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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박생강 | 나무옆의자 | 2017년 8월 8일 한줄평 총점 8.6 (6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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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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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대한민국 1퍼센트 남자들이 벌거벗고 있는 사우나
거기서 사우나 매니저로 일하는 소설가
상류층 세계의 ‘구멍’을 들여다보는 우리 시대의 속 깊은 풍속도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박생강의 장편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잠정적 실업자인 소설가가 대한민국 1퍼센트 부자들이 다니는 신도시 고급 사우나에서 일하며 겪는 일들을 경쾌하게 그린 작품으로 “운율이 잘 맞는 문장과 맛깔스러운 문체”로 “상류층 세계의 ‘구멍’을 관찰하고 보고”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속 깊은 풍속도”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작가 박생강은 2005년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세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을 내는 동안 본명 박진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필명을 박생강으로 바꾸고 신인의 마음으로 새로이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는 그 무렵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등단 10년 차를 맞은 2015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작가는 신도시의 한 고급 피트니스 사우나에서 1년간 일했는데, 그때의 문화적 충격과 흥미로운 경험이 이 소설의 재료가 되었다. 작가 자신이 이 작품은 과거와 다른 식으로 썼다고 밝힌다.

“나는 원래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먼, 현실과 허구 사이의 발랄한 망상에 기댄 작품을 쓰는 작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직접 엿들은 상류층 남자들의 별것 없는 대화나 혼잣말, 누군가와 통화할 때의 속닥거림, 나에게 투덜대며 한 말 등등을 생생하게 소설로 옮기고픈 욕심이 들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사우나 회원들의 대사 중 70퍼센트 정도는 내가 들은 그대로다.” _‘작가의 말’에서

실제로 이 작품은 사우나 매니저라는 직업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상류층의 허상과 그늘을 실감나게 풍자한다. 뿐만 아니라 풍성한 이야기의 세목들이 신뢰감을 주면서 작품의 배경인 신도시 사우나는 우리 사회의 한 축도이자 문제적 공간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소설의 제목 또한 그 세계를 정의하는 위트 있고 상징적인 한 문장이라 할 수 있다.

목차

이력서
헬라홀
이름 없는 병
대여품 양말
게으를 권리
비상사태
사우나 사나이
정거장
벌거숭이
독재자
운동아재
정답과 정답 아닌 남자
코털과 콧수염
일꼬의 법칙
헬라홀의 보르헤스
악착같이
의정부
살기 좋은 나라
그리고 1년 후

저자 소개 (1명)

저 : 박생강 (박진규)
작가 한마디 거대한 세계를 객관적으로 조감할 깜냥은 없어서 정공법 대신 나는 에둘러 간다. 그래서 서울을 녹인다. 몽상의 손가락으로. 깊은 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으면 어둠이 찾아와 두런두런 귓가에 들려줄 법한 속삭임으로. 잠들기 전 떠올리면 먹먹하고 짠하고 아름답고 우스꽝스럽고 그리운 추억이지만 날이 밝은 후엔 까맣게 잊히는 내가 없는 세월의 이야기를. 1977년 북한방송 전파가 종종 흑백텔레비전에 잡히던 경기 파주 금촌에서 태어났다. 2005년 단군신화 설화를 패러디한 호랑아낙을 등장시킨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본명 박진규로 등단했다.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박생강이란 필명으로 문학 활동을 새로이 시작했다. 생강이란 필명은 생강이 몸에 좋다는 어떤 건강 서적의 표지를 서점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정했지만, 성자saint와 악당gang의 혼성, ‘생각의 강’ 같은 심오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물간 상류층들이 주로 드나드는 ... 1977년 북한방송 전파가 종종 흑백텔레비전에 잡히던 경기 파주 금촌에서 태어났다. 2005년 단군신화 설화를 패러디한 호랑아낙을 등장시킨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본명 박진규로 등단했다.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박생강이란 필명으로 문학 활동을 새로이 시작했다. 생강이란 필명은 생강이 몸에 좋다는 어떤 건강 서적의 표지를 서점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정했지만, 성자saint와 악당gang의 혼성, ‘생각의 강’ 같은 심오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물간 상류층들이 주로 드나드는 멤버십 피트니스 남자 사우나의 사우나 매니저로 잠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한 장편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로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엔터미디어를 통해 대중문화 칼럼 [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를 연재했다.

출판사 리뷰

“우와, 여기서 우리는 완전 을이네.”
“무슨 소리! 우리는 여기서 그냥 병이에요.”


