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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저/윤우섭 | 현대지성 | 2023년 3월 24일 리뷰 총점 9.8 (10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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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러시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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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죽음과 삶의 의미를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톨스토이 명단편 3편


우리는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으며 ‘죽음’이라는 주제를 자주 접한다. 실제로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읜다. 장성해서는 27세에 셋째 형이, 31세 때는 맏형이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부모의 죽음을 비롯하여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은 작가에게 깊은 심리적 상처를 남겼다. 그때부터 죽음은 톨스토이를 평생 따라다닌 숙제로 남았으며, 작가 자신도 한때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전쟁과 평화』(1863-1869), 『안나 카레니나』(1873-1878), 『부활』(1889-1899)을 포함해 많은 중단편도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그의 문학적 성취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실존적으로 올곧게 살아가려는 치열한 몸부림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으며, 이는 작품 면면에 사상적 배경으로 흐르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은 죽음을 끔찍할 정도로 명확하게,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죽음에 진정으로 반응하는 법, 죽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는다.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앞둔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새로 깨어나고 성장하는 부분이다. 이반 일리치는 죽음의 순간에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주인과 일꾼」(1895)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독교 세계관(이웃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은 평소 세속적으로 살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죽음 앞에서 자기를 포기하면서 전에 없던 기쁨의 실체를 만난다. 신과의 온전한 연합은 이러한 이웃 사랑을 통해 완성된다.

「세 죽음」(1859)은 톨스토이가 30세 무렵, 심각한 영적 고뇌를 겪기 전에 쓴 단편으로, 서로 다른 형태의 죽음에 대해 다루며 죽음에 대한 작가의 초기 견해를 엿볼 수 있다.

그에게 죽음이란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주제였다.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죽음이 완성한다는 진실을 드러낸다. 인생의 위기를 만났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여전히 막막해하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담담히 사유하게 하는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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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주인과 일꾼

세 죽음

해제│윤우섭
레프 톨스토이 연보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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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레프 톨스토이 (Lev Nikolayevich Tolstoy,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작가 한마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하게 생활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다.

1852년 문학지 [동시대인]에 처녀작인 자전소설 중편 「유년 시절」를 발표하여 투르게네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소년시절』을, 1856년에는 『청년시절』을 썼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여 전쟁에 참여했다. 당시 전쟁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크림 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1859년에 고향인 야스나야 뽈랴나에 농민 학교를 세우는 등 농촌 계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농민학교를 세웠다.

34세가 되던 1862년에 소피야 안드레예브나와 결혼하여 슬하에 모두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볼가 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1869년 5년에 걸쳐 집필한 대표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73년에는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시작해 1877년에 완성했으며,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크로이체르 소나타』『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등의 작품이 쓰인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를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고,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소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와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1886), 『크로이처 소나타』(1889),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는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8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왜곡된 사상과 이질적인 현실에 회의를 느껴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추구했다. 그는 고귀한 인생 성찰을 통해 러시아 문학과 정치, 종교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고, 인간 내면과 삶의 참 진리를 담은 수많은 걸작을 남겨 지금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과 진리를 사랑했던 대문호 톨스토이. 그는 세계 문학의 역사를 바꾼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이자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지금 보아도 여전하다. 특히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이며,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역 : 윤우섭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1973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에 입학해 1980년 졸업하고, 1982년 동 대학원 동구지역연구학과를 수료했다. 서독으로 유학을 떠나 마르부르크필리프스대학교 슬라브어문학부에서 러시아 문학을, 역사학부에서 동유럽 역사를 공부하고, 1993년 동 대학교 슬라브어문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부터 경희대학교 러시아어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 대학교 교양학부장과 외국어 대학장을 역임했으며 한국 슬라브학회 회장, 한국 교양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1973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에 입학해 1980년 졸업하고, 1982년 동 대학원 동구지역연구학과를 수료했다. 서독으로 유학을 떠나 마르부르크필리프스대학교 슬라브어문학부에서 러시아 문학을, 역사학부에서 동유럽 역사를 공부하고, 1993년 동 대학교 슬라브어문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부터 경희대학교 러시아어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 대학교 교양학부장과 외국어 대학장을 역임했으며 한국 슬라브학회 회장, 한국 교양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출판사 리뷰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면…
톨스토이가 던지는 인생문답 앞에 서라
“어떻게 이 죽음을 사랑할 것인가?”


톨스토이를 읽으면서 우리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자주 접한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을 포함해 많은 중단편이 이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극심했던 1828년 귀족 가정에서 태어났다. 실제로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읜다. 장성해서는 27세에 셋째 형이, 31세 때는 맏형이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부모의 죽음을 비롯하여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은 작가에게 깊은 심리적 상처를 남겼다. 그때부터 죽음은 톨스토이를 평생 따라다닌 숙제로 남았으며, 작가 자신도 한때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자살에 대한 공포로 총과 올가미를 숨겨놓아야만 했다.

