어디에 살든 자신을 잃지 않는 것. 강물에 흔들거리는 달은 잡을 수 없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좋아질 수 있다. 당신은 지금까지 충분히 수고했다. 그러니 우리 이제 아우성에서 벗어나 조금 더 천천히 걷자.”

어느 봄, 벚꽃잎이 비처럼 떨어져 내리는 강가에 작가는 서 있다. 벚꽃잎이 날려 작가의 입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는 깨닫는다. “꽃잎 떨어져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처럼 나는 매번 내 인생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인생은 원래 아름다운 것이다. 이렇게 여기지 않으면 살아갈 방법이 없다. 벚꽃잎 한 장을 희망으로 삼아 오늘도 산다. 삶은 그래야 삶이다. 산다는 것은 희망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잘못 도착한 계절에서라도 결국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삶이라고 부른다. 첫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다시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다. 그럴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7건)

나의 가장 아름다운것을 찾기 위한 시간 할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k******5 | 2023.07.13

기록의 기적을 이야기 하고 싶다. 작가는 중2때부터 일기를 썼다고 한다. 팩트기반으로 글을 쓴다. 결국은 나하나 알고자 겨우 살아간다고 한다. 지금은 바로 그가 살아온 삶의 결과이다. 이 또한 그가 정해서 한일이다. 직업이 산책이고 직업이 여행인것 또한 그로부터이다.
이는 이책중 이 문단에 모두 내포되어 있다.
[이 삶 또한 내 인생의 어느 한 구간을 충실하게 채워줄 것 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나는 나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더라도 그건 자신이 선택한 가장 옳은 방향이며, 가장 이로운 쪽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 삶이 가장 아름답기를 바라니까. 마치 여행처럼]
여행작가를 하면서 가장 감동받은 포인트는 그의 기록이 어느누군가에게는 큰목표가 되었다는거다. 이에 함부로 소홀히 할 수 없게 되었다 한다. .
앉은자리가 꽃자리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는 여행이 사람을 바꿀수 있다라고 한다. 아니다. 내가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건 앞으로 좋아질거라는거다.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독자가 이 책을 읽는 동안만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책을 덮고 생각이 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다만 책을 읽는 동안 따뜻하고 부드럽고 순해졌으면 좋겠다. 읽는 동안 좋았다 라는 그 마음이면 된다고 한다. 
그의 책은 명언 제조기도 아니다.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잠을 못 이루는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작가도 더 잘할려고 하니 힘들다 한다. 책을 내니 독자가 모인다. 허영이 독약이 된다. 허영을 충족하려는 갈망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못본척하지 말라 한다. 
여행은 그룹여행도 좋지만 가급적 나혼자 여행도 시도해보라는 조언도 한다. 혼자임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리고 주위와는 간헐적 이별을 권한다. 그리움에는 간격이 필요하다.  어떨때는 내 진심이 다른이의 악한 마음보다 더 못할때가 있다. 왜냐면 그들이 알아주지 않아서이다. 나의 걱정에 그의 편안한 모습을 우리는 배신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함께 여행 하는 중에도 간헐적 이별을 하는것도 방법이다. 아침에 헤어지고 저녁에 만나면 된다. 태어난게 나의 의지가 아닌데 오롯이 나인 시간은 있었는가? 처절하게 혼자인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를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나의 시간을 가져보자.
자주하고 좋아하면 직업이 된다는 작가의 말은 크게 와 닿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내 경험이 그러하지 못해서인듯 하다. 

작가가 말한다. 가장 아름다운것을 찾기 위해서는 결국 시간이 필요한건데 시간 또한 필요성이 있어야 할애할 수 있는것이란 마무리 멘트에 묘하게 공감이 된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매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는 걷기? 읽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동***상 | 2023.07.07

훤칠한 키에 약간은 슬픈 분위기가 풍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작가 특강에서 만난 저자는. 강연이 시작되자 유쾌하고 위트 있게 좌중을 압도했지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일과 패션 일을 했고, 아이돌과 사업도 했다고 했습니다. 빈틈없이 시간을 관리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행자로 삶의 쉼표를 찍으며 견디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쉼표들은 책들로 온전히 남았고, 대중들로부터 인정도 받았지요. 여행작가이지만 스스로를 오래도록 여행자라고 표현합니다. 저서로는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라>,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같은 시간에 우리 어쩌면>등이 있어요.