소설가 태권은 강사로 일하던 논술학원이 망해 백수로 지내던 중 인근 신도시의 피트니스 센터 ‘헬라홀’에서 사우나 매니저 일을 시작한다. 대학 나온 젊은 남자가 하기에 창피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쩌겠는가, 돈이 필요한 걸. 게다가 고뇌하지 않고도 단편소설 한 편 원고료의 두 배쯤 되는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할 만하지 않은가.

보증금만 3~4천만 원 하는 고급 멤버십 피트니스답게 헬라홀은 수영장, 헬스장,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 시설을 두루 갖췄고, 회원들은 주로 중장년층의 전문직 종사자나 사업가, 은퇴 후 여유로운 노년을 보내는 노인들이다. 대한민국 1퍼센트의 재력가인 그들은 이 사회의 ‘갑’이고, 사우나 매니저는 ‘을’도 아닌 ‘병’으로서 그들의 시중을 들어야 한다.

1퍼센트의 갑들을 위해서는 병의 서비스도 일류여야 한다. 수건 한 장, 운동복 하나도 각을 맞춰 정리해야 하고 로커룸은 언제나 물 한 방울 없이 깔끔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모두가 벌거벗고 있는 사우나 안에서도 매니저는 홀딱 벗을 수 없으며 절대로 회원들과 함께 탕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무엇을 하든 눈에 띄어서는 안 되고, 없는 듯 있다가 부르는 즉시 달려가는 건 기본이다. 게다가 회원 대다수가 노인들이라 언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므로 항상 그들을 눈여겨 감사해야 한다.
태권은 일이 손에 익자 회원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고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한민국 1퍼센트라 불리는, 혹은 스스로 그렇게 믿는 그들은 사실 사우나에서 그리 위엄 있는 존재들이 못 되며 진짜 1퍼센트와도 거리가 멀다. 진짜 1퍼센트를 코스프레하는 무덕하고 초라한 노년 혹은 중년일 뿐이다. 어쩌면 그들은 평범한 사람보다 더 허황한 삶을 사는지도 모른다. 헬라홀 피트니스 역시 알고 보면 자본주의의 꽃동산이 아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초라한 뒷모습을 숨기고 낡아가는 오래된 노인들의 나라일 뿐이다.
헬라홀은 사실 덩치만 클 뿐 너무 늙은 곳이었다. 명목상 1퍼센트 남자들이 드나드는 곳이건만 삐걱대고, 검버섯이 잔뜩 피고, 활력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떤 날은 세탁물 바구니를 뒤집으면 그 안에서 누군가 버린 비아그라 약 껍질이 툭 떨어졌다. 힘쓰고 땀 빼러 왔다가 다시 약 먹고 힘쓰고 땀 빼러 떠나는 운동아재들의 쓸쓸하고 씁쓸한 허물이 그곳에 있었다. (132쪽)

바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대형 유리벽 안에서 신도시에 사는 헬라홀의 남녀 회원님들은 땀을 뻘뻘 흘렸다. 다리를 찢고, 엉덩이는 뒤로 번쩍, 숨은 헉헉거렸다. 비단 살을 빼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주식 시장이 폭락하건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건 간에 불안하지 않은 환상적인 1퍼센트의 삶을 느끼려고 매일 헬라홀을 찾았다. (218쪽)

작가는 개성 있는 인물들과 풍부한 에피소드로 헬라홀 피트니스라는 소우주를 생동감 있게 구현한다. 무엇보다 사우나 회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년의 모습은 젊음과 건강이 최고의 권력이 된 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한때는 잘나갔으나 지금은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 노인들. 재력을 빼면 그저 그런 존재일 뿐인 그들이 헬라홀 멤버십에 집착하는 건 거기가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갑의 지위를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1퍼센트의 삶을 향한 욕망은 그토록 끈질기다.

그것은 헬라홀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헬라홀은 태권이 사우나에 붙인 이름이다. 더러운 세탁물을 흘려보내는 구멍처럼 1퍼센트의 사람들이 빠져드는 어마어마한 구멍, 한번 빠지면 쉴 새 없이 달리고 땀을 빼며 영원을 꿈꾸지만 훅 꺼져 사라질 때까지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멍이 바로 그곳이기에.

