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공간 일기[지은이 조성익, 펴낸 곳 북스톤, 248쪽]를 읽고
<!--[if !supportEmptyParas]--> <!--[endif]-->
공간 감상.
낯선 단어이기는 하다.
더구나 건축가가 쓴 책이라니, 아마, 나도 처음 읽어보지 않나 싶다.
‘건축가의 공간 일기’는 자기만의 관점으로 공간을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 감상법’을 전한다.
저자는 좋은 공간을 만날 때마다 그 공간의 설계 방법은 무엇인지, 거기서
어떠한 감정의 변화를 느꼈는지를 글과 그림으로 정리해 왔는데, 그 기록을
모아 책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해외의 이름난 공간과 공간 여행자로서
경험한 국내의 일상 공간을 대비시켜, 비교하고 오가고 하다 보니, 공간이
주는 매력을 조금씩 알게 된다. 그 즐거움이 쏠쏠하다.
인생 공간은 어디에나 있다는 유혹도 또 얼마나 근사한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라니, 저자의 여유로운 안내에 빠져도 좋지 싶다.
인생 공간은 우선 가장 가까운 동네에 있단다.
느슨한 공간, 스몰토크의 공간, 사람 구경 공간, 일상의 통찰을 만나는 산책
공간, 몰입의 공간, 소속감의 공간, 땡땡이 공간, 아날로그 공간 등등.
자신이 사는 동네 속을 다니면서 공간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게 되면,
공간을 다니는 일이 즐거워지고,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나만의 인생
공간 지도를 그리게 된다니.
암튼 따라나선다.
가장 먼저 소개하는 ‘태양이 빛나는 프랑스 남부, 르 토로네 수도원이다.
들어서자마자, 단단히 맞물린 돌벽, 그 틈에 가늘게 뚫린 창으로 남프랑스의
햇빛이 반짝이는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단다.
오랜 시간 창문 앞 돌벤치에 앉아 공간을 지켜 봤고, 마음이 차분해졌으며,
마법처럼 마음이 정화된 기분이었단다.
절제된 장식, 변화하는 햇빛, 빛의 증폭기.
이 세 가지가 느린 공간의 구성 요소라며, 이러한 공간에서 가만히 시간이
흐르는 모습을 지켜보길 권한다.
책 한 권을 챙겨서 느긋하게 읽다가 눈을 들어 실내를 바라본 후, 실내를
비추는 햇빛에 눈길을 한번 준 다음, 다시 글자로 돌아오는 반복.
그리고 일요일이고.
나도 마음속으로 저자를 따라 산책을 나선다.
산책은 어느 곳이든 걷는다는 그 자체가 위로를 준다.
슬픔은 천천히 누그러진다.
기쁨은 다음 목표를 향한 의욕으로 정화된다.
다만 몇 분 간의 산책으로 복잡하고 거칠던 내 감정도 둥글고 부드러워진다.
이젠 공동묘지를 걸을 차례다.
반복해서 죽음을 기억하게 만든 이유를 찾는다.
사람은 무심히 일상을 살다 보면 자신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다. 죽을병에 걸려서야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닫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니 살면서 종종 죽음을, 죽음이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임을 상기
시켜주는 제도나 장치가 필요하다. 저자는 가 볼 만한 공동묘지로 서울의
국립서울현충원을 제안하고 싶어 한다.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면, 벌떡 일어서서 다음 공간을 마주할 때다.
손잡이!
“문손잡이는 건물이 건네는 악수다.” 핀란드의 건축가 유하니 팔라스마의 말
이란다.
건물로 들어갈 때 하는 첫 행동은 문손잡이를 잡는 것인데, 의식하지 않으면 스쳐 지나갈 기능적인 행동에, 퍽 근사한 의미를 부여했다.
또 얼마나 근사한가!
건물이 내미는 악수에 의해 건물의 인상이 결정되고 내부 공간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지다니.
그래서 저자는 사무실 문손잡이를 일 년에 두어 번씩 바꾼단다.
문에 구멍을 내어 로프를 연결한 후, 로프 끝에 손으로 쥘 만한 물체를 달아
손잡이로 쓰는데, 레고블록이나 매끈한 나무 조각 그리고 귀여운 삽 모형을
달기도 했단다.