 

계획하지 않았던 몸의 아픔으로 일 년간의 시골 살이가 책에 실려 있습니다. 책은 자연스럽게 계절의 흐름을 따라 봄과 여름, 가을, 겨울, 또다시 봄으로 이어져요. 시간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경험도 해보고, 자신을 낮춰 집을 쓸고 닦으면서 자신을 돌봅니다. 자신을 잘 돌보는 방법으로 매번 새로운 재료들로 새롭게 요리도 하고, 처음 만난 집에 이름도 붙어 줍니다. 사람에 어울리는 집이 아니라 집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면서요. 작가의 눈에 비친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지듯이 선명합니다. 그와 함께 걷는 길이 낯설지 않고, 문을 열고 나가면 인심 좋게 웃어주는 그를 만날 것도 같아요. 동네에서 가장 젊은 나이로 주위의 어르신들을 선생님처럼 모시며 산책을 하고 안부를 챙깁니다. 그들과의 일상이 나른한 오후의 햇살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하죠. 만약 한 계절만 고른다면 어떤 계절을 고르고 싶나요? 타닥타닥 마디를 부러뜨리며 타들어가는 봄밤인가요? 바늘처럼 예리한 더위가 촘촘히 내리꽂히는 여름인가요? 갈대 깃에 내려앉은 가을볕인가요? 거친 바람 소리에 깨어 삶을 자책하는 겨울인가요?

 

그대가 앉은 자리를 잘 쓸고 닦으며 보살피시라.

아무것도 없는 이 시골 산중보앉은 그 자리다, 그대가 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자라니 이곳보다 낫지 않겠나. 그대가 그대의 자리에서 가장 빛이 날 때 이곳에 오시라. (P90)

정말 그럴까 생각하다가 의심 없이 믿기로 합니다. 더 좋아질 거라고 믿으면서 밀양으로 내려왔던 저자가 실제로 좋아졌던 것처럼. 그의 말을 믿기로 합니다. 내가 앉은 자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라고. 사랑이 옅은 바탕색이 되어 존재감을 잃어가는 것이 결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분명 사랑했고,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전부가 되지 않고 바탕이 되는 것. 모든 것의 바탕이 되어 바탕 위에 삶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것이 결혼생활이지 않을까요? 결혼하고도 상대를 향해 계속 심장이 두근대면 심장 마비로 죽는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밋밋한 사랑에 익숙해져가는 것이 생활이며, 일상이고, 내가 앉은 자리입니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저자의 말을 잘 들어 보기로 합니다. 오래 묵혀두었던 먼지를 쓸어 내듯 내 마음도 쓸고 닦습니다. 희미한 바탕색이 조금은 더 잘 보이도록.

 

앙상한 가지 사이로 관통하는 태양의 온도를 만지는 일로 다가오는 계절을 견디고 살자.(P193)

겨울에는 꽃이 없어도 앙상한 가지 사이를 관통하는 태양의 온도를 만지는 일로 견딜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겨울의 흰 눈은 나오지 않지만,(그가 있을 때 눈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요) 충분히 겨울이 느껴집니다. 무심히 흔들리는 바람 소리에 잠을 설치는 새벽, 쨍한 추위에 코끝이 시려오는 아침, 그 아침을 음계를 집듯 산을 밝히는 일출. 생각보다 겨울도 아름다운 것이 많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쪽이든 저쪽이든 스스로 아름다울 수 있다면 어디든 꽃자리이니까요. 겨울날 태양의 온도는 설명하기 쉽지 않습니다. 분명 추운데 따뜻하고, 따뜻하면서 포근한 느낌이 드니까요. 그 햇살 한 줌으로도 겨울을 견딜 수 있다니. 어디서나 그는 아름다울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있는 그곳에서 한 줌의 햇살을 발견하시길. 그래서 어디에서나 스스로 아름다워 지시 길. 그대도 나도. 아름다운 것들만 눈에 담기에도 부족한 삶이니까요.

 

책을 읽고 나자 왠지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라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무심히 보내던 문자에도 마음을 담아 보려 단어를 고르는 내가 보여요. 구름을 뚫고 비치는 햇살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말없이 슬쩍 다가가 팔짱을 끼고 함께 걸어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서로의 속도 맞추며 걷고 싶습니다. 많은 말들은 살랑이는 바람에 실어 보내고, 당신과 나는 조용히 걸을 겁니다. 함께 걷는 당신으로 인해 우리는 서로 좋아질 겁니다. 더 아름다워지고, 더 사랑하는 사람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석양이 지는 초여름의 저녁을 걷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외롭지만 따뜻하고,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분주히 삶의 자리를 쓸고 닦는 당신에게 슬쩍 팔짱을 끼듯 전합니다.