물처럼 투명한 존재가 되었던 경험
단단한 세계의 어떤 물컹한 부분을 밟았던 경험에 대해


태권은 1년 만에 사우나 매니저를 그만둔다. 권태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안락한 공간에서 아무것도 아닌 자가 느끼는 권태. 사실 사우나 매니저 일이 일자리가 급한 사람들이 잠깐 머물렀다가 더 좋은 일을 찾으면 미련 없이 떠나는 정거장 같은 것이라지만, 태권은 그보다는 권태가 자신을 더 갉아먹기 전에 떠나기로 한다.

그 무렵 태권은 헬라홀에서의 사건들을 소설로 반절쯤 쓰다가 포기한 상태였다. 헬라홀을 그만두고 소설가로 돌아온 태권은 자신이 쓴 소설 속 사우나 매니저 태권과 이야기를 나눈다. 헬라홀에서 보낸 시간과 태권이 쓴 소설에 대해 주고받는 둘의 대화는 작가 박생강이 자신의 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하는 것처럼 보인다. 태권은 헬라홀에서 보낸 시간을 일컬어 물처럼 투명한 존재가 되었던 경험, 딱딱한 세계의 어떤 물컹한 부분을 밟았던 경험이라고 말한다. 비록 권태로 이어졌을지언정 그 경험이 의미 없진 않다. 어쩌면 그러한 경험이 고정관념으로 이루어진 단단한 세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유연한 사고의 가능성을 열어줄지 모른다는 것이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 같다. 헬라홀이라는 거대한 욕망의 구멍과 대비되는 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작은 구멍. 구멍이 뚫리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종이책 회원 리뷰 (58건)

포토리뷰 우리 사우나는 JTBC안 봐요 by 박생강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p | 2019.02.14

 

문학 나눔을 통해서 책을 받게 됐는데 전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웃겨서 고르게 됐어요ㅎㅎ

책의 제목만 보고도 어느 시기에 써진 책인지 유추할 수 있었어요

딱 2017년에 써진 책이겠구나! 했는데 역시였어요

제목만 보고는 정치색이 담긴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약간의 풍자를 담은 제목이지 정치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책이에요

 

 

'등단한 작가지만 그렇다 할 작품이 없는 태권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상위 1%의 남자들만이 가는 사우나 헬라홀에 매니저로 일하게 돼요

사우나는 상위 1% 남자들만 오는 곳답게 많은 서비스를 해드려야 하고 손님들 반응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해야 돼요

사우나에서 일하지만 그들과 함께 탕에 들어가면 안 돼요

왜냐하면 매니저와 자신들은 다른 급의 사람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또한 손님들은 사우나 직원인 태권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고 "어이, 사우나" 이렇게 불러요

태권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점점 신경 쓰지 않게 돼요'

 

 

상위 1%의 남자들이 가는 사우나라 특별할 거라 생각했지만

다 벌거벗고 본 그들은 태권의 눈에 너무나도 평범해 보였어요

특별해 보이지만 평범하고 웃기기까지 했던 그들과 태권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재밌었어요

태권은 이 소설의 작가님인 박생강 작가님 본인이라고 해요

생계를 위해 사우나에서 일했다는 태권의 설정은 작가님이 직접 겪으신 일이라고 해요

사우나에서 일하면서 재밌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소설로 쓰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셨대요

책의 제목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책 속에서 나오니깐 한 번 찾아보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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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무* | 2018.12.05

작가를 '등단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로 기어코 구분하는 문학상의 권위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세계문학상은 세상을 날카롭게 보면서도 위트 넘치며 흡인력 있는 문장을 쓰는 소설을 주로 소개해서 나름 신뢰(?)를 갖고 수상작을 기대하게 되는 문학상이다. 그 중 대상은 아니지만 13회 우수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JTBC라는 특정 방송사를 지칭하는 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박생강 소설가의 작품은 이 소설이 처음이었는데, 찾아보니 주로 현실에서 체험한 것들과 상상 사이를 오가며 위트 있는 작품을 쓰는 듯 했다. 이 소설 역시 저자가 실제로 체험한 신도시의 고급 사우나, 그것도 중년에서 노년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우나를 무대로 '1%라고 자조하지만 실제로는 고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하지만 주인공이 만나는 손님들은 뭔가 엄청난 사고를 치거나,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한 갑질을 해대는 사람들은 아니다. 좋게 말하면 이해계산이 빠르고, 나쁘게 말하면 'JTBC보다는 종편과 골프' 채널을 보며 속물적인 모습이 있긴 하지만, 사회에서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척 하다가도 사우나에 와서 발가벗고 나면 사실 다들 별거 없는 나이들어가는 중년 남성의 초라한 모습 뿐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어울리며 약간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동시에 함께 살던 연극배우 연인 '공'이 좀더 자신의 꿈에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그 과정 역시 극적이거나 격한 감정 소요 없이 '담담하게' 흘러지나간다. 마지막에는 소설의 한 부분을 빌려 작가 개인적인 체험이 들어있는데, 읽는 내내 '소설가'인 사우나 매니저 '나'와 실제 작가 사이는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사실감이 충만한 소설이었다.


