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조예은 저
문학 나눔을 통해서 책을 받게 됐는데 전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웃겨서 고르게 됐어요ㅎㅎ
책의 제목만 보고도 어느 시기에 써진 책인지 유추할 수 있었어요
딱 2017년에 써진 책이겠구나! 했는데 역시였어요
제목만 보고는 정치색이 담긴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약간의 풍자를 담은 제목이지 정치와는 거의? 관련이 없는 책이에요
'등단한 작가지만 그렇다 할 작품이 없는 태권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상위 1%의 남자들만이 가는 사우나 헬라홀에 매니저로 일하게 돼요
사우나는 상위 1% 남자들만 오는 곳답게 많은 서비스를 해드려야 하고 손님들 반응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해야 돼요
사우나에서 일하지만 그들과 함께 탕에 들어가면 안 돼요
왜냐하면 매니저와 자신들은 다른 급의 사람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또한 손님들은 사우나 직원인 태권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고 "어이, 사우나" 이렇게 불러요
태권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점점 신경 쓰지 않게 돼요'
상위 1%의 남자들이 가는 사우나라 특별할 거라 생각했지만
다 벌거벗고 본 그들은 태권의 눈에 너무나도 평범해 보였어요
특별해 보이지만 평범하고 웃기기까지 했던 그들과 태권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재밌었어요
태권은 이 소설의 작가님인 박생강 작가님 본인이라고 해요
생계를 위해 사우나에서 일했다는 태권의 설정은 작가님이 직접 겪으신 일이라고 해요
사우나에서 일하면서 재밌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소설로 쓰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셨대요
책의 제목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책 속에서 나오니깐 한 번 찾아보세요!!ㅎㅎ
작가를 '등단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로 기어코 구분하는 문학상의 권위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세계문학상은 세상을 날카롭게 보면서도 위트 넘치며 흡인력 있는 문장을 쓰는 소설을 주로 소개해서 나름 신뢰(?)를 갖고 수상작을 기대하게 되는 문학상이다. 그 중 대상은 아니지만 13회 우수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JTBC라는 특정 방송사를 지칭하는 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박생강 소설가의 작품은 이 소설이 처음이었는데, 찾아보니 주로 현실에서 체험한 것들과 상상 사이를 오가며 위트 있는 작품을 쓰는 듯 했다. 이 소설 역시 저자가 실제로 체험한 신도시의 고급 사우나, 그것도 중년에서 노년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우나를 무대로 '1%라고 자조하지만 실제로는 고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하지만 주인공이 만나는 손님들은 뭔가 엄청난 사고를 치거나,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한 갑질을 해대는 사람들은 아니다. 좋게 말하면 이해계산이 빠르고, 나쁘게 말하면 'JTBC보다는 종편과 골프' 채널을 보며 속물적인 모습이 있긴 하지만, 사회에서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척 하다가도 사우나에 와서 발가벗고 나면 사실 다들 별거 없는 나이들어가는 중년 남성의 초라한 모습 뿐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어울리며 약간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동시에 함께 살던 연극배우 연인 '공'이 좀더 자신의 꿈에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그 과정 역시 극적이거나 격한 감정 소요 없이 '담담하게' 흘러지나간다. 마지막에는 소설의 한 부분을 빌려 작가 개인적인 체험이 들어있는데, 읽는 내내 '소설가'인 사우나 매니저 '나'와 실제 작가 사이는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사실감이 충만한 소설이었다.
소설 막바지에 작가는 주인공 태권이자 '나'의 입을 빌려 이런 말을 한다.
p.243
"왜 소설 속의 너는 관찰만 하지? 왜 비판하지 않아? 왜 날을 세우지 않아? 그게 비판적 주인공의 의무 아니냐고." (중략)
"기억 안나? 사람이 물처럼 투명해지잖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변하잖아. 주르륵 흐르고, 또 미끄러지고, 아무것도 없어지고,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보고 관찰하는 게 전부잖아. 무언가 복잡하게 생각하면 엉켜버리니까."
아마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는 내내 '처음에 의도했던 대로, 상위 1%로 사우나를 드나드는 남자들의 내밀한 면을 끄집어내고 극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목적과, 실제로는 관찰자의 입장에 머물러서 이대로 이야기를 미지근하게 끌어나가도 괜찮을지 고민했던 게 아닐까 싶다. 독자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좀더 고난도 겪고, 때로는 크게 기쁜 일도 겪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부딪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긴 했는데, 이 주인공 '태권'은 가끔 인신공격을 받아도 크게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것 같지도 않은 채 그렇게 '물처럼' 투명하게 살아간다. 오히려 어떻게 이렇게 자조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담백한 주인공의 태도는 소설 속 주인공으로서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치 동네 친구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한 마음으로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었다.
작가가 의도한 바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가 앞으로 사회에서 겪으면서 다시 자신만의 이야기를 덧붙여 세상에 내보일 글이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이 '소설'로서의 격정적인 재미를 느끼기엔 약간 부족한 면이 있지만, 권위적으로 보이는 것의 실체를 보여주고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지 않나 싶은 소설이기도 했다.
