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하고 낯선 텍스트의 숲 어귀, 빛이 달라질 때마다 자꾸만 모습을 바꾸는 외국어를 더듬고 어루만지는 번역가. ‘pang’을 형언할 수 없는 환상통으로 감각하고, 한번 pang을 당한 자아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믿는다. ‘Poignant’은 pang이 꿰뚫고 지나간 자리에서 가라앉는 어떤 찬란한 사무침의 형용사. 우리에게 앎을 주고 깨달음을 주지만 또한 우리를 찌르고 상처입히고 관통하는 문학 같은. 감춰뒀던 의미를 급작스럽게 드러낸 단어로는 ‘Bless’가 있다. 축복의 빛깔은 무얼까? 무구한 폭포수의 물방울도, 함부로 바다에 엎질러진 유독한 유막도, 특별한 빛이 비추는 ...
울창하고 낯선 텍스트의 숲 어귀, 빛이 달라질 때마다 자꾸만 모습을 바꾸는 외국어를 더듬고 어루만지는 번역가. ‘pang’을 형언할 수 없는 환상통으로 감각하고, 한번 pang을 당한 자아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믿는다. ‘Poignant’은 pang이 꿰뚫고 지나간 자리에서 가라앉는 어떤 찬란한 사무침의 형용사. 우리에게 앎을 주고 깨달음을 주지만 또한 우리를 찌르고 상처입히고 관통하는 문학 같은. 감춰뒀던 의미를 급작스럽게 드러낸 단어로는 ‘Bless’가 있다. 축복의 빛깔은 무얼까? 무구한 폭포수의 물방울도, 함부로 바다에 엎질러진 유독한 유막도, 특별한 빛이 비추는 어느 순간에는 ‘iridescent’하다고 말하고 싶다. 허구 속의 타자가 자신의 거울이 되었을 때 터져 나오는 진짜 감정, 우리가 닿을 수 있는 유일한 빛. 그게 내가 아는 ‘reflection’이다. 산문집 《디어 제인 오스틴》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프랑켄슈타인》, 《시녀 이야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 《솔로몬의 노래》, 《사악한 목소리》, 《오만과 편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