소설 막바지에 작가는 주인공 태권이자 '나'의 입을 빌려 이런 말을 한다.


p.243

"왜 소설 속의 너는 관찰만 하지? 왜 비판하지 않아? 왜 날을 세우지 않아? 그게 비판적 주인공의 의무 아니냐고." (중략)

"기억 안나? 사람이 물처럼 투명해지잖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변하잖아. 주르륵 흐르고, 또 미끄러지고, 아무것도 없어지고,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보고 관찰하는 게 전부잖아. 무언가 복잡하게 생각하면 엉켜버리니까."


아마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는 내내 '처음에 의도했던 대로, 상위 1%로 사우나를 드나드는 남자들의 내밀한 면을 끄집어내고 극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목적과, 실제로는 관찰자의 입장에 머물러서 이대로 이야기를 미지근하게 끌어나가도 괜찮을지 고민했던 게 아닐까 싶다. 독자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좀더 고난도 겪고, 때로는 크게 기쁜 일도 겪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부딪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긴 했는데, 이 주인공 '태권'은 가끔 인신공격을 받아도 크게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것 같지도 않은 채 그렇게 '물처럼' 투명하게 살아간다. 오히려 어떻게 이렇게 자조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담백한 주인공의 태도는 소설 속 주인공으로서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치 동네 친구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었다.


작가가 의도한 바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가 앞으로 사회에서 겪으면서 다시 자신만의 이야기를 덧붙여 세상에 내보일 글이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이 '소설'로서의 격정적인 재미를 느끼기엔 약간 부족한 면이 있지만, 권위적으로 보이는 것의 실체를 보여주고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지 않나 싶은 소설이기도 했다. 


덧붙이자면, 아마 (그냥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모델이 된 동네는 분당 언저리쯤이 아닐까 싶고 (의정부에서 신도시 원룸으로 돌아오는 데 롯데타워를 지난다는 걸 보면 + 지하철 역 한두 정거장 거리에 현대백화점이 새로 오픈한다고 하는 걸 보면, 판교 현대백화점과 분당 정자동 지역이 떠올랐다. 정자동 인근 주상복합들이야말로 대형 평수를 갖추기도 했고, 인근에 멤버십 피트니스와 수영장을 갖춘 시설이 실제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리고 원룸과 빌라촌도 역 근처에 있어서 젊은 계층이 거주하기도 하고.. 작가가 어디서 근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알고 있는 지역을 상상하며 읽으니 좀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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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t****s | 2018.11.28

제목을 보고 순간 보수단체집회?? 뭐 그런건가?

제목이 너무 해학적이랄까, 아무튼 한 눈에 확 들어와 읽기 시작했다.

정말 잘읽히는 책! 진짜 너무 재밌었다.

 

주인공 태권은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지만, 별다른 글을 쓰지 못하다가, 학원가 논술강사를 하다 학원이 망해, 책을 쓰려고 시간을 보내다 돈이 필요해 상위 1%만 이용하는 회원제 사우나에 취업한다.

 

이 소설은 태권이 상위 1%가 이용한다는 헬라홀 사우나( 주인공 태권이 지은 이름인데, 실제 사우나 이름은 뭘까..) 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다.

생각해보면 사우나는 참 재미있는 곳이다.

상위 1%든 하위 1%든 벗으면 다 알몸. 그가 무슨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하나 알수 없고, 그냥 저사람은 젊구나, 늙었구나 하는 정도만 알수 있는 그런곳? 홀딱 벗은 몸을 보고 직업, 사는곳, 뭐 그런것을 어찌 알겠는가. 그사람의 말투, 행동을 통해 그가 인간됨을 갖춘이인지, 아닌지 정도나 알수 있을까?