“우리 함께 걸어요. 같은 곳을 보면서 오래오래.”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내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q*****2 | 2023.02.06

필시 서울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도시에서 비롯돼 한 차례도 도시로부터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이 삶에 대해 나는 너무도 잘 안다. 사람으로부터 상처받고 사람 때문에 지쳐도 이게 내 삶의 방식이므로 버릴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익숙함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나는 결단의 용기를 타고나지 못했다. 차라리 크게 한 번 울고 휘청이며 이 자리를 사수하는 게 나 다운 방식이라고 난 믿는다.

저자의 이전 삶에 대해 잘은 모르겠다. 막연히 짐작하기에 그는 지쳤다. 해결이 요원했으므로 차라리 뒷걸음질 쳐 거리를 두고자 했을 수도 있다. 많고 많은 지역 중 밀양이 그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까지의 모든 소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곳. 아직 경험해 보지 아니한 장소를 글의 힘을 빌려 나는 상상하기 시작했다. 도심으로부터 제법 떨어진 그의 삶터는 전형적인 시골 동네였고, 그는 마을에서 가장 젊은 축에 속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한 이들의 시간은 멎은 듯하면서도 고요히 흘러갔다. 세상 모진 풍파를 견딘 그들은 이제 세상 사람들이 소일거리라 부르는 것들에 몸을 맡긴 채 평온에 속한 삶을 살았다. 다가서는 일에 거리낌 없음은 원체 한 동네에 오래 살아서이기도 하나 사람 자체가 드문 까닭도 컸다. 저자의 설명대로라면 한두 집 건너 하나씩 빈 집이 있을 터였다. 도시도 인구가 줄어 문제라던데, 시골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도시로 빠져나간 이들, 나이 들어 요양원으로 옮겨간 이들, 아예 다른 세상으로 먼 길 떠난 이들. 그들이 남기고 간 텅 빈 집은 시일이 흐를수록 사람 향기를 잃어갔다. 어둠이 짙게 깔리면 마치 귀신이 나와 울부짖을 듯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할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상상했는데, 저자는 달랐다. 그는 이미 떠난 이들의 온기를 떠올렸고, 집이 머금은 이야기를 추억했다. 도시에서 삶에 치인 이들이 있다면, 휴식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빈 집은 여느 곳보다도 좋을 것이다. 직접적인 만남은 아니지만, 같은 시간에 존재하지 않을지라도, 같은 장소를 공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 참으로 많다고 그는 말했다. 아마도 모든 걸 수치화 해가며 이득 따지기에 능한 현대인들 대다수는 눈 뜬 장님 마냥 이를 놓칠 것이다. 나에게 말을 건네는 수많은 존재를 외면하면서 “외롭다”하는 어리석음. 밀양에 오지 않았더라면 저자 또한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밀양에서의 삶은 단조로웠다. 밝아오는 세상과 함께 눈을 떴고, 하늘빛이 변하면 잠들었다.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추위와 더위가 있는 동안은 일했다. 이 일은 도시에서의 일과는 영 딴판이었다. 몸은 가만히, 대신 머리에선 불이 나던 사무실과 달리 흙과 함께하는 동안은 머리가 맑았다. 충분히 노동에 단련되기 전까지는 아마도 연신 쏟아지는 피로와 씨름했겠으나 잡초를 뽑는 일과를 그는 즐겼고, 난 그런 그가 부러웠다. 모든 걸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 괴롭지 싶었다. 폰을 꺼내들고 버튼 몇 개만 누르면 원하는 게 집 앞까지 곧이곧대로 배달되는 도시와 같은 환경은 더 이상 없었다. 널린 게 콩인데 고작 두유를 들고 와 파스타가 먹고 싶다 말하는 지인의 눈치 없음을 꼬집는 문장 앞에서 아무리 밀양에서의 삶이 좋아도 난 감당해내지 못할 거 같단 생각을 했다. 모든 걸 동시에 취할 순 없다. 어느 하나를 버려야만 다른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세상 이치임에도 난 아직 그게 많이 어렵다.

뒤늦게 나의 게으름을 탓한다. 읽으며 진정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책장을 넘겨 가며 찾으려니 도통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많고 많은 문장에 저자의 마음이 녹아 있으므로 어느 하나 콕 집으려 들었던 건 어쩌면 나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지만, 내 영혼이 흔들리는 경험은 정녕 오랜만이었으므로 더더욱 안타깝다. 북적이는 세상만을 향해 있던 시선이 볼품없는 나로 향하는 드문 일에 이 책을 읽으며 난 놀랐다. 마냥 외롭지만은 않도록 이따금 안아주고 다독여주어야겠다고, 이런 멋진 생각을 나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답지 않은 환호를 하기도 했다. 그 시점이 그립다. 밀양 위에 선 내 자신을 그리던 순간이.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0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