덧붙이자면, 아마 (그냥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모델이 된 동네는 분당 언저리쯤이 아닐까 싶고 (의정부에서 신도시 원룸으로 돌아오는 데 롯데타워를 지난다는 걸 보면 + 지하철 역 한두 정거장 거리에 현대백화점이 새로 오픈한다고 하는 걸 보면, 판교 현대백화점과 분당 정자동 지역이 떠올랐다. 정자동 인근 주상복합들이야말로 대형 평수를 갖추기도 했고, 인근에 멤버십 피트니스와 수영장을 갖춘 시설이 실제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리고 원룸과 빌라촌도 역 근처에 있어서 젊은 계층이 거주하기도 하고.. 작가가 어디서 근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알고 있는 지역을 상상하며 읽으니 좀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님 말고!
제목을 보고 순간 보수단체집회?? 뭐 그런건가?
제목이 너무 해학적이랄까, 아무튼 한 눈에 확 들어와 읽기 시작했다.
정말 잘읽히는 책! 진짜 너무 재밌었다.
주인공 태권은 신춘문예에 당선되었지만, 별다른 글을 쓰지 못하다가, 학원가 논술강사를 하다 학원이 망해, 책을 쓰려고 시간을 보내다 돈이 필요해 상위 1%만 이용하는 회원제 사우나에 취업한다.
이 소설은 태권이 상위 1%가 이용한다는 헬라홀 사우나( 주인공 태권이 지은 이름인데, 실제 사우나 이름은 뭘까..) 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다.
생각해보면 사우나는 참 재미있는 곳이다.
상위 1%든 하위 1%든 벗으면 다 알몸. 그가 무슨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하나 알수 없고, 그냥 저사람은 젊구나, 늙었구나 하는 정도만 알수 있는 그런곳? 홀딱 벗은 몸을 보고 직업, 사는곳, 뭐 그런것을 어찌 알겠는가. 그사람의 말투, 행동을 통해 그가 인간됨을 갖춘이인지, 아닌지 정도나 알수 있을까?
회원권이 있어야 들어올수 있는 이 사우나는 천장은 사우나의 습기로인해 곰팡이로 가득차있고, 일년에 한번 손님들의 항의를 수없이 받고서야 흰색 페인트로 칠해 15일 정도나 깔끔함을 유지하고,
손님이 많이 나가고 없어, 새 운동복, 양말, 수건도 없어 매번 늘어진 양말, 목이나 허리가 다 늘어난 운동복, 낡아 헤진 수건을 제공하는 곳. (상위 1%가 이용한다는 말이 수없이 나오는데, 과연.)
그런데 그들은 늘 말한다. 나는 돈이 많다고, 나는 잘났다고,
사우나에서 일하는 팀장은 그들은 갑이고, 우리는 을도 아닌 병이라고. 그러니 그들에게 깍듯하고, 그들의 기분을 잘 맞춰야하며, 늘 깨끗해야하고, 그들의 눈에 거슬리면 안되고, 그들이 이용하는 탕에는 들어가도 안된다고; 대체 왜?
사실 상위 1%는 말뿐인 사우나이다. 서비스는 상위 1%를 위한 것이겠지만, 환경은 동네 목욕탕 보다 못하달까.(동네 목욕탕도 천장에 곰팡이는 없다;;)
상위 1% 벗은 몸을 통해, 그들의 실체를 아주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어찌보면 통쾌하고, 어찌보면 씁쓸한 현재를 보여주는듯 하다.
그래봐야 늙는거 똑같고, 밥 세끼먹는거 똑같은데, 우리는 왜 상위 1%에 그리 부러워하고 가지지 못해 안달하는것인지.
열심히 일해봐야 안되는 1%에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지.(너무 갔나;;)
재미있고, 웃기지만, 깔깔깔깔 웃을수는 없는 내용이랄까.
하지만 스토리는 진짜 재밌다!
박생강 작가님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
"나느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라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최저임금에 가까움 일을 내던지고 훌훌 떠나 자는 건데도. 일을 시작하기 전엔 별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그 일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헬라홀이 내 발목에 채워놓은 족쇄가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족쇄에는 아마 '먹고사니즘 Made in Korea'라고 새겨져 있겠지." p.200
추천으로 보게된 책이다.
약간의 정치관련 이야기가 있다고 하지만 정치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크게 방해가 될만큼의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들지 않는다.
사우나라는 공간이 모두가 벌거벗고있다는 환경이다보니 사회에서는 더 높은자리에 있어도 그 장소에서는 그리 대단해보이지 않을수 있고 외로움이 보이기도 한다. 정도의 메세지를 받았다.
한번은 읽어볼만하지만 현재의 나의 상황에서는 그리 많은 공감을 얻지는 못한 책이다. 혹시나 후에 상황이 바뀔지는 모르겠다.
제목에 이끌려서 구매한 책이었는데, 3시간 만에 금방 다 읽은 소설책이었다. 저자는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신도시의 멤버십 전용 피트니스클럽 사우나 매니저로 근무했는데 덕분에 사우나 회원들이 하는 대화 중 70%는 날것 그대로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