톨스토이가 생각한 방법은 죽음을 피하지 말고, 직시하고 껴안고, 심지어 사랑하는 일이었다. 죽음이 자신을 괴롭히게 두는 게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파트너로 환영하자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기본적으로 죽음이 육체적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영적인 사건이며, 깨달음과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 톨스토이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는 도덕적, 영적 가치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고 믿었고, 죽음을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사후 세계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죽음 자체는 끔찍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유익이 있음을 알았다.

죽음과 삶의 의미를 가장 사실적으로,
여러 관점으로 보여주는 톨스토이 명단편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주인공의 죽음을 향한 여정을 자아 발견과 해방의 과정으로 묘사한다.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물질적 소유와 사회적 지위에 집중하며 피상적이고 남들이 살던 대로 별 고민없이 살아가던 인물이다. 하지만 병에 걸리고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는 자신을 지탱해왔던 가치관과 존재 의미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동시대인들과 작가의 증언에 따르면, 작품에는 1881년 6월 2일에 심각한 질병으로 사망한 툴라 지방 법원의 검사이자 실제 인물인 ‘이반 일리치 메치니코프’의 죽음이 반영되어 있다. 그는 화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인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일리야 일리치 메치니코프의 형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차이콥스키는 1886년 7월 12일 일기에서, 톨스토이야말로 시공을 초월하여 가장 위대한 예술가이며, 덕분에 러시아인이 유럽인들의 성취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반 일리치는 죽음에 직면함으로써 전에는 몰랐던 삶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고, 인간관계와 연민을 소중히 여기며, 자존심과 자만을 버리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에서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내면의 자유와 진정성을 발견한다. 즉, 그에게 죽음은 단순한 물리적 사건이 아니라 초월과 변화의 순간이 되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죽음에 진정으로 반응하는 법, 죽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는다. 기실 그것이 필요한지 우리는 잘 모른다. 그저 일하고 관계 맺고 다투는 일상을 살아가느라 바쁠 뿐이다.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가 죽음에 앞서 깨닫는 삶의 의미를 먼저 깨닫기를 희망한다.

두 번째 작품 「주인과 일꾼」에서는 무엇보다 두 가지 삶의 태도, 두 가지 가치 체계가 뚜렷하게 대비된다. 상인 바실리 안드레이치 브레후노프의 삶의 원칙은 “열심히 일하라. 그러면 하느님이 주실 것이다”라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부를 얻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반면에 니키타는 성 니콜라우스처럼 부지런하며 타인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다.

질병으로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반 일리치와는 달리 안드레이치와 니키타는 살인적이고 폭력적인 눈보라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들은 후회나 무의미함을 느끼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원초적인 충동으로 서로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탈출 시도가 실패한 후 안드레이치에게는 큰 전환이 찾아온다. 그는 버려진 썰매에서 얼어붙은 니키타를 우연히 발견하고 열 오른 자신의 몸과 외투로 니키타를 덮어 그에게 온기를 전달한다. 주인공은 평소 세속적으로 살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죽음 앞에서 자기를 포기하면서 전에 없던 기쁨의 실체를 만난다. 신과의 온전한 연합은 이러한 이웃 사랑을 통해 완성된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독교 세계관(이웃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 「세 죽음」은 귀부인과 마부, 그리고 나무의 죽음에 대해 보여주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죽음과 그렇지 못한 죽음을 대비해 보여준다. 이 세 죽음은 문학적 상징성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톨스토이는 죽음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태도를 되돌아보도록 한다.

죽음 주제 대표작 『이반 일리치의 죽음』 포함,
감동적인 3편 안에 담긴 작가의 인생관과 세계관


현대지성 클래식이 49번째로 출간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에 관한 톨스토이의 명단편 3편을, 경희대학교 러시아어과 명예교수 윤우섭 교수가 옮긴 러시아어 번역본이다. 역자는 58개의 각주와 31쪽에 걸친 풍부한 해제를 통해 각각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집필 배경과 해설을 상세히 덧붙여 본문에 대한 풍성하고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전쟁과 평화』(1863-1869), 『안나 카레니나』(1873-1878), 『부활』(1889-1899)도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그의 문학적 성취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실존적으로 올곧게 살아가려는 치열한 몸부림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죽음에 대한 톨스토이의 관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했고, 자기 경험과 영적 탐구가 깊어지면서 이웃 사랑의 관점을 분명히 하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톨스토이 단편 3편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죽음이 깨달음과 구원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은 두려워하거나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자아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삶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기는 것이다. 죽음의 필연성을 인정함으로써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품격 있는 인간의 삶을 강조해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애썼던 톨스토이지만 3편의 작품을 통해서는 ‘나다운 삶’이 그 품격의 중심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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