 

회원권이 있어야 들어올수 있는 이 사우나는 천장은 사우나의 습기로인해 곰팡이로 가득차있고, 일년에 한번 손님들의 항의를 수없이 받고서야 흰색 페인트로 칠해 15일 정도나 깔끔함을 유지하고,

손님이 많이 나가고 없어, 새 운동복, 양말, 수건도 없어 매번 늘어진 양말, 목이나 허리가 다 늘어난 운동복, 낡아 헤진 수건을 제공하는 곳. (상위 1%가 이용한다는 말이 수없이 나오는데, 과연.)

그런데 그들은 늘 말한다. 나는 돈이 많다고, 나는 잘났다고,

사우나에서 일하는 팀장은 그들은 갑이고, 우리는 을도 아닌 병이라고. 그러니 그들에게 깍듯하고, 그들의 기분을 잘 맞춰야하며, 늘 깨끗해야하고, 그들의 눈에 거슬리면 안되고, 그들이 이용하는 탕에는 들어가도 안된다고; 대체 왜?

 

사실 상위 1%는 말뿐인 사우나이다. 서비스는 상위 1%를 위한 것이겠지만, 환경은 동네 목욕탕 보다 못하달까.(동네 목욕탕도 천장에 곰팡이는 없다;;)

 

상위 1% 벗은 몸을 통해, 그들의 실체를 아주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어찌보면 통쾌하고, 어찌보면 씁쓸한 현재를 보여주는듯 하다.

그래봐야 늙는거 똑같고, 밥 세끼먹는거 똑같은데, 우리는 왜 상위 1%에 그리 부러워하고 가지지 못해 안달하는것인지.

열심히 일해봐야 안되는 1%에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지.(너무 갔나;;)

 

재미있고, 웃기지만, 깔깔깔깔 웃을수는 없는 내용이랄까.

 

하지만 스토리는 진짜 재밌다!

 

박생강 작가님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

 

 

"나느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라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최저임금에 가까움 일을 내던지고 훌훌 떠나 자는 건데도. 일을 시작하기 전엔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그 일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헬라홀이 내 발목에 채워놓은 족쇄가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족쇄에는 아마 '먹고사니즘  Made in Korea'라고 새겨져 있겠지."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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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건)

구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데*ㅣ | 2018.08.25

추천으로 보게된 책이다.

약간의 정치관련 이야기가 있다고 하지만 정치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크게 방해가 될만큼의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들지 않는다.


사우나라는 공간이 모두가 벌거벗고있다는 환경이다보니 사회에서는 더 높은자리에 있어도 그 장소에서는 그리 대단해보이지 않을수 있고 외로움이 보이기도 한다. 정도의 메세지를 받았다.


한번은 읽어볼만하지만 현재의 나의 상황에서는 그리 많은 공감을 얻지는 못한 책이다. 혹시나 후에 상황이 바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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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한편의 블랙코메디 같은 소설책이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골드 C***e | 2017.09.25

제목에 이끌려서 구매한 책이었는데, 3시간 만에 금방 다 읽은 소설책이었다. 저자는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신도시의 멤버십 전용 피트니스클럽 사우나 매니저로 근무했는데 덕분에 사우나 회원들이 하는 대화 중 70%는 날것 그대로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대한민국 상위 1%의 사람들이 알몸으로 활보하는 사우나이지만 옷을 입은 직원들은 알몸의 사람들 앞에서 투명해지거나 몸을 수그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나의 회원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남과 비교하고 남에 대해 나쁘게 말한다. 뭐든지 뒤처지면 안 되고 남의 영혼조차 돈으로 구매하고 싶어 하는 빈곤한 1%의 영혼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 대해 무심한 듯한 태도로 그려나가는데, 힐난하거나 혹은 동경하지 않아서 읽기 편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사우나에 가보지 않았어도 사우나의 모습과 구조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매니저 일을 그만두는 주인공을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팀장과, 권태에 익숙해져서 그 일을 그만두는 것이 어려웠던 주인공의 태도는 사우나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보는 모습이기에 마음이 쓰였다.

딱히 특별한 교육이나 내용을 주는 책은 아니지만 즐겁게 읽었다면 그 자체로 괜찮은 것이 소설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무료한 일요일 오후에 읽어본다면 괜찮은 소설이다.

참고로 저 제목은 정말 잘 뽑았다고 생각하는데, 원래 제목이 거절당한 후 몇 분 만에 지은 제목이라 했다. 실제로도 사우나에선 JTBC를 보지 않았다고 하니 제목만으로도 어떤 사람들이 가는 곳인지 잘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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