한 번쯤 나도 아파트 손잡이를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내가 사는 공간이지만 어쩌면 인생 공간이 될 만한 좋은 공간으로 변모를
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더불어 지금부터라도 공간의 목소리를 들으려 더욱 신경을 쓰면서.
좋은 공간에 나를 두고, 공간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라니.
생각만 해도 퍽 근사한 상상이다.
공간이 주는 감정을 나답게 누리는 순간, 조금 더 행복해지는 일이겠지.
<!--[if !supportEmptyParas]--> <!--[endif]-->
[뒷이야기]
“나중에 기억나는 곳은 없더라고요.”,
“마땅히 갈 곳이 떠오르질 않아요”,
“유명 관광지 사진만 남아 있어서 아쉬워요.”
‘건축가의 공간 일기’는 이러한 아쉬움에서 시작된 책이란다.
이 책을 쓴 조성익 저자는 우선 공간이 건네는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보라고 이야기한다.
좋은 공간에 나를 두고 공간이 건네는 좋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우리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공간 감상’의 시작이다.
때로는 인생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소박하지만 내가 사는 동네와 도시를 오롯이 즐기고 싶다면,
나도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나의 인생공간은 묻고따질필요 없이 바로 저기
외부와 내부가 하나로 차경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공간
공간이 사람을 치유한다라는
피상적이고 간지러울 것 같은 문장이
산경험을 한 나에겐
'밥을 맛있게 먹고 숙면을 취했다'같은 느낌이다.
건축가를 흠모하고
예전부터 건축가의 강연이나
유명한 곳을 구경다니던 오래전부터
사실 "왜" 끌리는지 모르고
좋아했었다.
숲아래 집을 처음 만나서
집을 꾸밀 생각에
마통과 퇴직금을 쏟아부으면서도
철딱서니 없이 신나기만 했을때도
내가 왜 그랬나(도랐나?) 싶었는데
#SALBWL #인테리어
이제 그 집을 떠나보내고
새 집에서도 그 집을 그리워하던 차에
읽은 #조성익 #건축가의공간일기
에서 한줄기 빛처럼
내 감정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풀렸다
애정하는 공간과
아름다운 공간에 가면
일상이 영감이 된다는 것,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아니라
그 시간안에 머무른다는 거
시간의 미세함을 느끼고
즐길 수 있고,
공간이 주는 행복감이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새로운 공간이 주는 자극은
나를 흥분하게도 했던 것이다
사람은 왜 집을 짓는가?
아리스토텔레스가
"건축은 인간에게 쉼과 행복을 주기 위한 것이다"
라고 했듯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쉼과 기쁨을 주는게
건축의 목적이다
#그들의 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내가 숲아래 집을 만든 건축주이자
샐볼과 함께 건축을 만들어간 사람이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뜨거운 애정이 떠난 이후에도 남았구나
하고 오롯이 이해하게 되었다.
빌 게이츠는 1년에 2번, 휴가를 내서
책을 한 보따리 싸들고 혼자만의 독서실로 들어간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이 남자의 개인 독서실은
의외로 작고 검소한 오두막이었다.
p139 완벽한 독서를 위한 창가자리
이 글을 읽으며 나의 작은 책방이
떠올랐다. 필름카메라 프로젝트를 할때
내가 왜 이 방을 열심히 찍었던가,
우리 집에서 내가 가장 아끼고, 많이 지내는 공간
서재라고 말하기엔 작고 앙징맞고
책방이라고 부르고 싶은 공간
그리워하지말고
많이많이 책방을 이용해야겠다
베캐에서 정원의 주인공인 이끼를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잇는 무대는
정원 한쪽에 마련된 카페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눈높이와 창밖의 지면이
비슷한 높이가 되도록 만든 것이다.
건물을 짓고 그에 맞춰 조경한게 아니라,
땅 위를 기어다니는 이끼류의 높이에 맞춰
공간을 지었다.
p153 정원,식물, 감정의 편집술
다시 숲아래 집이 생각났다
이집을 디자인할 때
차경이 1순위였던 것,
아름다운 야생숲을 온전히
보기 위해 불가능에 가까운
창호를 달았었다.
그렇게 공간을 만들어준
#샐볼인테리어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